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불법 ‘장기 밀매’ 적발…“수술 중 3명 숨져”

입력 2016.09.13 (08:31) 수정 2016.09.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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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 2010년에 개봉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 '아저씨'와 4년 전 개봉한 영화 '공모자들'입니다.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바로 불법 장기 밀매를 다루고 있다는 건데요.

불법 장기 밀매는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었습니다.

최근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진 불법 장기밀매 조직의 총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일당은 오랜 투병 생활로 지쳐있는 환자들에게 접근해 중국에서 장기 이식 수술을 시켜준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이식 수술이 불법으로 이뤄지다 보니 중국에서 수술 도중 3명이 숨졌고, 수술 후유증으로 목숨 잃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위험천만한 원정 장기 밀매 사건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경찰 두 명과 함께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옵니다.

수갑을 찬 손목을 가린 남성은 43세 김 모 씨.

경찰 추적을 피해 수년간 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해오다 경찰과 지인들의 설득 끝에 스스로 한국에 돌아온 겁니다.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중국 원정 장기매매 알선 최대 사이트 운영자인 김 모 씨를 이번에 검거했습니다. 2005년부터 장기밀매에 관계된 일을 해오다가 2008년도에 중국에 관광비자로 입국해서 계속 불법체류하면서 이런 역할을 해왔고……. ”

김 씨는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불법 장기 이식을 알선해 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 씨가 운영한 장기 밀매 조직은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졌는데요.

그 수법이 매우 치밀했습니다.

먼저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인터넷 카페를 만들었습니다.

장기 이식이 다급한 사람들이 카페로 몰려들었는데요.

그러면 사람들에게 은밀히 중국에서 1~2주 안에 필요한 장기를 구해 주겠다는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그 액수가 상당했는데요.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간이식의 경우에는 6천만 원에서 1억 2천만 원 정도, 신장이식의 경우에는 한 3천만 원에서 5~6천만 원 정도 이식비용을 제공하게 했고요.”

장기 이식 순서를 기다리며 긴 투병생활에 지친 환자와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돈을 내놓았습니다.

김 씨가 만든 인터넷 카페엔 이미 여러 사람이 장기 이식을 받았다는 후기까지 올라와 있어 환자들은 자신도 곧 이식을 받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요.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먼저 시술한 사람들의 내용을 계속 블로그에 올려놨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보고 환자들의 신뢰를 얻어서…….”

김 씨가 개설한 인터넷 카페엔 마치 합법적인 과정을 통해 이식 수술이 이뤄진 것처럼 수술 경험담과 수술 일정들이 자세히 소개돼 있습니다.

이식에 성공한 환자가 500명이 넘는다고 홍보했지만 경찰 조사결과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중국에서 규모가 큰 대형 병원에서 이식 수술을 진행한다며 환자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중국 상하이를 중심으로 13개 정도의 병원이 장기이식을 한 거로 파악했고요. 13개 병원은 우리나라로 치면 대학 병원급의 그런 병원들입니다.”

신장에 문제가 있던 한 70대 A 할아버지는 오랜 투석 치료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김 씨 일당의 알선으로 중국에서 신장 이식을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불법인 줄 알았지만 김 씨 일당의 제안을 거부하기 힘들었다는 겁니다.

<녹취>불법 장기이식자(음성변조) : “(본인과 맞는 신장을 찾는 데 얼마나 걸렸어요?) 10~20일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당장 투석을 해야 하고 (몸이) 힘드니까 그냥 그 사람이 하자는 대로 한 거죠.”

그렇게 할아버지는 수술을 받기 위해 중국 상하이로 건너갔습니다.

그런데 중국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 전 김 씨 일당은 할아버지를 중국인으로 신분 세탁했습니다.

중국에서 정상적인 방식으로 이식을 진행하게 아니라 위장 신분을 만들어 수술을 받도록 한 겁니다.

이를 위해 다수의 중국인 브로커가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중국) 병원에 있는 관련자들과 소통이 되어야 하고 장기를 기증하는 사람들이라든지 경우에 따라서는 교도소 관계자하고도 소통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조직적으로 일반 회사처럼 움직였다고 보고요.”

김 씨의 조직이 2006년부터 2011년 사이 알선한 불법 장기 이식은 경찰이 지금까지 확인한 것만 A 할아버지를 포함해 모두 87차례 김 씨 일당은 수술 알선 대가로 수수료 6억 원을 챙겼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보다 이식 횟수가 훨씬 많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김 씨 일당의 알선으로 장기 이식을 받은 결과는 어떨까.

<녹취> 불법 장기이식자(음성변조) : “(이식 수술이) 잘됐을 줄 알았는데 소변이 나오는 요관, 방광을 연결하는 부위가 뭉쳐서 제거하는 수술을 다시 받았어요.”

중국에서 이식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했던 A 할아버지는 한국에 돌아온 직후 몸에 이상이 생겨 또다시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장기 이식자의 상당수가 부작용으로 재수술을 받아야 했다는데요.

심지어 중국에서 장기 이식수술을 받던 피해자 3명은 수술 도중 숨졌고, 한 명은 한국에 돌아와 수술 부작용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중국이 아무래도 의료시설이 좀 낙후되어있고 시술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까 제대로 (수술이) 되지 못했어요. 그래서 부작용이 나타나서…….”

김 씨 일당이 알선한 장기 이식 수술의 결과가 부작용이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진 이유는 바로 장기의 출처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교통사고라든지 사고사 때문에 사망한 사람들의 가족 동의를 받아서 하는 방법. 그리고 사형수들의 장기를 본인 및 가족의 동의를 받아서 이식하는 그런 방법.”

또 돈이 궁한 중국인들을 통해 신장 같은 장기를 사실상 매입하기까지 했습니다.

장기 이식 특성상 사전에 꼼꼼한 검사를 통해 이식받을 장기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 했지만 이러한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인터뷰> 주만기(강남 세브란스 병원 이식외과 과장) : “기증자가 혹시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다른 기저 질환이 있다든가 쉽게 말하면 간염이라든가 혹은 악성 질환 그런 것들이 많이 있는 상태에서 기증하는 경우도 있고, 그런 것 때문에 (수술을 받고) 돌아와서 간염이 발생해 위험률이 높아지시는 분들도 있고요.”

경찰은 중국으로 건너가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장기 이식을 받는 행위도 불법인 만큼 환자들 역시 처벌받는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 씨를 구속했습니다.

또 수술 환자 일지에서 122명의 명단을 추가 확보해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중국 공안과 공조해 중국인 브로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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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13 08:33:16
    • 수정2016-09-13 09: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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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에 개봉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 '아저씨'와 4년 전 개봉한 영화 '공모자들'입니다.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바로 불법 장기 밀매를 다루고 있다는 건데요.

불법 장기 밀매는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었습니다.

최근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진 불법 장기밀매 조직의 총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일당은 오랜 투병 생활로 지쳐있는 환자들에게 접근해 중국에서 장기 이식 수술을 시켜준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이식 수술이 불법으로 이뤄지다 보니 중국에서 수술 도중 3명이 숨졌고, 수술 후유증으로 목숨 잃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위험천만한 원정 장기 밀매 사건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경찰 두 명과 함께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옵니다.

수갑을 찬 손목을 가린 남성은 43세 김 모 씨.

경찰 추적을 피해 수년간 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해오다 경찰과 지인들의 설득 끝에 스스로 한국에 돌아온 겁니다.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중국 원정 장기매매 알선 최대 사이트 운영자인 김 모 씨를 이번에 검거했습니다. 2005년부터 장기밀매에 관계된 일을 해오다가 2008년도에 중국에 관광비자로 입국해서 계속 불법체류하면서 이런 역할을 해왔고……. ”

김 씨는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불법 장기 이식을 알선해 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 씨가 운영한 장기 밀매 조직은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졌는데요.

그 수법이 매우 치밀했습니다.

먼저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인터넷 카페를 만들었습니다.

장기 이식이 다급한 사람들이 카페로 몰려들었는데요.

그러면 사람들에게 은밀히 중국에서 1~2주 안에 필요한 장기를 구해 주겠다는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그 액수가 상당했는데요.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간이식의 경우에는 6천만 원에서 1억 2천만 원 정도, 신장이식의 경우에는 한 3천만 원에서 5~6천만 원 정도 이식비용을 제공하게 했고요.”

장기 이식 순서를 기다리며 긴 투병생활에 지친 환자와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돈을 내놓았습니다.

김 씨가 만든 인터넷 카페엔 이미 여러 사람이 장기 이식을 받았다는 후기까지 올라와 있어 환자들은 자신도 곧 이식을 받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요.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먼저 시술한 사람들의 내용을 계속 블로그에 올려놨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보고 환자들의 신뢰를 얻어서…….”

김 씨가 개설한 인터넷 카페엔 마치 합법적인 과정을 통해 이식 수술이 이뤄진 것처럼 수술 경험담과 수술 일정들이 자세히 소개돼 있습니다.

이식에 성공한 환자가 500명이 넘는다고 홍보했지만 경찰 조사결과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중국에서 규모가 큰 대형 병원에서 이식 수술을 진행한다며 환자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중국 상하이를 중심으로 13개 정도의 병원이 장기이식을 한 거로 파악했고요. 13개 병원은 우리나라로 치면 대학 병원급의 그런 병원들입니다.”

신장에 문제가 있던 한 70대 A 할아버지는 오랜 투석 치료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김 씨 일당의 알선으로 중국에서 신장 이식을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불법인 줄 알았지만 김 씨 일당의 제안을 거부하기 힘들었다는 겁니다.

<녹취>불법 장기이식자(음성변조) : “(본인과 맞는 신장을 찾는 데 얼마나 걸렸어요?) 10~20일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당장 투석을 해야 하고 (몸이) 힘드니까 그냥 그 사람이 하자는 대로 한 거죠.”

그렇게 할아버지는 수술을 받기 위해 중국 상하이로 건너갔습니다.

그런데 중국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 전 김 씨 일당은 할아버지를 중국인으로 신분 세탁했습니다.

중국에서 정상적인 방식으로 이식을 진행하게 아니라 위장 신분을 만들어 수술을 받도록 한 겁니다.

이를 위해 다수의 중국인 브로커가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중국) 병원에 있는 관련자들과 소통이 되어야 하고 장기를 기증하는 사람들이라든지 경우에 따라서는 교도소 관계자하고도 소통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조직적으로 일반 회사처럼 움직였다고 보고요.”

김 씨의 조직이 2006년부터 2011년 사이 알선한 불법 장기 이식은 경찰이 지금까지 확인한 것만 A 할아버지를 포함해 모두 87차례 김 씨 일당은 수술 알선 대가로 수수료 6억 원을 챙겼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보다 이식 횟수가 훨씬 많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김 씨 일당의 알선으로 장기 이식을 받은 결과는 어떨까.

<녹취> 불법 장기이식자(음성변조) : “(이식 수술이) 잘됐을 줄 알았는데 소변이 나오는 요관, 방광을 연결하는 부위가 뭉쳐서 제거하는 수술을 다시 받았어요.”

중국에서 이식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했던 A 할아버지는 한국에 돌아온 직후 몸에 이상이 생겨 또다시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장기 이식자의 상당수가 부작용으로 재수술을 받아야 했다는데요.

심지어 중국에서 장기 이식수술을 받던 피해자 3명은 수술 도중 숨졌고, 한 명은 한국에 돌아와 수술 부작용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중국이 아무래도 의료시설이 좀 낙후되어있고 시술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까 제대로 (수술이) 되지 못했어요. 그래서 부작용이 나타나서…….”

김 씨 일당이 알선한 장기 이식 수술의 결과가 부작용이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진 이유는 바로 장기의 출처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병수(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교통사고라든지 사고사 때문에 사망한 사람들의 가족 동의를 받아서 하는 방법. 그리고 사형수들의 장기를 본인 및 가족의 동의를 받아서 이식하는 그런 방법.”

또 돈이 궁한 중국인들을 통해 신장 같은 장기를 사실상 매입하기까지 했습니다.

장기 이식 특성상 사전에 꼼꼼한 검사를 통해 이식받을 장기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 했지만 이러한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인터뷰> 주만기(강남 세브란스 병원 이식외과 과장) : “기증자가 혹시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다른 기저 질환이 있다든가 쉽게 말하면 간염이라든가 혹은 악성 질환 그런 것들이 많이 있는 상태에서 기증하는 경우도 있고, 그런 것 때문에 (수술을 받고) 돌아와서 간염이 발생해 위험률이 높아지시는 분들도 있고요.”

경찰은 중국으로 건너가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장기 이식을 받는 행위도 불법인 만큼 환자들 역시 처벌받는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 씨를 구속했습니다.

또 수술 환자 일지에서 122명의 명단을 추가 확보해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중국 공안과 공조해 중국인 브로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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