[이슈&뉴스] 한진해운 법정관리…정부 긴급대응

입력 2016.08.31 (21:11) 수정 2016.08.3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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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진해운이 결국 법정관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세계 7위, 국내 1위 해운사가 벼랑 끝에 몰리면서, 당장 수출입 화물 운송에 비상이 걸리게 됐습니다.

한진해운 한 곳이 우리 기업 전체 수출입 물량의 14%나 맡고 있기 때문인데요.

당장 화물운송이 급한 우리 기업들이 외국선사에 이 물량을 맡기면 수천억 원의 운임을 더 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가뜩이나 물동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해운업의 위기가 심화되면서 연관산업인 조선과 철강업에 미칠 충격도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도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긴박하게 움직였는데요,

먼저 김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무거운 발걸음으로 모여드는 한진해운 이사들, 조양호 회장은 끝내 모습 드러내지 않은 채 만장일치로 법정관리행이 결정됐습니다.

주가 폭락 이후 이틀째 거래가 중지된 한진해운.

<녹취> 신광선(한국거래소 팀장) : "오늘은 거래 정지 상태고요. (그동안) 하락 추세였던 건 맞는 것 같고요."

관련주는 출렁이고, 투자자들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금융당국은 서둘러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녹취> 정은보(금융위원회 부위원장) : "금융시장 혼란 방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대응하겠습니다."

물류 대란 우려에 해수부 역시 비상대책회의를 열었고,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예정에 없던 구조조정 회의를 열어 피해 최소화를 주문했습니다.

한진해운의 모항인 부산도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이 지역 항만물류업계 종사자는 모두 4만 5천 명.

한진해운이 사라지면 부산도 무너진다고 호소합니다.

<녹취> "법정관리 우리는 분노한다! 분노한다!"

하지만 결국 한진해운은 법원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법정관리를 신청합니다.

대마불사의 속설이 여지없이 무너진 국내 1위 해운사의 추락에 경제계는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 파산의 여파…사라지는 항로▼

<기자 멘트>

제가 타고 있는 이 컨테이너선,

부산항에서 우리 수출품을 싣고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 LA에서 화물하역과 선적을 한 뒤 다시 태평양을 건너와 부산과 상하이를 거쳐 싱가포르에 도착하는데, 전 세계 해운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주 노선입니다.

한진해운도 이 노선에서 가장 많은 화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한진해운이 운항하는 노선은 미주 23개, 유럽 14개 등 70개가 넘습니다.

한 개 노선을 구축하려면 물론 선박들이 있어야 하고요, 현지에 지점들도 세워야 해, 최대 1조 5천억 원까지 든다고 합니다.

여기에 화물을 맡겨 줄 고객을 잡으려면 또 몇 년이 걸리는데, 그만큼 국제노선 영업망의 유무형의 자산가치는 수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런데, 당장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폭풍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 정박해 있는 이 컨테이너선, 한진해운이 소유한 한진로마호입니다.

바로 오늘, 용선료를 체불했다며 가압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 미국, 스페인, 캐나다 등 항구에서도 한진해운 선박의 입항 거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실로 나타난 우리 해운업의 위기,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해법을 박석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해운업 재편 어떻게 하나?▼

<리포트>

비상 체제에 들어간 정부는 우선 한진해운 노선에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을 투입합니다.

미주 노선,유럽 노선 한 곳씩에 13척이 들어갑니다.

수출 차질을 줄이면서, 현대상선 물량도 확보하는 다중 포석입니다.

<녹취> 윤학배(해양수산부 차관) : "원양 물동량의 최소한 20% 정도는 남아있는 선사가 커버(운송)를 해주면 좋겠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전체적인 운임의 레버리지(주도권)을 우리 국적 선사가 갖는 게 아닌가..."

유일한 국적선사가 되는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우량 자산을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37척과 미국 롱비치와 스페인 알제시라스에 있는 해외 터미널 항만 등이 대상입니다.

한진해운의 해외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영업 노하우를 전수받아 합병에 준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외국 선사와 경쟁할 수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도록 금융지원을 해줄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영무(한국선주협회 부회장) : "우리 금융업계에서 조성되는 선박금융 50% 정도를 우리 해운산업에 지원해주면 국내 조선소에다 50% 이상의 내수를 발주하게 됩니다."

정부는 내년 초 해운동맹 재편을 앞두고 해외 선사를 상대로 부산항 이용을 유도하는 마케팅 활동도 펼칠 방침입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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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한진해운 법정관리…정부 긴급대응
    • 입력 2016-08-31 21:13:14
    • 수정2016-08-31 22:27:46
    뉴스 9
<앵커 멘트>

한진해운이 결국 법정관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세계 7위, 국내 1위 해운사가 벼랑 끝에 몰리면서, 당장 수출입 화물 운송에 비상이 걸리게 됐습니다.

한진해운 한 곳이 우리 기업 전체 수출입 물량의 14%나 맡고 있기 때문인데요.

당장 화물운송이 급한 우리 기업들이 외국선사에 이 물량을 맡기면 수천억 원의 운임을 더 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가뜩이나 물동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해운업의 위기가 심화되면서 연관산업인 조선과 철강업에 미칠 충격도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도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긴박하게 움직였는데요,

먼저 김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무거운 발걸음으로 모여드는 한진해운 이사들, 조양호 회장은 끝내 모습 드러내지 않은 채 만장일치로 법정관리행이 결정됐습니다.

주가 폭락 이후 이틀째 거래가 중지된 한진해운.

<녹취> 신광선(한국거래소 팀장) : "오늘은 거래 정지 상태고요. (그동안) 하락 추세였던 건 맞는 것 같고요."

관련주는 출렁이고, 투자자들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금융당국은 서둘러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녹취> 정은보(금융위원회 부위원장) : "금융시장 혼란 방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대응하겠습니다."

물류 대란 우려에 해수부 역시 비상대책회의를 열었고,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예정에 없던 구조조정 회의를 열어 피해 최소화를 주문했습니다.

한진해운의 모항인 부산도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이 지역 항만물류업계 종사자는 모두 4만 5천 명.

한진해운이 사라지면 부산도 무너진다고 호소합니다.

<녹취> "법정관리 우리는 분노한다! 분노한다!"

하지만 결국 한진해운은 법원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법정관리를 신청합니다.

대마불사의 속설이 여지없이 무너진 국내 1위 해운사의 추락에 경제계는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 파산의 여파…사라지는 항로▼

<기자 멘트>

제가 타고 있는 이 컨테이너선,

부산항에서 우리 수출품을 싣고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 LA에서 화물하역과 선적을 한 뒤 다시 태평양을 건너와 부산과 상하이를 거쳐 싱가포르에 도착하는데, 전 세계 해운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주 노선입니다.

한진해운도 이 노선에서 가장 많은 화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한진해운이 운항하는 노선은 미주 23개, 유럽 14개 등 70개가 넘습니다.

한 개 노선을 구축하려면 물론 선박들이 있어야 하고요, 현지에 지점들도 세워야 해, 최대 1조 5천억 원까지 든다고 합니다.

여기에 화물을 맡겨 줄 고객을 잡으려면 또 몇 년이 걸리는데, 그만큼 국제노선 영업망의 유무형의 자산가치는 수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런데, 당장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폭풍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 정박해 있는 이 컨테이너선, 한진해운이 소유한 한진로마호입니다.

바로 오늘, 용선료를 체불했다며 가압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 미국, 스페인, 캐나다 등 항구에서도 한진해운 선박의 입항 거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실로 나타난 우리 해운업의 위기,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해법을 박석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해운업 재편 어떻게 하나?▼

<리포트>

비상 체제에 들어간 정부는 우선 한진해운 노선에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을 투입합니다.

미주 노선,유럽 노선 한 곳씩에 13척이 들어갑니다.

수출 차질을 줄이면서, 현대상선 물량도 확보하는 다중 포석입니다.

<녹취> 윤학배(해양수산부 차관) : "원양 물동량의 최소한 20% 정도는 남아있는 선사가 커버(운송)를 해주면 좋겠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전체적인 운임의 레버리지(주도권)을 우리 국적 선사가 갖는 게 아닌가..."

유일한 국적선사가 되는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우량 자산을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37척과 미국 롱비치와 스페인 알제시라스에 있는 해외 터미널 항만 등이 대상입니다.

한진해운의 해외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영업 노하우를 전수받아 합병에 준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외국 선사와 경쟁할 수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도록 금융지원을 해줄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영무(한국선주협회 부회장) : "우리 금융업계에서 조성되는 선박금융 50% 정도를 우리 해운산업에 지원해주면 국내 조선소에다 50% 이상의 내수를 발주하게 됩니다."

정부는 내년 초 해운동맹 재편을 앞두고 해외 선사를 상대로 부산항 이용을 유도하는 마케팅 활동도 펼칠 방침입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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