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엔진’ 멈춘 공단…이제는 한숨만

입력 2016.10.21 (08:12) 수정 2016.10.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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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발표되는 경제 관련 수치들을 보면 암울합니다.

올해 경제도 성장률 전망치가 줄곧 하향 조정됐는데, 내년도 역시 쉽지 않아보입니다.

한국은행 발표를 보면, 올해 1월만 해도 3.2% 대 성장을 예상했는데, 3개월마다 낮추더니 최근엔 2.8%까지 하향 조정했습니다.

하지만, 민간 경제 연구소들은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2~2.6% 수치를 제시했는데요.

무엇보다 대외 경제 여건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올해 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고,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성장 둔화 전망이 나옵니다.

유럽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요.

여기에 국내 경기도 건설투자 축소나 가계빚 문제 등 악재가 많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7 사태는 1등 기업도 흔들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이렇다 보니 주력 산업들을 떠받치는 부품단지에선 한숨 소리만 들리고 있습니다.

먼저, 산업현장을 최대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국내 최대 규모의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

자동차와 전자, 기계 등 우리 주력 산업을 떠받치는 부품 생산 기지입니다.

만 8천 개 중소기업이 입주해 있습니다.

지난 3월 폐업한 한 스마트폰 부품 업체.

제조 설비가 공장 한편에 방치돼 있습니다.

부품을 싣고 내리던 주자창엔 쓰레기만 나뒹굽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판매부진 여파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인터뷰>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시설 철거하느라고 몇 사람 있었고, 지금은 완전히 (아무도) 없고. 아예 다 뜯어가고 없는 거죠."

공단 인근에 있는 최대규모의 중고 기계 유통단지입니다.

문을 닫은 공장에서 나온 기계들이 거래됩니다.

기계 매물은 많은데, 수요는 거의 없다 보니, 새 주인을 찾지 못한 물건들이 창고마다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인터뷰> 문동주(시화 기계유통단지조합 회장) : "경기가 좋을 때는 보통 한 달 안에 모든 것이 소진이 되는데, 지금은 보통 6개월 정도 걸립니다."

불황의 그림자는 공단 인근 식당가에도 드리워졌습니다.

실적이 나빠진 회사들은 회식을 줄였고, 잔업이 감소하면서 야식 배달도 뜸해졌습니다.

<인터뷰> 정역선(중국음식점 사장/15년 영업) : "그전에는 한 사람당 (주문하는 게)8천 원, 만 원. 지금은 한 6천 원. 회사 자체에서도 6천 원도 부담스러운가 봐요. 그만큼 어렵다는 거죠."

주요 산업의 잇따라 침체에 빠지면서, 우리 경제를 이끌던 산업공단의 성장 엔진도 차갑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대수입니다.

<기자 멘트>

보신 것처럼 한국 경제 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공장 가동률, 현재 70%로 떨어졌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산업 경쟁력도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수출은 지난 7월까지 19개월 연속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요.

우리나라 13대 주요 수출 품목을 보면 감소폭은 더 두드러집니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컴퓨터 등이 들어가는데요.

13대 품목 수출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마이너스 11.8%를 기록했습니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5.3%로 4년 만에 0.4% 포인트가 떨어졌습니다.

가계 상황도 여전히 심각합니다.

가계빚, 1250조 원을 넘어섰는데, 연말쯤엔 13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가계 빚은 지난 1년 동안 10% 이상 늘었는데, 소득증가율은 1% 안팎에 그칩니다.

5년 전만 해도 100만 원을 벌었을 때, 빚을 갚는데 18만 3천원을 썼는데, 이제는 24만 3천 원을 써야 합니다.

당연히,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는 경제 불황 타개책으로 4차 산업혁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발명으로 시작됐고,

2차 산업혁명은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 변화였죠.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 기술인 3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

지금은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같은 소프트파워를 적용한 '지능화'된 생산,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선두주자는 독일입니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는데, 정부가 연구소, 대학, 기업과 함께 협동체제를 구축했습니다.

미국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입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세계 선도 기업들이 온갖 신사업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정부가 적극 주도하고 있습니다.

"3년 안에 택배 배달용 드론을 만들고 5년 안에 자율 주행 버스를 상용화 해라"

아베 총리가 지난해 11월 밝힌 목표점입니다.

우리도 구체적인 산업 재편 방향을 잡고 과감한 변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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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 엔진’ 멈춘 공단…이제는 한숨만
    • 입력 2016-10-21 08:14:48
    • 수정2016-10-21 09:00:14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요즘 발표되는 경제 관련 수치들을 보면 암울합니다.

올해 경제도 성장률 전망치가 줄곧 하향 조정됐는데, 내년도 역시 쉽지 않아보입니다.

한국은행 발표를 보면, 올해 1월만 해도 3.2% 대 성장을 예상했는데, 3개월마다 낮추더니 최근엔 2.8%까지 하향 조정했습니다.

하지만, 민간 경제 연구소들은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2~2.6% 수치를 제시했는데요.

무엇보다 대외 경제 여건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올해 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고,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성장 둔화 전망이 나옵니다.

유럽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요.

여기에 국내 경기도 건설투자 축소나 가계빚 문제 등 악재가 많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7 사태는 1등 기업도 흔들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이렇다 보니 주력 산업들을 떠받치는 부품단지에선 한숨 소리만 들리고 있습니다.

먼저, 산업현장을 최대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국내 최대 규모의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

자동차와 전자, 기계 등 우리 주력 산업을 떠받치는 부품 생산 기지입니다.

만 8천 개 중소기업이 입주해 있습니다.

지난 3월 폐업한 한 스마트폰 부품 업체.

제조 설비가 공장 한편에 방치돼 있습니다.

부품을 싣고 내리던 주자창엔 쓰레기만 나뒹굽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판매부진 여파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인터뷰> 인근 공장 직원(음성변조) : "시설 철거하느라고 몇 사람 있었고, 지금은 완전히 (아무도) 없고. 아예 다 뜯어가고 없는 거죠."

공단 인근에 있는 최대규모의 중고 기계 유통단지입니다.

문을 닫은 공장에서 나온 기계들이 거래됩니다.

기계 매물은 많은데, 수요는 거의 없다 보니, 새 주인을 찾지 못한 물건들이 창고마다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인터뷰> 문동주(시화 기계유통단지조합 회장) : "경기가 좋을 때는 보통 한 달 안에 모든 것이 소진이 되는데, 지금은 보통 6개월 정도 걸립니다."

불황의 그림자는 공단 인근 식당가에도 드리워졌습니다.

실적이 나빠진 회사들은 회식을 줄였고, 잔업이 감소하면서 야식 배달도 뜸해졌습니다.

<인터뷰> 정역선(중국음식점 사장/15년 영업) : "그전에는 한 사람당 (주문하는 게)8천 원, 만 원. 지금은 한 6천 원. 회사 자체에서도 6천 원도 부담스러운가 봐요. 그만큼 어렵다는 거죠."

주요 산업의 잇따라 침체에 빠지면서, 우리 경제를 이끌던 산업공단의 성장 엔진도 차갑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대수입니다.

<기자 멘트>

보신 것처럼 한국 경제 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공장 가동률, 현재 70%로 떨어졌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산업 경쟁력도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수출은 지난 7월까지 19개월 연속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요.

우리나라 13대 주요 수출 품목을 보면 감소폭은 더 두드러집니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컴퓨터 등이 들어가는데요.

13대 품목 수출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마이너스 11.8%를 기록했습니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5.3%로 4년 만에 0.4% 포인트가 떨어졌습니다.

가계 상황도 여전히 심각합니다.

가계빚, 1250조 원을 넘어섰는데, 연말쯤엔 13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가계 빚은 지난 1년 동안 10% 이상 늘었는데, 소득증가율은 1% 안팎에 그칩니다.

5년 전만 해도 100만 원을 벌었을 때, 빚을 갚는데 18만 3천원을 썼는데, 이제는 24만 3천 원을 써야 합니다.

당연히,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는 경제 불황 타개책으로 4차 산업혁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발명으로 시작됐고,

2차 산업혁명은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 변화였죠.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 기술인 3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

지금은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같은 소프트파워를 적용한 '지능화'된 생산,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선두주자는 독일입니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는데, 정부가 연구소, 대학, 기업과 함께 협동체제를 구축했습니다.

미국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입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세계 선도 기업들이 온갖 신사업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정부가 적극 주도하고 있습니다.

"3년 안에 택배 배달용 드론을 만들고 5년 안에 자율 주행 버스를 상용화 해라"

아베 총리가 지난해 11월 밝힌 목표점입니다.

우리도 구체적인 산업 재편 방향을 잡고 과감한 변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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