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국민불안처?…지진 시스템 정비 시급

입력 2016.09.20 (08:14) 수정 2016.09.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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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 12일 관측 이래 가장 큰 규모였던 5.8의 경주 지진이 발생했을 때 기상청이 국민안전처에 조기 경보를 발령한 건 26초 뒤였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가 도착한 건 9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비판이 일자, 정부는 조기 경보와 동시에 재난 문자를 보내고, 이를 KBS 등 방송국과 연계시켜 1분 안에 국민들에게 전파하겠다고 밝혔죠.

하지만, 일주일 만에 다시 발생한 규모 4.5의 비교적 큰 여진에도 정부의 늑장 대처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지진 상황을 알려야할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는 또다시 먹통이 됐고,

긴급재난문자는 지난 번 지진 때보다도 오히려 더 늦어

이번엔 14분이 걸렸습니다.

먼저 김기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8시 33분, 지진 직후 국민안전처 홈페이지가 다시 마비됐습니다.

접속자가 갑자기 몰렸기 때문입니다.

서비스가 중단됐다는 안내문만 나와 있을뿐, 지진 정보나 지진 대응 행동 요령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홈페이지는 2시간 만인 오후 10시 48분 복구됐습니다.

대규모 지진이 났던 지난 12일에도 안전처 홈페이지는 5시간 넘게 다운됐습니다.

당시 정부는 안전처 홈페이지 서버 처리 용량을 최대 80배까지 늘렸다고 발표했는데,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안전처는 12일 지진 때보다 접속자 수가 약간 늘었지만 이미 서버 용량은 충분한 상태였다며 접속 장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긴급재난문자도 지진 발생 14분이 지난 오후 8시47분에 발송됐습니다.

시민들은 방송을 보고서야 지진발생 사실을 알았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녹취>이봉희(부산시 사상구) : "부산도 지진이 났다고 하면서 방송에 나오네요. 지난번에 (지진이) 2번 왔을 때도 안 오고, 오늘도 문자는 안 왔어요. 재난문자 안 왔어요."

안전처는 지난 12일 규모 5.1의 첫 지진 때도 지진 발생 9분이 지나서야 긴급 재난 문자를 보내 빈축을 샀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기자 멘트>

국민안전처는 어젯밤 여진에 따른 피해 신고는 현재까지 10여 건 정도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진앙지인 경주 일대에서 주민들은 지난번 지진 때 피해 상황을 떠올리며 마을회관 등으로 속속 대피했습니다.

지난 12일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집계된 걸 보면 지금까지 병원을 찾은 사람이 160명, 실제로 다친 환자는 23명입니다.

대부분 떨어지는 물건에 다치거나 몸을 피하면서 넘어져 부상을 당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재산 피해는 6천 건 가까이 신고됐습니다.

지붕 파손과 건물 균열, 담장 파손 등이 80%로 가장 많고, 도로에 금이 가거나 수도 배관과 유리창이 파손되는 피해도 10% 정도 됩니다.

여진은 지난 1주일 동안 4백 차례에 육박하고 있고, 어제 보셨듯이 규모 4.5에 달하는 비교적 강한 여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구는 지지부진하고, 더 심각한 문제는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겁니다.

경주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학교가 모두 43곳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곳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전문가 안전진단 없이 정상 수업을 했습니다.

교육부의 지진 관련 매뉴얼에는 사전 점검에 관한 내용조차 없습니다.

이번 경주 지역 지진을 통해 한반도도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게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최대 규모 6.5까지의 지진이 한반도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역사 기록을 근거로 규모 6이 넘는 지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남한산성에 규모 6.5의 강진을 가정해 보면, 수도권에서는 가옥이 무너지는 진도 7의 흔들림이, 제주도에도 진도 3이 전달됩니다.

이렇게 되면 서울 강남구에서만 사망자가 7백 명이 넘고, 부상자는 만5천명에 달할 것이란 예측도 있습니다.

수도권 건물의 40%가 붕괴하는 심각한 손상을 입고, 피해액은 20조 원에 가까울 거라는 상상하기 힘든 예측도 나와 있습니다.

이런 예측이 나온 건 그동안 우리 사회의 지진 대비가 그만큼 소홀했다는 방증입니다.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어젯밤 규모 4.5의 여진 상황에서 보셨듯이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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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에도 국민불안처?…지진 시스템 정비 시급
    • 입력 2016-09-20 08:16:42
    • 수정2016-09-20 09: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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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 12일 관측 이래 가장 큰 규모였던 5.8의 경주 지진이 발생했을 때 기상청이 국민안전처에 조기 경보를 발령한 건 26초 뒤였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가 도착한 건 9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비판이 일자, 정부는 조기 경보와 동시에 재난 문자를 보내고, 이를 KBS 등 방송국과 연계시켜 1분 안에 국민들에게 전파하겠다고 밝혔죠.

하지만, 일주일 만에 다시 발생한 규모 4.5의 비교적 큰 여진에도 정부의 늑장 대처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지진 상황을 알려야할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는 또다시 먹통이 됐고,

긴급재난문자는 지난 번 지진 때보다도 오히려 더 늦어

이번엔 14분이 걸렸습니다.

먼저 김기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8시 33분, 지진 직후 국민안전처 홈페이지가 다시 마비됐습니다.

접속자가 갑자기 몰렸기 때문입니다.

서비스가 중단됐다는 안내문만 나와 있을뿐, 지진 정보나 지진 대응 행동 요령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홈페이지는 2시간 만인 오후 10시 48분 복구됐습니다.

대규모 지진이 났던 지난 12일에도 안전처 홈페이지는 5시간 넘게 다운됐습니다.

당시 정부는 안전처 홈페이지 서버 처리 용량을 최대 80배까지 늘렸다고 발표했는데,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안전처는 12일 지진 때보다 접속자 수가 약간 늘었지만 이미 서버 용량은 충분한 상태였다며 접속 장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긴급재난문자도 지진 발생 14분이 지난 오후 8시47분에 발송됐습니다.

시민들은 방송을 보고서야 지진발생 사실을 알았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녹취>이봉희(부산시 사상구) : "부산도 지진이 났다고 하면서 방송에 나오네요. 지난번에 (지진이) 2번 왔을 때도 안 오고, 오늘도 문자는 안 왔어요. 재난문자 안 왔어요."

안전처는 지난 12일 규모 5.1의 첫 지진 때도 지진 발생 9분이 지나서야 긴급 재난 문자를 보내 빈축을 샀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기자 멘트>

국민안전처는 어젯밤 여진에 따른 피해 신고는 현재까지 10여 건 정도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진앙지인 경주 일대에서 주민들은 지난번 지진 때 피해 상황을 떠올리며 마을회관 등으로 속속 대피했습니다.

지난 12일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집계된 걸 보면 지금까지 병원을 찾은 사람이 160명, 실제로 다친 환자는 23명입니다.

대부분 떨어지는 물건에 다치거나 몸을 피하면서 넘어져 부상을 당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재산 피해는 6천 건 가까이 신고됐습니다.

지붕 파손과 건물 균열, 담장 파손 등이 80%로 가장 많고, 도로에 금이 가거나 수도 배관과 유리창이 파손되는 피해도 10% 정도 됩니다.

여진은 지난 1주일 동안 4백 차례에 육박하고 있고, 어제 보셨듯이 규모 4.5에 달하는 비교적 강한 여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구는 지지부진하고, 더 심각한 문제는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겁니다.

경주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학교가 모두 43곳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곳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전문가 안전진단 없이 정상 수업을 했습니다.

교육부의 지진 관련 매뉴얼에는 사전 점검에 관한 내용조차 없습니다.

이번 경주 지역 지진을 통해 한반도도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게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최대 규모 6.5까지의 지진이 한반도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역사 기록을 근거로 규모 6이 넘는 지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남한산성에 규모 6.5의 강진을 가정해 보면, 수도권에서는 가옥이 무너지는 진도 7의 흔들림이, 제주도에도 진도 3이 전달됩니다.

이렇게 되면 서울 강남구에서만 사망자가 7백 명이 넘고, 부상자는 만5천명에 달할 것이란 예측도 있습니다.

수도권 건물의 40%가 붕괴하는 심각한 손상을 입고, 피해액은 20조 원에 가까울 거라는 상상하기 힘든 예측도 나와 있습니다.

이런 예측이 나온 건 그동안 우리 사회의 지진 대비가 그만큼 소홀했다는 방증입니다.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어젯밤 규모 4.5의 여진 상황에서 보셨듯이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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