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겉으론 ‘상생’ 뒤로는 ‘현금’

입력 2016.10.21 (17:08) 수정 2016.10.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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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기업이 만드는 대형마트가 들어설 때면 항상 지역 상인들과 갈등이 벌어지는데요.

이때 상생협약을 맺으면 분쟁이 해결되는데, 실제로는 현금이 오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정윤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음 달 개장을 앞둔 한 대형마트.

사업 초기 인근 상인들이 피해 우려를 호소하자,

<녹취> 대형마트 인근 상인(음성변조) : "걱정되죠. 지금도 이렇게 (장사가) 안 되고 있는데…"

대형마트측은 상인 대표격인 수퍼마켓조합과 영업 시간 등을 규정한 상생협약서를 작성합니다.

이 협약으로 중소기업청의 사업조정도 종료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작성된 또하나의 서류, 대형마트측이 두 차례에 걸쳐 현금 8억 원을 수퍼마켓조합의 계좌에 입금한다는 이면 합의섭니다.

<녹취> 대형마트 관계자(음성변조) : "거기서(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물류센터가 있어서요. 상생기금으로 해서 시설개선사업 지원을 했습니다."

분쟁 해결을 위한 사업조정기간엔 금품이 오가는 것이 행정 지도로 금지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합의서에는 상호 비밀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맺고 있습니다.

지난해 작성된 또 다른 유통 대기업과 상인대표 조합의 합의서, 역시 비밀유지 조항과 함께 현금 5천만 원을 입금한다는 내용입니다.

사실상 업계의 관행인데, 행정 지침을 어기고 있는 것입니다.

<녹취> 김종민(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 : "말로는 상생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면 대기업이 현금을 동원해서 지역 상권을 장악하려는 겁니다. 이런 행태는 바로 잡아야 됩니다."

지난해까지 대형마트 입점 등과 관련한 사업조정 8백여 건 가운데 6백여 건이 자율 조정, 상당수가 상생기금 명목의 현금이 건너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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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마트 겉으론 ‘상생’ 뒤로는 ‘현금’
    • 입력 2016-10-21 17:12:10
    • 수정2016-10-21 17: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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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기업이 만드는 대형마트가 들어설 때면 항상 지역 상인들과 갈등이 벌어지는데요.

이때 상생협약을 맺으면 분쟁이 해결되는데, 실제로는 현금이 오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정윤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음 달 개장을 앞둔 한 대형마트.

사업 초기 인근 상인들이 피해 우려를 호소하자,

<녹취> 대형마트 인근 상인(음성변조) : "걱정되죠. 지금도 이렇게 (장사가) 안 되고 있는데…"

대형마트측은 상인 대표격인 수퍼마켓조합과 영업 시간 등을 규정한 상생협약서를 작성합니다.

이 협약으로 중소기업청의 사업조정도 종료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작성된 또하나의 서류, 대형마트측이 두 차례에 걸쳐 현금 8억 원을 수퍼마켓조합의 계좌에 입금한다는 이면 합의섭니다.

<녹취> 대형마트 관계자(음성변조) : "거기서(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물류센터가 있어서요. 상생기금으로 해서 시설개선사업 지원을 했습니다."

분쟁 해결을 위한 사업조정기간엔 금품이 오가는 것이 행정 지도로 금지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합의서에는 상호 비밀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맺고 있습니다.

지난해 작성된 또 다른 유통 대기업과 상인대표 조합의 합의서, 역시 비밀유지 조항과 함께 현금 5천만 원을 입금한다는 내용입니다.

사실상 업계의 관행인데, 행정 지침을 어기고 있는 것입니다.

<녹취> 김종민(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 : "말로는 상생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면 대기업이 현금을 동원해서 지역 상권을 장악하려는 겁니다. 이런 행태는 바로 잡아야 됩니다."

지난해까지 대형마트 입점 등과 관련한 사업조정 8백여 건 가운데 6백여 건이 자율 조정, 상당수가 상생기금 명목의 현금이 건너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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