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한반도] 北 핵실험 10년…대응 방향은?

입력 2016.10.08 (07:49) 수정 2016.10.0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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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일은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한지 꼭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동안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고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5차례나 핵실험을 하며 핵 질주를 해왔는데요.

모레 북한 노동당 창당일을 앞두고 추가 도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슈앤 한반도> 오늘은 북한 핵실험 10년을 돌아보면서, 북한의 핵 능력과 그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들을 점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만탑산과 높은 봉우리로 둘러싸인 곳 북한의 핵 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입니다.

북한이 다섯 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곳이지만, 방사능 누출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北 핵무기 연구소 성명(지난달 9일) : "이번 시험에서 방사성 물질 누출현상이 전혀 없었고 주위 생태 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핵 실험장 인근 주민들의 말은 다릅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질환에 시달리다보니 귀신병이란 말까지 돕니다.

<녹취> 홍용표(통일부 장관/지난 8월) : "(풍계리 인근) 주민들 중 상당수가 암이나 심장 질환, 감각기관 이상, 다리 마비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고 합니다."

남북의 창 제작진은, 북한 핵 시설 건설에 참여한 탈북자로부터 실제 북한 방사능 누출 피해자들에 대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박00(北 핵 시설 건설 참여 군인/음성 변조) : "자꾸 졸려요. 자기도 모르게 존단 말이에요. 자기도 모르게 코피가 훅훅 나오고 간암, 간경변 이런 환자가 많아요. 기형아가 많아요."

부실한 안전장비는 피해를 키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00(北 핵 시설 건설 참여 군인/음성 변조) : "2년에 한 번씩 작업복을 주는데 오염되면 그거 빨아서 쓰니까...주변에 풀이 다 안 나요. 풀, 풀도 안 나올 정도로 방사선이 셌죠."

핵과 경제 병진노선을 내세우는 김정은이, 정작 핵 실험장에는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바로 방사능 피폭 우려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난 달 30일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며 회원국 만장일치로 규탄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 움직임과 함께 북핵 저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지난 십년간 다섯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 북한이 왜 이렇게 핵개발에 몰두하고 있고 그동안 핵 기술은 얼마나 진전됐는지 분석했습니다.

지난 1993년 북한의 NPT,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로 시작된 1차 북핵 위기.

이후 국제사회는 북한 핵개발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 핵무기, 핵계획 포기를 약속한 이른바 9.19 공동성명 불과 1년여 뒤, 북한은 1차 핵실험을 감행합니다.

<녹취> 조선중앙통신사 보도(2006년 10월 9일) :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갈망해온 우리 군대와 인민에게 커다란 고무와 기쁨을 안겨준 역사적 사변이다."

당시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대북정책 전환 가능성까지 밝혔습니다.

<녹취> 노무현(당시 대통령/2006년 10월 9일) : "대단히 위험한 불장난을 한 것입니다. 이 마당에 와서 포용정책만을 계속 주장하기는 어려운 문제 아니겠습니까?"

이른바 햇볕정책과 6자회담, 금융제재 등 그동안의 북한 비핵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순간이었습니다.

<녹취>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북한이 자신들이 주장하는 핵보유 핵실험의 의도는 미국의 위협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핵 보유를 통해서 자신의 체제를 존속시키고자 하는 그런 정치적인 의도가 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와 인도적 지원 약속 같은 미국의 당근책이나 5차례 대북제재 결의 같은 유엔의 채찍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결국 지난 달 5차 핵실험까지 그대로 내달렸습니다."

그만큼 핵 위력도 진전됐습니다.

5차 핵실험의 폭발력을 환산하면 TNT 10킬로톤으로, 연초 4차 핵실험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이 1차 핵실험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그 위력이 10배나 커졌습니다.

최근 북한 핵개발과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점은 김정은 집권 이후 몰아치듯 실시한 핵 실험의 속도인데요.

2013년 3차 핵실험을 포함해 지난 달까지 세 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이 같은 핵 실험과 그와 병행해 진행한 미사일 개발을 통해 북한이 어느 정도 수준의 핵능력을 갖게 됐고, 이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는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지난 달 9일 5차 핵실험을 발표하며 북한은 ‘핵탄두’의 위력, 특히 핵탄두 개발의 기준들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北 핵무기 연구소 성명(지난달 9일) : "핵탄두가 표준화, 규격화됨으로써 우리는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으며..."

<인터뷰>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핵탄두란 표현하고 그 다음에 표준화라는 게 있죠. 표준화는 아주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 많이 만들, 다량화거든요 사실은. 그래서 이제 소형화 그 다음에 다량화 그건 이제 전술화고 그 다음에 바로 전술, 그리고 한 단계 더 나가면 전략 무기에 싣기 직전이다..."

특히 소형화는, 북한의 주력 미사일인 스커드B에 싣는 것을 기준으로, 무게 1톤 이내, 직경은 90센티미터 이내로 탄두를 만드는 것.

결국 핵폭탄 운반 체계로 이어집니다.

북한은 이미 스커드 미사일을 비롯해, 중거리 미사일인 노동과 무수단, 그리고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기지와 이동 수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잠수함 탄도 미사일, SLBM의 시험 발사 성공으로 북핵은, 한반도는 물론 주변국 미군기지와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소위 투발수단까지, 장거리 미사일뿐 아니라, 잠수함에서 쏘는 건 굉장히 무섭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굳이 장거리일 필요가 없죠. 어딘가 해저 바다 밑으로 해서 근처에서 쏴버리면 되는데,.. 5차 실험 다음에 이제는 우리가 자신 있게 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할 수가 있다. 그러니까 더 이상 위력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걸 은연중에 국제 사회에 공포를 한 것이죠."

군사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쯤 핵탄두 장착 미사일이 실전 배치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그렇다면 향후 북한을 둘러싸고 펼쳐질만한 예상 시나리오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녹취> 바지파이(당시 인도 총리/1998년 5월) : "우리는 포크란 기지에서 세 차례의 핵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인도는 1974년 첫 핵실험 이후 1998년, 다섯 차례 핵 실험을 감행했고, 파키스탄은 같은 해 여섯 차례의 핵 실험을 한꺼번에 실시했습니다.

두 나라 모두 미국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핵보유국으로 묵인 받았습니다.

북한이 바로 이 점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사실 북한은 인도 모델을 굉장히 부러워하죠. 그래서 자신들이 개발한 핵무기가 현재 10개 정도로 추정이 되는데 이중에 5개 정도는 막대한 보상을 받고 포기하고 나머지 5개는 여전히 핵을 보유함으로써 일종의 체제도 살리면서 또 경제도 살리는 그런 핵과 경제 병진 노선의 최종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파키스탄과 인도는 애초 NPT에 가입하지 않았고, 북한과 달리 중국에 대한 견제나 테러와의 전쟁 거점 제공처럼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도움이 됐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란이 핵 개발을 추진하자 미국은 지난 2012년 이란에 대한 국제적 금수 조치를 주도했습니다.

석유 수출이 정부 수입의 70%를 차지했던 이란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고 이후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제재에서 벗어나기로 미국과 합의했습니다.

<녹취> 존 케리(미 국무 장관/지난 1월) : "이란이 핵 프로그램 상당 부분을 변경해 사실상 해체하면서 의무를 다했습니다."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 방식은 이 같은 이란식 모델과 닮았습니다.

하지만 북한 경제는 이란보다 훨씬 폐쇄적인데다, 중국이 경제 생명선을 유지해주고 있어, 효과를 확실히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1994년 1차 핵 위기 당시 미국이 북한 영변 핵시설 공습을 검토하며 거론됐던 선제타격론.

최근 마이크 멀린 전 미 합참의장의 발언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녹취> 마이크 멀린(前 미 합참의장/지난달 16일) : "우리가 방어력을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이론적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나 예전에 미사일을 쐈던 곳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보복 공격에 따른 피해가 워낙 클 수 있어 현실성이 없다는 게 증평이지만, 언급만으로도 북한이 연일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놓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정치권에서 가장 논란이 뜨거운 시나리오는 핵무장론입니다.

이른바 킬체인이나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등 국내 핵 방어 전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자체 핵무장으로 북한과 공포의 균형을 맞춰야한다는 논리입니다.

미국의 전술핵을 국내에 재배치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반대 주장은 물론 NPT 가입국으로서의 한계, 대신 확장된 핵 억지력을 제공하겠다는 미국의 반대로 현실성은 높지 않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한국도 핵무장 국가로 나아가는데 북한의 핵 무장을 어떻게 해제시키느냐에 반론이 등장할 수밖에 없고 이것은 중국으로 하여금 오히려 북한을 두둔하고 북한의 제재를 소홀히 하는 결과를 야기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주 열린, 미 대선 부통령 후보 TV 토론회에서도 북한 문제가 주요 사안으로 다뤄졌습니다.

<녹취> 일레인 퀴하노(토론 진행자) : "만약 북한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면 선제적 조치를 하시겠습니까?"

<녹취> 팀 케인(미 민주당 부통령 후보) :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임박한 위협에 대해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외교적 노력도 동시에 강조됐습니다.

<녹취> 마이크 펜스(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 : "핵 전력 현대화를 포함해서 군사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효과적인 외교가 필요합니다."

압박과 협상, 이 같은 미국의 정책이 언제든 행동으로 가시화되는 상황에 우리 정부가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폭주 10년, 그로인해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인 개성공단까지 멈춰섰고 동북아에선 신 냉전이 거론될 정도로 외교적 긴장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모레 북한 노동당 창당일을 계기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추가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실질적인 대응책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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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 & 한반도] 北 핵실험 10년…대응 방향은?
    • 입력 2016-10-08 09:06:55
    • 수정2016-10-08 10:31:18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내일은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한지 꼭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동안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고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5차례나 핵실험을 하며 핵 질주를 해왔는데요.

모레 북한 노동당 창당일을 앞두고 추가 도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슈앤 한반도> 오늘은 북한 핵실험 10년을 돌아보면서, 북한의 핵 능력과 그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들을 점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만탑산과 높은 봉우리로 둘러싸인 곳 북한의 핵 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입니다.

북한이 다섯 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곳이지만, 방사능 누출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北 핵무기 연구소 성명(지난달 9일) : "이번 시험에서 방사성 물질 누출현상이 전혀 없었고 주위 생태 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핵 실험장 인근 주민들의 말은 다릅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질환에 시달리다보니 귀신병이란 말까지 돕니다.

<녹취> 홍용표(통일부 장관/지난 8월) : "(풍계리 인근) 주민들 중 상당수가 암이나 심장 질환, 감각기관 이상, 다리 마비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고 합니다."

남북의 창 제작진은, 북한 핵 시설 건설에 참여한 탈북자로부터 실제 북한 방사능 누출 피해자들에 대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박00(北 핵 시설 건설 참여 군인/음성 변조) : "자꾸 졸려요. 자기도 모르게 존단 말이에요. 자기도 모르게 코피가 훅훅 나오고 간암, 간경변 이런 환자가 많아요. 기형아가 많아요."

부실한 안전장비는 피해를 키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00(北 핵 시설 건설 참여 군인/음성 변조) : "2년에 한 번씩 작업복을 주는데 오염되면 그거 빨아서 쓰니까...주변에 풀이 다 안 나요. 풀, 풀도 안 나올 정도로 방사선이 셌죠."

핵과 경제 병진노선을 내세우는 김정은이, 정작 핵 실험장에는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바로 방사능 피폭 우려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난 달 30일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며 회원국 만장일치로 규탄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 움직임과 함께 북핵 저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지난 십년간 다섯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 북한이 왜 이렇게 핵개발에 몰두하고 있고 그동안 핵 기술은 얼마나 진전됐는지 분석했습니다.

지난 1993년 북한의 NPT,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로 시작된 1차 북핵 위기.

이후 국제사회는 북한 핵개발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 핵무기, 핵계획 포기를 약속한 이른바 9.19 공동성명 불과 1년여 뒤, 북한은 1차 핵실험을 감행합니다.

<녹취> 조선중앙통신사 보도(2006년 10월 9일) :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갈망해온 우리 군대와 인민에게 커다란 고무와 기쁨을 안겨준 역사적 사변이다."

당시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대북정책 전환 가능성까지 밝혔습니다.

<녹취> 노무현(당시 대통령/2006년 10월 9일) : "대단히 위험한 불장난을 한 것입니다. 이 마당에 와서 포용정책만을 계속 주장하기는 어려운 문제 아니겠습니까?"

이른바 햇볕정책과 6자회담, 금융제재 등 그동안의 북한 비핵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순간이었습니다.

<녹취>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북한이 자신들이 주장하는 핵보유 핵실험의 의도는 미국의 위협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핵 보유를 통해서 자신의 체제를 존속시키고자 하는 그런 정치적인 의도가 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와 인도적 지원 약속 같은 미국의 당근책이나 5차례 대북제재 결의 같은 유엔의 채찍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결국 지난 달 5차 핵실험까지 그대로 내달렸습니다."

그만큼 핵 위력도 진전됐습니다.

5차 핵실험의 폭발력을 환산하면 TNT 10킬로톤으로, 연초 4차 핵실험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이 1차 핵실험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그 위력이 10배나 커졌습니다.

최근 북한 핵개발과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점은 김정은 집권 이후 몰아치듯 실시한 핵 실험의 속도인데요.

2013년 3차 핵실험을 포함해 지난 달까지 세 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이 같은 핵 실험과 그와 병행해 진행한 미사일 개발을 통해 북한이 어느 정도 수준의 핵능력을 갖게 됐고, 이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는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지난 달 9일 5차 핵실험을 발표하며 북한은 ‘핵탄두’의 위력, 특히 핵탄두 개발의 기준들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北 핵무기 연구소 성명(지난달 9일) : "핵탄두가 표준화, 규격화됨으로써 우리는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으며..."

<인터뷰>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핵탄두란 표현하고 그 다음에 표준화라는 게 있죠. 표준화는 아주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 많이 만들, 다량화거든요 사실은. 그래서 이제 소형화 그 다음에 다량화 그건 이제 전술화고 그 다음에 바로 전술, 그리고 한 단계 더 나가면 전략 무기에 싣기 직전이다..."

특히 소형화는, 북한의 주력 미사일인 스커드B에 싣는 것을 기준으로, 무게 1톤 이내, 직경은 90센티미터 이내로 탄두를 만드는 것.

결국 핵폭탄 운반 체계로 이어집니다.

북한은 이미 스커드 미사일을 비롯해, 중거리 미사일인 노동과 무수단, 그리고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기지와 이동 수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잠수함 탄도 미사일, SLBM의 시험 발사 성공으로 북핵은, 한반도는 물론 주변국 미군기지와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소위 투발수단까지, 장거리 미사일뿐 아니라, 잠수함에서 쏘는 건 굉장히 무섭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굳이 장거리일 필요가 없죠. 어딘가 해저 바다 밑으로 해서 근처에서 쏴버리면 되는데,.. 5차 실험 다음에 이제는 우리가 자신 있게 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할 수가 있다. 그러니까 더 이상 위력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걸 은연중에 국제 사회에 공포를 한 것이죠."

군사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쯤 핵탄두 장착 미사일이 실전 배치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그렇다면 향후 북한을 둘러싸고 펼쳐질만한 예상 시나리오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녹취> 바지파이(당시 인도 총리/1998년 5월) : "우리는 포크란 기지에서 세 차례의 핵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인도는 1974년 첫 핵실험 이후 1998년, 다섯 차례 핵 실험을 감행했고, 파키스탄은 같은 해 여섯 차례의 핵 실험을 한꺼번에 실시했습니다.

두 나라 모두 미국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핵보유국으로 묵인 받았습니다.

북한이 바로 이 점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사실 북한은 인도 모델을 굉장히 부러워하죠. 그래서 자신들이 개발한 핵무기가 현재 10개 정도로 추정이 되는데 이중에 5개 정도는 막대한 보상을 받고 포기하고 나머지 5개는 여전히 핵을 보유함으로써 일종의 체제도 살리면서 또 경제도 살리는 그런 핵과 경제 병진 노선의 최종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파키스탄과 인도는 애초 NPT에 가입하지 않았고, 북한과 달리 중국에 대한 견제나 테러와의 전쟁 거점 제공처럼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도움이 됐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란이 핵 개발을 추진하자 미국은 지난 2012년 이란에 대한 국제적 금수 조치를 주도했습니다.

석유 수출이 정부 수입의 70%를 차지했던 이란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고 이후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제재에서 벗어나기로 미국과 합의했습니다.

<녹취> 존 케리(미 국무 장관/지난 1월) : "이란이 핵 프로그램 상당 부분을 변경해 사실상 해체하면서 의무를 다했습니다."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 방식은 이 같은 이란식 모델과 닮았습니다.

하지만 북한 경제는 이란보다 훨씬 폐쇄적인데다, 중국이 경제 생명선을 유지해주고 있어, 효과를 확실히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1994년 1차 핵 위기 당시 미국이 북한 영변 핵시설 공습을 검토하며 거론됐던 선제타격론.

최근 마이크 멀린 전 미 합참의장의 발언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녹취> 마이크 멀린(前 미 합참의장/지난달 16일) : "우리가 방어력을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이론적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나 예전에 미사일을 쐈던 곳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보복 공격에 따른 피해가 워낙 클 수 있어 현실성이 없다는 게 증평이지만, 언급만으로도 북한이 연일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놓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정치권에서 가장 논란이 뜨거운 시나리오는 핵무장론입니다.

이른바 킬체인이나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등 국내 핵 방어 전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자체 핵무장으로 북한과 공포의 균형을 맞춰야한다는 논리입니다.

미국의 전술핵을 국내에 재배치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반대 주장은 물론 NPT 가입국으로서의 한계, 대신 확장된 핵 억지력을 제공하겠다는 미국의 반대로 현실성은 높지 않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한국도 핵무장 국가로 나아가는데 북한의 핵 무장을 어떻게 해제시키느냐에 반론이 등장할 수밖에 없고 이것은 중국으로 하여금 오히려 북한을 두둔하고 북한의 제재를 소홀히 하는 결과를 야기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주 열린, 미 대선 부통령 후보 TV 토론회에서도 북한 문제가 주요 사안으로 다뤄졌습니다.

<녹취> 일레인 퀴하노(토론 진행자) : "만약 북한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면 선제적 조치를 하시겠습니까?"

<녹취> 팀 케인(미 민주당 부통령 후보) :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임박한 위협에 대해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외교적 노력도 동시에 강조됐습니다.

<녹취> 마이크 펜스(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 : "핵 전력 현대화를 포함해서 군사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효과적인 외교가 필요합니다."

압박과 협상, 이 같은 미국의 정책이 언제든 행동으로 가시화되는 상황에 우리 정부가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폭주 10년, 그로인해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인 개성공단까지 멈춰섰고 동북아에선 신 냉전이 거론될 정도로 외교적 긴장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모레 북한 노동당 창당일을 계기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추가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실질적인 대응책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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