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서울서 터지면?…‘자위적 핵무장론’ 고조

입력 2016.09.10 (21:16) 수정 2016.09.1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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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영화 속 핵폭탄 폭발 장면입니다.

이제 이런 일이 더 이상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닙니다..

북한이 어제 폭발시킨 핵폭탄의 위력은 TNT 폭약 10킬로톤 내외로 추정됩니다.

일각에서는 미국 지질조사국의 추정치 등을 근거로 20킬로톤에 이를 거란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파괴력인지 실감이 안 나시죠.

만약, 핵 폭탄이 서울 상공에서 터지면 그 피해가 어느 정도나 될까요?

미 국방부가 실험한 결과를 토대로 가정해봤습니다.

15킬로톤 급 핵무기가 서울 용산 국방부 상공에서 폭발할 경우, 반경 150미터 이내 건물이 모두 증발하고,

반경 1.5km, 용산동과 동부이촌동 등에 있는 사람들은 엄청난 열기로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게 됩니다.

반경 4.5km, 마포와 여의도 일부, 강남 압구정동까지 대부분의 건물이 반파됩니다.

사망자는 62만 명에 달하게 됩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15km 내 지역에서 방사능 낙진 피해를 입게 되고, 부상자와 방사능 피폭자 등 백만 명 이상이 병원으로 일시에 몰리게 되면서 서울의 도시 기능이 한순간에 마비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가공할 핵 공격 위협이 현실화 되면서 우리도 핵무장으로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남승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자위적 핵무장론’ 고조…“기술은 있는데” ▼

<리포트>

핵무기에 맞설 유일한 수단은 오직 핵무기뿐이란 주장의 근거는, '공포의 균형'입니다.

핵무기 보유국끼리 전쟁을 하면 상호 전멸한다는 두려움을 통해 핵무기 사용을 억제한다는 이론으로 미·소 냉전을 통해 효과가 입증됐습니다.

국내에서도 북핵에 대응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절반을 넘을 만큼 고조된 상황입니다.

1990년대 초 한국에서 철수한 미군의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자는 주장과 함께 '독자적 핵무기 개발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 바탕에는 원전 설비 용량 세계 5위, 운전 기술 세계 1위의 원자력 대국으로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충분한 기술과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실제 월성 원전의 가압중수로 4개를 이용하면, 매년 400개가 넘는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2500㎏의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현무 미사일 등 운반체계도 이미 확보된 상태입니다.

<인터뷰> 이병령(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고, 만드는 기간도 비용도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의 핵무장은 6개월이면 충분하고, 5년 안에 수십 개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기자 멘트>

하지만 우리나라는 핵확산 금지조약, 가입국이어서 마음대로 핵무기 개발을 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위협이 현실화된 만큼, 우리도 핵무장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용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NPT 재검토…‘국가 안위’가 최우선 ▼

<리포트>

우리나라는 1975년, 핵무기 비확산조약, NPT에 가입했습니다.

85년에 가입한 북한은 93년에 NPT를 탈퇴하고, 5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실전 배치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북한에 맞서 핵무기를 자체 개발하려면 우리도 41년째 준수하고 있는 NPT를 탈퇴해야 하는데, 무작정 탈퇴하면 국제적 비난과 제재를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합법적 탈퇴 방법도 있습니다.

NPT 10조는 '조약 당사국은 비상사태로 인해 최고의 국익이 위태롭게 될 경우 탈퇴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위협이 현실화 된 만큼, 이 조항을 적극 해석하면 자위적 핵무장에 나설 수 있는 외교적 명분을 축적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태우(건양대학교 교수 / 전 통일연구원장) : "북한 핵문제가 지금 상태로 계속 악화된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한국도 NPT를 탈퇴하고 핵무장을 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겁니다"

비핵화를 전제로 핵우산을 제공하는 있는 미국 등의 반대가 있겠지만, 한반도 비핵화선언이 휴지 조각이 된 만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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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 서울서 터지면?…‘자위적 핵무장론’ 고조
    • 입력 2016-09-10 20:48:36
    • 수정2016-09-10 21: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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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핵폭탄 폭발 장면입니다.

이제 이런 일이 더 이상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닙니다..

북한이 어제 폭발시킨 핵폭탄의 위력은 TNT 폭약 10킬로톤 내외로 추정됩니다.

일각에서는 미국 지질조사국의 추정치 등을 근거로 20킬로톤에 이를 거란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파괴력인지 실감이 안 나시죠.

만약, 핵 폭탄이 서울 상공에서 터지면 그 피해가 어느 정도나 될까요?

미 국방부가 실험한 결과를 토대로 가정해봤습니다.

15킬로톤 급 핵무기가 서울 용산 국방부 상공에서 폭발할 경우, 반경 150미터 이내 건물이 모두 증발하고,

반경 1.5km, 용산동과 동부이촌동 등에 있는 사람들은 엄청난 열기로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게 됩니다.

반경 4.5km, 마포와 여의도 일부, 강남 압구정동까지 대부분의 건물이 반파됩니다.

사망자는 62만 명에 달하게 됩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15km 내 지역에서 방사능 낙진 피해를 입게 되고, 부상자와 방사능 피폭자 등 백만 명 이상이 병원으로 일시에 몰리게 되면서 서울의 도시 기능이 한순간에 마비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가공할 핵 공격 위협이 현실화 되면서 우리도 핵무장으로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남승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자위적 핵무장론’ 고조…“기술은 있는데” ▼

<리포트>

핵무기에 맞설 유일한 수단은 오직 핵무기뿐이란 주장의 근거는, '공포의 균형'입니다.

핵무기 보유국끼리 전쟁을 하면 상호 전멸한다는 두려움을 통해 핵무기 사용을 억제한다는 이론으로 미·소 냉전을 통해 효과가 입증됐습니다.

국내에서도 북핵에 대응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절반을 넘을 만큼 고조된 상황입니다.

1990년대 초 한국에서 철수한 미군의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자는 주장과 함께 '독자적 핵무기 개발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 바탕에는 원전 설비 용량 세계 5위, 운전 기술 세계 1위의 원자력 대국으로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충분한 기술과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실제 월성 원전의 가압중수로 4개를 이용하면, 매년 400개가 넘는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2500㎏의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현무 미사일 등 운반체계도 이미 확보된 상태입니다.

<인터뷰> 이병령(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고, 만드는 기간도 비용도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의 핵무장은 6개월이면 충분하고, 5년 안에 수십 개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기자 멘트>

하지만 우리나라는 핵확산 금지조약, 가입국이어서 마음대로 핵무기 개발을 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위협이 현실화된 만큼, 우리도 핵무장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용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NPT 재검토…‘국가 안위’가 최우선 ▼

<리포트>

우리나라는 1975년, 핵무기 비확산조약, NPT에 가입했습니다.

85년에 가입한 북한은 93년에 NPT를 탈퇴하고, 5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실전 배치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북한에 맞서 핵무기를 자체 개발하려면 우리도 41년째 준수하고 있는 NPT를 탈퇴해야 하는데, 무작정 탈퇴하면 국제적 비난과 제재를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합법적 탈퇴 방법도 있습니다.

NPT 10조는 '조약 당사국은 비상사태로 인해 최고의 국익이 위태롭게 될 경우 탈퇴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위협이 현실화 된 만큼, 이 조항을 적극 해석하면 자위적 핵무장에 나설 수 있는 외교적 명분을 축적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태우(건양대학교 교수 / 전 통일연구원장) : "북한 핵문제가 지금 상태로 계속 악화된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한국도 NPT를 탈퇴하고 핵무장을 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겁니다"

비핵화를 전제로 핵우산을 제공하는 있는 미국 등의 반대가 있겠지만, 한반도 비핵화선언이 휴지 조각이 된 만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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