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최대 대목 앞두고도 활력 잃은 부산항

입력 2016.09.19 (21:44) 수정 2016.09.1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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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진해운 법정 관리로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예년 이맘땐 북미지역 최대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수출품을 실어나르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했는데, 지금은 활력을 잃었습니다.

공웅조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부산신항의 한 터미널, 한진해운이 수송하는 화물 대부분을 처리하던 곳입니다.

예년 같으면 북미 지역 특수로 가장 바쁠 시기지만 지금은 접안하는 배가 없어 적막감마저 감돕니다.

터미널 야적장에는 갈곳을 잃은 컨테이너만 잔뜩 쌓여 있습니다.

부두안에서 화물을 옳기던 트랙터는 멈췄고 기사 대기실도 불이 꺼졌습니다.

트랙터 기사 110명은 이번 달을 끝으로 계약이 해지됐습니다.

<녹취> 터미널 트랙터 기사 : "지금 현재로서는 저도 암담합니다 그냥. 암담한 그 자체 밖에는 없어요."

터미널 바깥 화물차 휴게소!

컨테이너를 싣고 나르던 트레일러들은 실을 짐이 없어 마냥 놀고만 있습니다.

일거리를 찾는 차량들로 휴게소는 빈자리가 없습니다.

특히 한진해운 화물만 전담해서 나르는 기사들은 당장 생계가 걱정입니다.

<녹취> 김동진(트레일러 기사) : "(지입료 등)돈이 한 3백만 원이 지금 가만히 일 안하고도 그렇게 들어가니까 지금 답이 안 나오죠. 어떤 방법이 없습니다."

선박 용품 공급과 화물 고정, 해운 대리점 등 한진해운 협력업체는 부산에서만 천 곳이 넘습니다.

대부분 업체가 당장 부도를 걱정해야할 처지!

만 천 명이 실직위기에 몰렸습니다.

<인터뷰> 류창승(선박 수리업체 이사) : "당장의 운영자금이나 인건비가 집행이 안 되니까... 최후의 수단은 폐업해야 되지 않을까..."

한진해운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싼 값에 수출입 화물을 실어나르던 국내 업체의 피해도 눈덩이입니다.

급하게 선사를 바꾸거나 화물 인도 차질로 입은 피해가 현재까지 1,600억원이 넘습니다.

<녹취> 물류업체 관계자 : "지금 선적은 빨리해야 되고, (외국) 선사 측에서는 운임을 2배로 달라고 하고, 지금 물건을 선적을 안 할 수는 없고, 진짜 사실 울면서 겨자 먹기 식으로..."

한진해운이 빠진 북미 지역 노선은 세계 1, 2위 선사인 MSC와 머스크가 빠르게 잠식하고 있습니다.

이들 외국선사들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미주 노선에 선박을 추가로 투입하고 있고, 요금도 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광희(동명대 해운경영학과 교수) : " 요즘은 해운과 육상운송이 결합되는 종합 운송체계입니다. 한 번 한진해운이 신뢰를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활력을 잃은 부산항!

물류 네트워크가 무너지는 한국 해운업의 위기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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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최대 대목 앞두고도 활력 잃은 부산항
    • 입력 2016-09-19 21:49:11
    • 수정2016-09-19 22: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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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진해운 법정 관리로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예년 이맘땐 북미지역 최대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수출품을 실어나르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했는데, 지금은 활력을 잃었습니다.

공웅조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부산신항의 한 터미널, 한진해운이 수송하는 화물 대부분을 처리하던 곳입니다.

예년 같으면 북미 지역 특수로 가장 바쁠 시기지만 지금은 접안하는 배가 없어 적막감마저 감돕니다.

터미널 야적장에는 갈곳을 잃은 컨테이너만 잔뜩 쌓여 있습니다.

부두안에서 화물을 옳기던 트랙터는 멈췄고 기사 대기실도 불이 꺼졌습니다.

트랙터 기사 110명은 이번 달을 끝으로 계약이 해지됐습니다.

<녹취> 터미널 트랙터 기사 : "지금 현재로서는 저도 암담합니다 그냥. 암담한 그 자체 밖에는 없어요."

터미널 바깥 화물차 휴게소!

컨테이너를 싣고 나르던 트레일러들은 실을 짐이 없어 마냥 놀고만 있습니다.

일거리를 찾는 차량들로 휴게소는 빈자리가 없습니다.

특히 한진해운 화물만 전담해서 나르는 기사들은 당장 생계가 걱정입니다.

<녹취> 김동진(트레일러 기사) : "(지입료 등)돈이 한 3백만 원이 지금 가만히 일 안하고도 그렇게 들어가니까 지금 답이 안 나오죠. 어떤 방법이 없습니다."

선박 용품 공급과 화물 고정, 해운 대리점 등 한진해운 협력업체는 부산에서만 천 곳이 넘습니다.

대부분 업체가 당장 부도를 걱정해야할 처지!

만 천 명이 실직위기에 몰렸습니다.

<인터뷰> 류창승(선박 수리업체 이사) : "당장의 운영자금이나 인건비가 집행이 안 되니까... 최후의 수단은 폐업해야 되지 않을까..."

한진해운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싼 값에 수출입 화물을 실어나르던 국내 업체의 피해도 눈덩이입니다.

급하게 선사를 바꾸거나 화물 인도 차질로 입은 피해가 현재까지 1,600억원이 넘습니다.

<녹취> 물류업체 관계자 : "지금 선적은 빨리해야 되고, (외국) 선사 측에서는 운임을 2배로 달라고 하고, 지금 물건을 선적을 안 할 수는 없고, 진짜 사실 울면서 겨자 먹기 식으로..."

한진해운이 빠진 북미 지역 노선은 세계 1, 2위 선사인 MSC와 머스크가 빠르게 잠식하고 있습니다.

이들 외국선사들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미주 노선에 선박을 추가로 투입하고 있고, 요금도 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광희(동명대 해운경영학과 교수) : " 요즘은 해운과 육상운송이 결합되는 종합 운송체계입니다. 한 번 한진해운이 신뢰를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활력을 잃은 부산항!

물류 네트워크가 무너지는 한국 해운업의 위기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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