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지원 꼬이는 한진해운…피해 갈수록 눈덩이

입력 2016.09.09 (08:12) 수정 2016.09.09 (09:2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 혼란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않고 있습니다.

당장 부산 신항엔 컨테이너 수만 개가 쌓이면서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낮부터 현대상선 선박이 긴급 투입된다고는 하지만, 감당할 수준을 이미 넘어선 수준입니다.

먼저, 송수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축구장 94개 면적의 한진해운 부두 전체가 컨테이너로 가득찼습니다.

차가 오가는 통로만 빼고 모두 컨테이너..

정상적인 컨테이너 포화도는 60% 대지만 지난 7일 80%를 넘기더니 어제는 85%까지 치솟았습니다.

전체 컨테이너 5만 8천개 가운데 절반이 빈 컨테이너입니다.

한진 배들이 출항을 못하자 화주들이 컨테이너안의 짐을 빼가는 바람에 빈 컨테이너가 그냥 방치돼 있습니다.

<녹취> 컨테이너 트레일러 기사(음성변조) : "(한진해운 배가)어차피 못 가니까요. 이쪽에 있는 거 전부 다 빈 통이에요. 빈통이 자꾸 늘어나요, 지금."

부두공간이 꽉 차자, 일부 컨테이너는 주변 공터에 부려놨습니다.

컨테이너 작업이 지체되는 것은 물론, 그에 따른 추가 비용까지 감수해야 합니다.

<녹취> 부산항만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컨테이너가 많으면) 높게 쌓잖아요. 그러면 아래 거를 빼야할 때 여러 번을 움직여야 하고 시간이 발생하고 비용이 발생하고."

한진해운 터미널 바로 옆.

구원투수로 투입된 현대상선 포워드호가 출항할 부두 역시 혼잡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한진해운 대체 선박 출항을 앞두고 이곳 부산신항터미널 앞은 대체 선박을 이용하려는 컨테이너 행렬이 하루 종일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오늘 현대상선 선박에 실리는 컨테이너는 1,200개에 불과해, 부산신항의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기자 멘트>

자, 방금 보신 것처럼 부산항도 문제지만, 해외에서 발이 묶인 배가 많아서 그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 항만에서 용선료와 하역운반비, 연료 대금 등 문제로 현재까지 89척의 선박이 운항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특히 항만에서 가압류된 선박이 4척으로 늘었습니다.

상하이에서 압류된 한진수호호의 경우엔, 중소기업 20여 곳이 다음달 독일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한 물품들을 싣고 있는데요.

당장 해결하지 못하면 수출 판로에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무역협회가 접수한 우리 수출기업들의 피해를 보면, 지금까지 모두 2백20건, 1억 달러 규모에 이릅니다.

한진해운 사태가 터진 이후 열흘 가까이 한진해운의 배가 공해상을 떠돌면서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한진그룹이 긴급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시작부터 꼬이고 있습니다.

한진그룹이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으로 4백억 원, 한진해운의 자산을 담보로 대한항공이 빌려주는 방식으로 6백억 원, 이렇게 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는데요,

당장 대한항공이 빌려주려는 6백억 원의 경우 어제 한진그룹이 이사회를 열고 지원 안건을 논의했는데, 격론 끝에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했습니다.

한진 이사회가 자금 지원안을 어제 의결했다면 오늘 법원에 지원안을 제출하고 곧바로 집행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차질이 빚어진 거죠.

조양호 회장의 4백억 원도 조 회장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거라서 이 절차도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문제는 이 천억 원으로도 사태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건데요,

법원이 어제 정부와 채권단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원 불가 입장만 거듭 확인했습니다.

이러는 사이 덴마크의 머스크 등 세계 1,2위 해운사들이 부산항을 경유하는 신규 노선을 잇따라 개설한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한진해운이 빠진 한국 해운 시장의 공백을 노린 거라고 볼 수 있는데요.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외국의 거대 해운사가 앞다퉈 부산항에 진출해 한국 화물을 빨아들인다면 국내 해운업의 기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들 해운사가 굳이 부산항을 이용하지 않고, 상하이 등 중국 항구에 물량을 모아서 처리하게 될 가능성이 큰데, 결국 부산항의 경쟁력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자금지원 꼬이는 한진해운…피해 갈수록 눈덩이
    • 입력 2016-09-09 08:14:14
    • 수정2016-09-09 09:27:48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 혼란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않고 있습니다.

당장 부산 신항엔 컨테이너 수만 개가 쌓이면서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낮부터 현대상선 선박이 긴급 투입된다고는 하지만, 감당할 수준을 이미 넘어선 수준입니다.

먼저, 송수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축구장 94개 면적의 한진해운 부두 전체가 컨테이너로 가득찼습니다.

차가 오가는 통로만 빼고 모두 컨테이너..

정상적인 컨테이너 포화도는 60% 대지만 지난 7일 80%를 넘기더니 어제는 85%까지 치솟았습니다.

전체 컨테이너 5만 8천개 가운데 절반이 빈 컨테이너입니다.

한진 배들이 출항을 못하자 화주들이 컨테이너안의 짐을 빼가는 바람에 빈 컨테이너가 그냥 방치돼 있습니다.

<녹취> 컨테이너 트레일러 기사(음성변조) : "(한진해운 배가)어차피 못 가니까요. 이쪽에 있는 거 전부 다 빈 통이에요. 빈통이 자꾸 늘어나요, 지금."

부두공간이 꽉 차자, 일부 컨테이너는 주변 공터에 부려놨습니다.

컨테이너 작업이 지체되는 것은 물론, 그에 따른 추가 비용까지 감수해야 합니다.

<녹취> 부산항만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컨테이너가 많으면) 높게 쌓잖아요. 그러면 아래 거를 빼야할 때 여러 번을 움직여야 하고 시간이 발생하고 비용이 발생하고."

한진해운 터미널 바로 옆.

구원투수로 투입된 현대상선 포워드호가 출항할 부두 역시 혼잡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한진해운 대체 선박 출항을 앞두고 이곳 부산신항터미널 앞은 대체 선박을 이용하려는 컨테이너 행렬이 하루 종일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오늘 현대상선 선박에 실리는 컨테이너는 1,200개에 불과해, 부산신항의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기자 멘트>

자, 방금 보신 것처럼 부산항도 문제지만, 해외에서 발이 묶인 배가 많아서 그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 항만에서 용선료와 하역운반비, 연료 대금 등 문제로 현재까지 89척의 선박이 운항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특히 항만에서 가압류된 선박이 4척으로 늘었습니다.

상하이에서 압류된 한진수호호의 경우엔, 중소기업 20여 곳이 다음달 독일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한 물품들을 싣고 있는데요.

당장 해결하지 못하면 수출 판로에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무역협회가 접수한 우리 수출기업들의 피해를 보면, 지금까지 모두 2백20건, 1억 달러 규모에 이릅니다.

한진해운 사태가 터진 이후 열흘 가까이 한진해운의 배가 공해상을 떠돌면서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한진그룹이 긴급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시작부터 꼬이고 있습니다.

한진그룹이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으로 4백억 원, 한진해운의 자산을 담보로 대한항공이 빌려주는 방식으로 6백억 원, 이렇게 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는데요,

당장 대한항공이 빌려주려는 6백억 원의 경우 어제 한진그룹이 이사회를 열고 지원 안건을 논의했는데, 격론 끝에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했습니다.

한진 이사회가 자금 지원안을 어제 의결했다면 오늘 법원에 지원안을 제출하고 곧바로 집행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차질이 빚어진 거죠.

조양호 회장의 4백억 원도 조 회장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거라서 이 절차도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문제는 이 천억 원으로도 사태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건데요,

법원이 어제 정부와 채권단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원 불가 입장만 거듭 확인했습니다.

이러는 사이 덴마크의 머스크 등 세계 1,2위 해운사들이 부산항을 경유하는 신규 노선을 잇따라 개설한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한진해운이 빠진 한국 해운 시장의 공백을 노린 거라고 볼 수 있는데요.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외국의 거대 해운사가 앞다퉈 부산항에 진출해 한국 화물을 빨아들인다면 국내 해운업의 기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들 해운사가 굳이 부산항을 이용하지 않고, 상하이 등 중국 항구에 물량을 모아서 처리하게 될 가능성이 큰데, 결국 부산항의 경쟁력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