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걷는 北 간부들…공포정치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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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단지 졸았다는 이유로 또는 짝다리를 짚었다는 말 같지도 않은 이유로 수십 년 동안 김 씨 왕조에 충성을 다바쳐 온 고위간부들을 잔인하게 처형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통 교육 관료 출신인 내각 부총리 김용진이 회의에서 자세가 불량했다는 이유로 총살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최측근 핵심까지도 가차없이 혁명화 교육에 내 모는데요.
혁명화 교육은 고위 간부가 지방 농장이나 탄광에 가 노역하며 사상무장을 가다듬도록 하는 것인데, 비교적 중대한 처벌입니다.
김정은의 최측근인 김영철도 최근 혁명화 교육을 받고 복귀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김영철은 연평도 포격도발과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김정은의 핵심 측근 중에도 핵심입니다.
이와 함께 모란봉 악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던 최휘 제1부부장도 석달 째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제 동요를 막기 위해 핵심 중의 핵심 측근을 처벌하면서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는 공포 정치를 극대화시키고 있는 북한 내 상황을 먼저 임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6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주석단 한가운데에 앉은 김정은 옆으로 김영철이 앉아 있습니다.
사망한 김양건 후임으로 통일전선부장과 대남비서, 노동당 부위원장 자리까지 꿰차며 승승장구했던 김영철.
하지만 불과 보름 뒤 지난 7월 중순부터 한 달간 지방농장에서 혁명화 처벌을 받은 뒤 지난달 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처벌 사유는 고압적 태도와 권력남용, 이권 사업 등 통전부 권한을 무리하게 확장했다는게 처벌 이유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친위악단인 모란봉 악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던 최휘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5월 말 이후 지방에서 혁명화 교육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전사업 과정에서 김정은의 지적을 받은게 처벌이유입니다.
<녹취>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 "여러 가지 북한의 공개처형이 있었다. 고위층이 어떻게 됐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것과 관련해서 정부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확인된 사실에 대해서"
정통 교육관료인 김용진 내각 부총리는 총살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6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자세 불량을 지적받은 뒤 보위부 조사 후 반당 반혁명분자, 현대판 종파분자로 낙인찍혀 지난 7월 총살됐다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기자 멘트>
김정은은 집권 이후 계속 해서 이렇게 고위 간부들을 숙청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12월 김정은은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공포정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죠.
지난해 4월 이뤄진 군부 2인자인 현영철의 공개처형은 또 다른 충격이었습니다.
현영철은 김정은이 주재한 회의에서 졸았다는 이유만으로 공개처형을 당한 건데, 주로 하부 계층에서 집행되던 공개처형이 당 핵심간부들도 대상이 된 겁니다.
더구나 김정은한테 한 번만 잘못 보여도 수백 발의 고사총 총탄에 시신도 수습할 수 없는 지경이 되면서 공포는 극대화됐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집권 이후 이렇게 공개처형된 당 간부들은 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사소한 불경도 넘기지 못하고 핵심 측근까지 처벌하는 이유는 뭘까요?
전문가들은 이런 공포정치가 오히려 김정은 권위의 취약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와 미숙함을 숨기기 위해 김정은은 자신을 최고존엄으로 규정했는데요.
최고존엄에 대한 불경스런 행위는 아무리 사소해도 중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통상 김 씨 일가를 태양에 비유하고 있는데,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은은 진짜 태양으로 불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가까이 가면 뜨거워서 타죽고 멀리 떨어지면 얼어죽기 때문입니다.
결국 전에 없던 엘리트 계층의 탈북 도미노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데, 가장 최근의 태영호 공사를 비롯해 남한으로 귀순한 북한 핵심 엘리트가 벌써 5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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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얼음판 걷는 北 간부들…공포정치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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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9-01 08:21:12
- 수정2016-09-01 09:52:57
북한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단지 졸았다는 이유로 또는 짝다리를 짚었다는 말 같지도 않은 이유로 수십 년 동안 김 씨 왕조에 충성을 다바쳐 온 고위간부들을 잔인하게 처형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통 교육 관료 출신인 내각 부총리 김용진이 회의에서 자세가 불량했다는 이유로 총살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최측근 핵심까지도 가차없이 혁명화 교육에 내 모는데요.
혁명화 교육은 고위 간부가 지방 농장이나 탄광에 가 노역하며 사상무장을 가다듬도록 하는 것인데, 비교적 중대한 처벌입니다.
김정은의 최측근인 김영철도 최근 혁명화 교육을 받고 복귀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김영철은 연평도 포격도발과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김정은의 핵심 측근 중에도 핵심입니다.
이와 함께 모란봉 악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던 최휘 제1부부장도 석달 째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제 동요를 막기 위해 핵심 중의 핵심 측근을 처벌하면서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는 공포 정치를 극대화시키고 있는 북한 내 상황을 먼저 임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6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주석단 한가운데에 앉은 김정은 옆으로 김영철이 앉아 있습니다.
사망한 김양건 후임으로 통일전선부장과 대남비서, 노동당 부위원장 자리까지 꿰차며 승승장구했던 김영철.
하지만 불과 보름 뒤 지난 7월 중순부터 한 달간 지방농장에서 혁명화 처벌을 받은 뒤 지난달 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처벌 사유는 고압적 태도와 권력남용, 이권 사업 등 통전부 권한을 무리하게 확장했다는게 처벌 이유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친위악단인 모란봉 악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던 최휘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5월 말 이후 지방에서 혁명화 교육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전사업 과정에서 김정은의 지적을 받은게 처벌이유입니다.
<녹취>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 "여러 가지 북한의 공개처형이 있었다. 고위층이 어떻게 됐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것과 관련해서 정부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확인된 사실에 대해서"
정통 교육관료인 김용진 내각 부총리는 총살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6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자세 불량을 지적받은 뒤 보위부 조사 후 반당 반혁명분자, 현대판 종파분자로 낙인찍혀 지난 7월 총살됐다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기자 멘트>
김정은은 집권 이후 계속 해서 이렇게 고위 간부들을 숙청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12월 김정은은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공포정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죠.
지난해 4월 이뤄진 군부 2인자인 현영철의 공개처형은 또 다른 충격이었습니다.
현영철은 김정은이 주재한 회의에서 졸았다는 이유만으로 공개처형을 당한 건데, 주로 하부 계층에서 집행되던 공개처형이 당 핵심간부들도 대상이 된 겁니다.
더구나 김정은한테 한 번만 잘못 보여도 수백 발의 고사총 총탄에 시신도 수습할 수 없는 지경이 되면서 공포는 극대화됐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집권 이후 이렇게 공개처형된 당 간부들은 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사소한 불경도 넘기지 못하고 핵심 측근까지 처벌하는 이유는 뭘까요?
전문가들은 이런 공포정치가 오히려 김정은 권위의 취약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와 미숙함을 숨기기 위해 김정은은 자신을 최고존엄으로 규정했는데요.
최고존엄에 대한 불경스런 행위는 아무리 사소해도 중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통상 김 씨 일가를 태양에 비유하고 있는데,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은은 진짜 태양으로 불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가까이 가면 뜨거워서 타죽고 멀리 떨어지면 얼어죽기 때문입니다.
결국 전에 없던 엘리트 계층의 탈북 도미노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데, 가장 최근의 태영호 공사를 비롯해 남한으로 귀순한 북한 핵심 엘리트가 벌써 5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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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기자 kbscho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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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빈 기자 chef@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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