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는 중복가입…금융당국이 방치?

<앵커 멘트>

실손보험은 치료비 만큼만 보험금을 타게 돼있어, 여러 개를 들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실손보험을 중복 가입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정아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직장인 윤 모 씨는 10년 전 가입한 실손보험 외에 올해 하나를 더 들었습니다.

치료비 보상을 2배로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섭니다.

그러나 실제론 치료비 만큼만 보상 받기 때문에 추가로 가입한 보험은 낸 보험료만큼 손해를 보는 셈입니다.

<녹취> 윤00(실손보험 중복 계약자) : "이걸 미리 알았다면 필요없는 보험료를 내지 않았겠죠. 혜택은 없는 보험료를 두 배나 내고 있었던 겁니다."

아무 혜택이 없는데도 이런 중복 가입은 해마다 늘어 가입 건수가 지난해 기준 23만 건이 넘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2년 각 보험사에 보낸 문섭니다.

중복 가입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절하도록 규정하지 않았다"며 청약자가 원하면 굳이 계약을 거절하지 말라고 적혀 있습니다.

중복 가입을 감시하고 제재해야 할 금감원이 오히려 부추긴 셈입니다.

<녹취> 00화재 실손보험 담당자 : "(공문으로 인해서 중복 가입에 대한 족쇄가 풀렸다?) 숫자로 보면 그걸 기점으로 해서 그렇게 늘어나고 있고요."

정부가 뒤늦게 처벌 규정을 추진 중이지만 그나마도 최대 천만 원의 과태료가 전붑니다.

<인터뷰> 김영주(국회 정무위원) : "부당이득이 많은 보험사에게 과태료보다는 더 강한 제재를 해야 되고 이중으로 받은 보험료를 돌려줘야 됩니다."

중복 가입으로 보험사들이 챙긴 보험료는 지난해에만 81억 원에 달합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