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데이트] 영화 빛내는 ‘특수분장과 소품’

입력 2016.10.06 (12:36) 수정 2016.10.0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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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관객들이 영화 속에 몰입할 수 있는 데엔, 생생한 특수분장과 관객들의 눈을 속이는 소품들이 숨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화를 빛내는 분장과 소품의 뒷이야기, 문화부 김빛이라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공포영화 속 귀신분장 뿐 아니라, 이젠 장르를 막론하고, 특수분장이 많이 쓰이는 것 같아요.

얼굴에 큰 상처를 입는다거나, 순식간에 나이들어보이는 배우들. 모두 특수분장의 힘이겠죠?

<답변>
네, 관객들의 눈이 더 높아지고, 점점 예리해지는 만큼 갈수록 섬세한 손길이 필요해졌습니다.

관객이 특수분장 자체를 몰라보고 지나가는게, 최고의 목표라고 하는데요.

민머리의 하정우씨가, 분장을 받기 시작하는 모습입니다.

분장사 10명이 매달려 인조 피부를 붙이고, 붓질만 3시간 넘게 합니다.

촬영때마다 이런 분장을 10시간 씩 반복했는데요.

이렇게 해서 화상을 입은 도치와, 민머리의 도치, 두 얼굴이 한 영화 안에서 탄생하는 겁니다.

그런데, 아예 영화 내내, 노인 분장으로 연기하는 <박해일>씨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엔, 일단 몸 전체를 한 덩어리로 본떠서 석고 모형으로 다양한 모델을 만들고요.

그걸 토대로, 매 촬영때마다 8시간씩 꼼짝없이 묶여서 전신분장을 받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맡을 수 있는 캐릭터의 나잇대가 확장되는 거겠죠.

<질문>
배우의 엄청난 인내심과, 영화를 살리기 위한 특수분장팀의 노력이 대단하네요.

그런데 남자 배우의 특수분장 전후를 보고 나니, 아름다운 외모의 여배우들은 쉽게 도전하기 어렵겠는데요?

<답변>
예뻐보이고 싶은 욕심을 버리는 일, 여배우로서는 참 어려울텐데요.

일부러 특수분장에 몸을 맡기는 여배우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씨가 거구 분장의 원조인데요.

100킬로그램의 거구로 변신을 하고, 서른시간씩 안쉬고 촬영했습니다.

이 특수분장때문에 많은 여배우들이 거절했던 영화인데 이제는 강도높은 분장에 너도나도 도전하는 분위기가 됐죠.

거구뿐 아니라, 중년의 여자보스로 변신한 <김혜수>씨도 있습니다.

흰머리로 탈색하고, 턱살과, 두둑한 뱃살까지 만들어넣는걸 직접 제안했다고 하는데요.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 장수하는 여배우의 비결이겠죠.

<질문>
리얼리티를 살리는데에는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영화마다 필요한 소품들 워낙 다양하지만, 값나가는 소품들 어디서 구해서, 어떻게 촬영할까 궁금해요?

<답변>
궁금하시죠.

저는 특히 액션영화 볼때마다 자동차 충돌 장면에서 귀한 차들이 한 순간에 망가지면 아깝다 싶더라고요.

차들이 충돌하거나 골목을 질주하면서, 순식간에 부서지는 이런 장면들.

다행히, 등록이 말소된 폐차 직전의 차들을 잠깐 가져다 찍는 겁니다.

완전히 망가질 차들은 백만원 정도에 구입하는데, 이것도 저렴한 비용은 아니라서, 엔진을 뜯어서 한번에! 강력한 충돌을 만들어내고 얼른 폐차장으로 옮긴다고 합니다.

이번엔 재밌는 소품들인데, 아플것 같은 뼈다귀, 알고보면 말랑말랑한 소재이고요.

무거워 보이는 소화기도 사실은 아주 가볍게 들 수 있는 고무재질이었습니다.

고무 벽돌은, 오히려 어깨를 시원하게 풀어줄 것 같은데요. 뭔가 속은 기분이 드는 관객도 있겠어요.

<질문>
배우들이 무거운 도구로 맞고 때리는 연기를 하는 장면들, 소품 속에 비밀이 있었군요.

그렇다면, 영화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어떤가요? 그것도 소품인가요?

<답변>
컴퓨터 그래픽으로 나중에 합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젠 동물 소품도 자유자재로 연기하도록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강동원씨가 악령을 쫓기 위해서 <돼지>를 계속 안고 다니는데요.

영락없는 실제 돼지같지만요.

로봇에 특수 소재 피부를 덮고, 진짜 돼지 털을 한올한올 심어서 만들었습니다.

이성민씨와 함께 연기하고 있는 이 로봇도 말을 걸면 시선도 맞추고 고개도 움직이죠.

6개월간 2억원을 들여서 만든 '움직이는 소품'입니다.

휠체어를 태우면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눈에도 카메라가 있어서 시선처리까지 자연스럽습니다.

시각적 효과와 상상력을 살리는 이런 숨은 노력들이, 한국영화의 힘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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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06 13:06:58
    • 수정2016-10-06 13: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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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관객들이 영화 속에 몰입할 수 있는 데엔, 생생한 특수분장과 관객들의 눈을 속이는 소품들이 숨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화를 빛내는 분장과 소품의 뒷이야기, 문화부 김빛이라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공포영화 속 귀신분장 뿐 아니라, 이젠 장르를 막론하고, 특수분장이 많이 쓰이는 것 같아요.

얼굴에 큰 상처를 입는다거나, 순식간에 나이들어보이는 배우들. 모두 특수분장의 힘이겠죠?

<답변>
네, 관객들의 눈이 더 높아지고, 점점 예리해지는 만큼 갈수록 섬세한 손길이 필요해졌습니다.

관객이 특수분장 자체를 몰라보고 지나가는게, 최고의 목표라고 하는데요.

민머리의 하정우씨가, 분장을 받기 시작하는 모습입니다.

분장사 10명이 매달려 인조 피부를 붙이고, 붓질만 3시간 넘게 합니다.

촬영때마다 이런 분장을 10시간 씩 반복했는데요.

이렇게 해서 화상을 입은 도치와, 민머리의 도치, 두 얼굴이 한 영화 안에서 탄생하는 겁니다.

그런데, 아예 영화 내내, 노인 분장으로 연기하는 <박해일>씨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엔, 일단 몸 전체를 한 덩어리로 본떠서 석고 모형으로 다양한 모델을 만들고요.

그걸 토대로, 매 촬영때마다 8시간씩 꼼짝없이 묶여서 전신분장을 받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맡을 수 있는 캐릭터의 나잇대가 확장되는 거겠죠.

<질문>
배우의 엄청난 인내심과, 영화를 살리기 위한 특수분장팀의 노력이 대단하네요.

그런데 남자 배우의 특수분장 전후를 보고 나니, 아름다운 외모의 여배우들은 쉽게 도전하기 어렵겠는데요?

<답변>
예뻐보이고 싶은 욕심을 버리는 일, 여배우로서는 참 어려울텐데요.

일부러 특수분장에 몸을 맡기는 여배우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씨가 거구 분장의 원조인데요.

100킬로그램의 거구로 변신을 하고, 서른시간씩 안쉬고 촬영했습니다.

이 특수분장때문에 많은 여배우들이 거절했던 영화인데 이제는 강도높은 분장에 너도나도 도전하는 분위기가 됐죠.

거구뿐 아니라, 중년의 여자보스로 변신한 <김혜수>씨도 있습니다.

흰머리로 탈색하고, 턱살과, 두둑한 뱃살까지 만들어넣는걸 직접 제안했다고 하는데요.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 장수하는 여배우의 비결이겠죠.

<질문>
리얼리티를 살리는데에는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영화마다 필요한 소품들 워낙 다양하지만, 값나가는 소품들 어디서 구해서, 어떻게 촬영할까 궁금해요?

<답변>
궁금하시죠.

저는 특히 액션영화 볼때마다 자동차 충돌 장면에서 귀한 차들이 한 순간에 망가지면 아깝다 싶더라고요.

차들이 충돌하거나 골목을 질주하면서, 순식간에 부서지는 이런 장면들.

다행히, 등록이 말소된 폐차 직전의 차들을 잠깐 가져다 찍는 겁니다.

완전히 망가질 차들은 백만원 정도에 구입하는데, 이것도 저렴한 비용은 아니라서, 엔진을 뜯어서 한번에! 강력한 충돌을 만들어내고 얼른 폐차장으로 옮긴다고 합니다.

이번엔 재밌는 소품들인데, 아플것 같은 뼈다귀, 알고보면 말랑말랑한 소재이고요.

무거워 보이는 소화기도 사실은 아주 가볍게 들 수 있는 고무재질이었습니다.

고무 벽돌은, 오히려 어깨를 시원하게 풀어줄 것 같은데요. 뭔가 속은 기분이 드는 관객도 있겠어요.

<질문>
배우들이 무거운 도구로 맞고 때리는 연기를 하는 장면들, 소품 속에 비밀이 있었군요.

그렇다면, 영화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어떤가요? 그것도 소품인가요?

<답변>
컴퓨터 그래픽으로 나중에 합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젠 동물 소품도 자유자재로 연기하도록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강동원씨가 악령을 쫓기 위해서 <돼지>를 계속 안고 다니는데요.

영락없는 실제 돼지같지만요.

로봇에 특수 소재 피부를 덮고, 진짜 돼지 털을 한올한올 심어서 만들었습니다.

이성민씨와 함께 연기하고 있는 이 로봇도 말을 걸면 시선도 맞추고 고개도 움직이죠.

6개월간 2억원을 들여서 만든 '움직이는 소품'입니다.

휠체어를 태우면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눈에도 카메라가 있어서 시선처리까지 자연스럽습니다.

시각적 효과와 상상력을 살리는 이런 숨은 노력들이, 한국영화의 힘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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