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변 사라진 北 철조망…군용막사 우선 복구

입력 2016.09.28 (21:30) 수정 2016.09.2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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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달 전 해방 이후 최악의 홍수가 났다는 두만강변의 북중 접경지역을 KBS 취재진이 직접 둘러봤습니다.

수백 킬로미터에 이르던 국경 철조망은 대부분 유실된 채 방치됐고, 군인과 주민들이 각종 복구작업에 동원되고 있었습니다.

현지에서 김민철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두만강 상류에서 본 함경북도 무산시.

홍수로 내려온 흙더미가 온 동네를 뒤덮었습니다.

이재민만 수 만명, 인명 피해도 컸던 곳입니다.

<녹취> 중국주민(중국동포) : "(수해복구) 지원 나간 사람들 얘기로는 북한 군인들 시신 3구인가, 4구를 중국 남평 쪽에서 수습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쪽도 피해가 컸습니다. 무너진 집들이 곳곳에 방치돼있습니다.

<녹취> 중국 주민 : "(무너진 집의 주민들은 다 대피했나요?) 천막 아니면 남의 집에 얹혀서 살고 있지만, 이제 겨울되면 살 수가 없죠."

두만강변 중국쪽 땅의 철조망들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기둥들이 모두 흙모레에 파묻혔습니다.

철조망들은 모두 유실됐습니다.

강 건너 북한쪽은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주민들의 탈북과 밀무역을 막기 위해 북한이 쳐놓은 철조망은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지난 2014년 신축했던 수 백 개의 이층 초소도 대부분 유실되거나 반파됐습니다.

초소가 사라진 곳엔 초병이 힘없이 앉아 자리를 지킵니다.

요란한 확성기 옆에서 주민들이 복구하는 것은 민가 주택이 아닌 군용 막사.

이렇다할 중장비도 없이 삽이나 맨손 작업입니다.

사라진 집 대신 제공된 임시 천막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은 살림집 복구보다, 유실된 함북선 철도 보수 공사에 우선 동원됐습니다.

상당수는 공사장 옆 강변 모래밭에 드러누워 잠을 잡니다.

최악의 수해로 고통스런 주민들. 각종 공사에까지 집단 동원되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북중 접경에서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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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만강변 사라진 北 철조망…군용막사 우선 복구
    • 입력 2016-09-28 21:33:09
    • 수정2016-09-28 22: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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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달 전 해방 이후 최악의 홍수가 났다는 두만강변의 북중 접경지역을 KBS 취재진이 직접 둘러봤습니다.

수백 킬로미터에 이르던 국경 철조망은 대부분 유실된 채 방치됐고, 군인과 주민들이 각종 복구작업에 동원되고 있었습니다.

현지에서 김민철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두만강 상류에서 본 함경북도 무산시.

홍수로 내려온 흙더미가 온 동네를 뒤덮었습니다.

이재민만 수 만명, 인명 피해도 컸던 곳입니다.

<녹취> 중국주민(중국동포) : "(수해복구) 지원 나간 사람들 얘기로는 북한 군인들 시신 3구인가, 4구를 중국 남평 쪽에서 수습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쪽도 피해가 컸습니다. 무너진 집들이 곳곳에 방치돼있습니다.

<녹취> 중국 주민 : "(무너진 집의 주민들은 다 대피했나요?) 천막 아니면 남의 집에 얹혀서 살고 있지만, 이제 겨울되면 살 수가 없죠."

두만강변 중국쪽 땅의 철조망들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기둥들이 모두 흙모레에 파묻혔습니다.

철조망들은 모두 유실됐습니다.

강 건너 북한쪽은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주민들의 탈북과 밀무역을 막기 위해 북한이 쳐놓은 철조망은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지난 2014년 신축했던 수 백 개의 이층 초소도 대부분 유실되거나 반파됐습니다.

초소가 사라진 곳엔 초병이 힘없이 앉아 자리를 지킵니다.

요란한 확성기 옆에서 주민들이 복구하는 것은 민가 주택이 아닌 군용 막사.

이렇다할 중장비도 없이 삽이나 맨손 작업입니다.

사라진 집 대신 제공된 임시 천막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은 살림집 복구보다, 유실된 함북선 철도 보수 공사에 우선 동원됐습니다.

상당수는 공사장 옆 강변 모래밭에 드러누워 잠을 잡니다.

최악의 수해로 고통스런 주민들. 각종 공사에까지 집단 동원되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북중 접경에서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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