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G20서 양자 외교전…한·미·러 정상과 만난다

오는 4~5일 열리는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기간 가장 관심을 끄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양자 외교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뿐만 아니라 첨예한 현안이 걸린 한국과 미국 정상과 만나는 데 이어 중국의 우방으로 떠오르는 러시아 정상과 양자 회동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1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시 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기간에 정상회담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도 양자 회동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수많은 국가의 정상 중에서 이들 3개국만 양자 회담이 현재 확정된 것이다. G20 정상회의 주빈국 정상이 양자 회담을 한다는 것은 해당 국가를 그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방증이다.

이번 양자 회담의 초점은 한국과 미국이 같은 목소리를 내는 한반도 사드(고고도 방어 체계) 배치에 대한 이견 조율, 남중국해 등 영유권 분쟁 문제, 무역 불균형 등이 다양하다. 박근혜 대통령과 회동도 큰 관심사다.

최근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중 관계가 냉각된 상태에서 중국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을 시 주석이 별도로 만나지 않을 경우 긴장 관계의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 또한 한국과 대립각만 세우는 것은 동북아 전체로 볼 때 좋지 않기 때문에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하는 성의를 보이면서 한국 측에도 어느 정도 성의 표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G20 정상회의 기간인 점을 고려해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사드 문제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면서 한중 관계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는 메시지를 내면서 한중 관계의 긴장수위가 다소 낮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이 G20 회의 기간에 별도 양자 회담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한중 긴장 관계가 완화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 "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된다면 향후 사드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