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폭식·정신 불안·권력 남용…김정은 3남매에 무슨 일이?

입력 2016.10.29 (08:09) 수정 2016.10.2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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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북한의 핵 폭주를 이해하려면 3대 세습 체제를 이룬 김정은 일가를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물론 첩보와 정보가 혼재돼 있는 만큼 걸러들어야 한다지만, 요즘 김정은 3남매의 동향은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폭음과 폭식, 여기에 정신 불안과 권력 남용 등의 정황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김정은-김정철-김여정 3남매에게 요즘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추적해봤습니다.

<리포트>

김정일 사망 1년 전인 2010년, 북한 노동당 창당 65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북한은 이례적으로 외신 기자들을 대거 초청했고, 열병식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녹취> 앨리나 조(CNN 기자) : "폐쇄적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국가 가운데 하나인 북한에 서양 언론이 초대된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김정일과 나란히 주석단에 선 셋째아들 김정은.

당시 열병식은 김정은의 공식 데뷔 무대이자 3대 세습을 본격화하는 자리였다.

지난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 군중대회.

턱과 목에 부쩍 살이 붙었고, 복부비만도 심각해 보인다.

눈에 띄게 살이 찐 모습은 비슷한 상황의 영상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2012년 북한이 쏘아올린 장거리 미사일 발사 관련 기록영화.

당시 앳된 얼굴에 상대적으로 날렵한 모습이 낯설게까지 느껴진다.

4년 뒤인 올해 초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비슷한 옷차림에 비슷한 동선을 보여준 김정은.

체중 증가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한 눈에 들어온다.

취임 직후 90kg 정도로 추정되던 김정은의 몸무게는 올해 들어 약 130kg으로, 40kg 정도 늘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비만으로 인해 심혈관 질환 등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인터뷰> 김소연(전 北 김일성 만수무강연구소 책임연구원) : "살이 많이 찌면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고 혈액도 탁해지고... 다 찐득찐득해질 거 아니에요. 그러면 심장에 제일 많은 부담을 주죠. 당뇨와 심부전, 고혈압, 다 합해진 종합병원이라고 볼 수 있죠."

여기에 술과 담배까지 더해지면서 지방간이나 간경화, 폐 기능 저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씨 일가의 건강을 관리하는 김일성 만수무강연구소에서 10년 동안 근무했던 의사 출신 탈북자 김소연 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로 이어지는 가족력과 식습관, 생활습관도 문제로 꼽는다.

<인터뷰> 김소연(전 北 김일성 만수무강연구소 책임연구원) : "김일성은 물론 심장이 많이 안 좋았어요. 김정일 자체는 처음에는 건강했어요. 어느 순간부터 살이 찌기 시작한 게, 지도자가 된 다음부터. 승계를 받았잖아요? 그때부터 3년 동안을 잠을 안자고 그 때부터 폭음하고 폭식하고 막 하다보니까..."

어머니인 고용희로 인한 유전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인터뷰> 김소연(전 北 김일성 만수무강연구소 책임연구원) : "고용희가 만수대 예술단을 할 때 신체검사를 했었어요. 저희가 나와서... 그럴 때 조금 부정맥이 있었어요. 심장이 많이 안좋은 관계였죠."

지난 19일 국정원의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졌다.

<녹취> 이완영(국회 정보위원/지난 19일) : "김정은은 과음·과식하는 식습관, 무절제한 생활, 심장병 가족력으로 미뤄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한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건강 이상설. 정보기관은 그 원인을 스트레스로 인한 폭음과 폭식으로 지적했다.

사나흘에 한번씩은 술 파티를 하고 하룻밤에 와인 10병을 마신다는 해외 공관원들의 증언도 전해졌다.

김정은이 폭음과 폭식으로 떨치고자 하는 스트레스의 원인은 다름 아닌 신변 불안에 있다.

지난 3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한미연합 군사훈련.

당시 학계와 언론에서는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휘부를 제거하는 이른바 ‘참수작전’이 언급됐다.

참수작전은 북한의 핵 도발을 전제로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를 제거해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겠는 것...

실제 미군 특수부대는 이 참수작전을 통해 사담 후세인을 제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은 매체를 동원해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녹취> 지난 2월, 조선중앙TV(북한군 최고사령부 성명) : "적들의 특수작전 무력과 작전 장비들이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보이는 경우 그를 사전에 철저히 제압하기 위한 선제적인 정의의 작전 수행에 진입할 것이다."

참수작전으로 인해 김정은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의 방증으로 풀이된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김정은으로서는 참수작전, 지휘부 제거 작전, 대량 응징 보복 작전 이런 말들이 신경에 얼마나 거슬리겠습니까? 미군과 한국군의 특수전 능력이 과연 어떤거냐, 평양까지 들어올 수가 있는거냐, 그리고 미국이나 한국군이 갖고 있는 정밀 포탄이나 정밀 미사일들이 두께 얼마만큼을 뚫고 들어올 수 있는 것이냐 이런 자료들을 요구했다는 것이거든요."

실제 2013년 2백여 차례나 됐던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점차 줄어들어 올해는 현재까지 백 차례 정도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은 일정이나 동선을 수시로 바꾸는가 하면, 해외에서 폭발물과 독극물 탐지 장비까지 들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은을 경호하는 호위사령부의 병력이 최대 12만 명으로, 김정일 때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는 점도 그의 공포심을 뒷받침한다.

이 같은 스트레스와 공포감이 내부적으론 폭정과 공포정치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녹취> 김병기(국회 정보위원/지난 19일) : "국정원은 지난해 현영철 처형 이후 일시 자제했던 숙청도 올해 안보리 제재 이후 재개됐으며, 공개처형은 올해부터 지난 9월까지 모두 64명에 이르렀다고 보고했습니다."

당 간부와 주민들을 상대로 행해지는 공포정치...

자신과 피를 나눈 친형조차 불안과 공포로부터 자유롭진 못하다.

한때 김정일의 후계자로 거론됐던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

지난 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에릭 클랩턴의 공연장을 찾은 모습이 포착됐다.

이복형인 김정남을 대신해 한때 후계 1순위로 꼽히던 김정철.

하지만 유약한 성격과 건강 문제 등으로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뒤,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을 정도로 권력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이로 인해 심각한 정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정보기관은 전한다.

<녹취> 이완영(국회 정보위원/지난 19일) : "김정철은 권력에서 철저히 소외된 채 감시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고 술에 취하면 헛것이 보이고 호텔방 안에서는 술병을 깨고 행패를 부리는 등 약간의 정신불안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해 겨울에는 동생 김정은에게 “제 구실도 못 하는 나를 한 품에 안아 보살펴 주는 크나큰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충성 편지까지 썼다고 한다.

평생 동생의 심기를 살펴야하는 위태로운 처지인 셈이다.

여동생인 김여정의 입지는 이와는 달라 보인다.

지난 5월 7차 당대회 당시, 주석단에 오른 김정은의 곁에서 꽃다발을 받아드는 김정은의 친동생 김여정이 보인다.

공식 석상에서 김정은의 주변을 맴돌며 오빠를 밀착 수행해온 김여정은 특유의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김정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단 한 사람, 또한 김정은이 믿고 중용하는 인물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녹취> 지난 5월 10일, 조선중앙TV : "당 중앙위원회 위원... 김여정"

1987년생으로 알려진 김여정은 지난 5월, 29살의 나이로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올랐다.

김정일의 동생 김경희가 42살에야 당 중앙위원에 오른 것과 비교해도 초고속 승진인 셈이다.

보직도 김정은 우상화와 당의 선전 업무를 맡는 핵심 조직인 선전선동부 부부장.

여기에 김정은의 통치 자금 관리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년간 후계자 수업을 했던 김정일과 달리, 권력 기반이 약한 김정은이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혈육에게 중책을 맡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뷰> 박영자(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은밀한 자금을 관리하는 통치자금이나 사람조직 관리 자금을 하는 건 보통 친족, 아주 가까운 믿을만한 친족이 하고 믿을만하면서 그 다음에 권력을 넘보지 않을 사람. 그런 사람으로서 김여정이..."

이 때문에 김여정이 간부들의 사소한 실수도 수시로 처벌하고 지방 생산시설로 보내는이른바 혁명화 조치를 하는 등 권력 남용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김정은의 신임이 크니까 자기보다 상급인 김기남 선전선동부장, 그리고 최휘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혁명화 시키고 그런 것 아닙니까. 그게 왜 그런가 하면 김여정이 하는 말이 김여정이 하는 말인지 김정은의 말인지 사람들이 분간해 낼 방도가 없습니다. '그게 김정은 동지가 하신 말씀이 맞습니까?’ 하고 물어볼 수 있는 풍토가 전혀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여성의 정치적 지위가 낮은 북한 사회에서 김정은 유고시 김여정이 오빠를 대신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정일 사망 이후 남편 장성택이 처형되고 권력에서 완전히 밀려난 김경희처럼 오빠인 김정은과 운명공동체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이복형이자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그 배경엔 다름 아닌 중국이 있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김정남이 주로 중국 영향권에 있는 나라들에 다녀요. 중국으로서는 여러 생각이 있을 수 있겠죠. 만약 김정은이 어떤 사태가 생겨서 물러났을 경우에 대안 세력의 하나로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고요. 또 우리만 모르는 중국 사람들과 김정남 사이에 어떤 커넥션 같은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평양 일부 지역에서 전기와 수도가 끊기자 주민들이 시당 위원회에 몰려가 항의하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여름 큰 수해를 입은 함경북도에서는 ‘인재’라는 지적과 함께 복구 작업이 더딘 것도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올해 입국한 탈북민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까이 증가한 것 역시 민심 이반의 증거로 꼽히고 있다.

<인터뷰> 박영자(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2015년, 15년 이후의 탈북자들은 김정은에 대한 거부가 상당히 늘어났습니다. 이건 이제 김정은이 말로써, 언술로써 인민 사랑, 인민을 위한 생활을 계속했는데 그동안 행보가 아주 잦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하고, 그러다보니까 인민들이 지쳐나가는 거죠, 점점."

밖으로는 국제 사회의 제재와 군사 작전의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김정은.

안으로는 극심한 공포정치와 민생을 외면한 행보로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 몰려있다.

피를 나눈 형제들조차 감시하고 두려워하는 상황.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이 위태로워 보이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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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9 08:33:55
    • 수정2016-10-29 08: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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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북한의 핵 폭주를 이해하려면 3대 세습 체제를 이룬 김정은 일가를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물론 첩보와 정보가 혼재돼 있는 만큼 걸러들어야 한다지만, 요즘 김정은 3남매의 동향은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폭음과 폭식, 여기에 정신 불안과 권력 남용 등의 정황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김정은-김정철-김여정 3남매에게 요즘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추적해봤습니다.

<리포트>

김정일 사망 1년 전인 2010년, 북한 노동당 창당 65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북한은 이례적으로 외신 기자들을 대거 초청했고, 열병식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녹취> 앨리나 조(CNN 기자) : "폐쇄적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국가 가운데 하나인 북한에 서양 언론이 초대된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김정일과 나란히 주석단에 선 셋째아들 김정은.

당시 열병식은 김정은의 공식 데뷔 무대이자 3대 세습을 본격화하는 자리였다.

지난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 군중대회.

턱과 목에 부쩍 살이 붙었고, 복부비만도 심각해 보인다.

눈에 띄게 살이 찐 모습은 비슷한 상황의 영상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2012년 북한이 쏘아올린 장거리 미사일 발사 관련 기록영화.

당시 앳된 얼굴에 상대적으로 날렵한 모습이 낯설게까지 느껴진다.

4년 뒤인 올해 초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비슷한 옷차림에 비슷한 동선을 보여준 김정은.

체중 증가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한 눈에 들어온다.

취임 직후 90kg 정도로 추정되던 김정은의 몸무게는 올해 들어 약 130kg으로, 40kg 정도 늘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비만으로 인해 심혈관 질환 등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인터뷰> 김소연(전 北 김일성 만수무강연구소 책임연구원) : "살이 많이 찌면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고 혈액도 탁해지고... 다 찐득찐득해질 거 아니에요. 그러면 심장에 제일 많은 부담을 주죠. 당뇨와 심부전, 고혈압, 다 합해진 종합병원이라고 볼 수 있죠."

여기에 술과 담배까지 더해지면서 지방간이나 간경화, 폐 기능 저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씨 일가의 건강을 관리하는 김일성 만수무강연구소에서 10년 동안 근무했던 의사 출신 탈북자 김소연 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로 이어지는 가족력과 식습관, 생활습관도 문제로 꼽는다.

<인터뷰> 김소연(전 北 김일성 만수무강연구소 책임연구원) : "김일성은 물론 심장이 많이 안 좋았어요. 김정일 자체는 처음에는 건강했어요. 어느 순간부터 살이 찌기 시작한 게, 지도자가 된 다음부터. 승계를 받았잖아요? 그때부터 3년 동안을 잠을 안자고 그 때부터 폭음하고 폭식하고 막 하다보니까..."

어머니인 고용희로 인한 유전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인터뷰> 김소연(전 北 김일성 만수무강연구소 책임연구원) : "고용희가 만수대 예술단을 할 때 신체검사를 했었어요. 저희가 나와서... 그럴 때 조금 부정맥이 있었어요. 심장이 많이 안좋은 관계였죠."

지난 19일 국정원의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졌다.

<녹취> 이완영(국회 정보위원/지난 19일) : "김정은은 과음·과식하는 식습관, 무절제한 생활, 심장병 가족력으로 미뤄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한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건강 이상설. 정보기관은 그 원인을 스트레스로 인한 폭음과 폭식으로 지적했다.

사나흘에 한번씩은 술 파티를 하고 하룻밤에 와인 10병을 마신다는 해외 공관원들의 증언도 전해졌다.

김정은이 폭음과 폭식으로 떨치고자 하는 스트레스의 원인은 다름 아닌 신변 불안에 있다.

지난 3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한미연합 군사훈련.

당시 학계와 언론에서는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휘부를 제거하는 이른바 ‘참수작전’이 언급됐다.

참수작전은 북한의 핵 도발을 전제로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를 제거해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겠는 것...

실제 미군 특수부대는 이 참수작전을 통해 사담 후세인을 제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은 매체를 동원해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녹취> 지난 2월, 조선중앙TV(북한군 최고사령부 성명) : "적들의 특수작전 무력과 작전 장비들이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보이는 경우 그를 사전에 철저히 제압하기 위한 선제적인 정의의 작전 수행에 진입할 것이다."

참수작전으로 인해 김정은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의 방증으로 풀이된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김정은으로서는 참수작전, 지휘부 제거 작전, 대량 응징 보복 작전 이런 말들이 신경에 얼마나 거슬리겠습니까? 미군과 한국군의 특수전 능력이 과연 어떤거냐, 평양까지 들어올 수가 있는거냐, 그리고 미국이나 한국군이 갖고 있는 정밀 포탄이나 정밀 미사일들이 두께 얼마만큼을 뚫고 들어올 수 있는 것이냐 이런 자료들을 요구했다는 것이거든요."

실제 2013년 2백여 차례나 됐던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점차 줄어들어 올해는 현재까지 백 차례 정도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은 일정이나 동선을 수시로 바꾸는가 하면, 해외에서 폭발물과 독극물 탐지 장비까지 들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은을 경호하는 호위사령부의 병력이 최대 12만 명으로, 김정일 때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는 점도 그의 공포심을 뒷받침한다.

이 같은 스트레스와 공포감이 내부적으론 폭정과 공포정치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녹취> 김병기(국회 정보위원/지난 19일) : "국정원은 지난해 현영철 처형 이후 일시 자제했던 숙청도 올해 안보리 제재 이후 재개됐으며, 공개처형은 올해부터 지난 9월까지 모두 64명에 이르렀다고 보고했습니다."

당 간부와 주민들을 상대로 행해지는 공포정치...

자신과 피를 나눈 친형조차 불안과 공포로부터 자유롭진 못하다.

한때 김정일의 후계자로 거론됐던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

지난 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에릭 클랩턴의 공연장을 찾은 모습이 포착됐다.

이복형인 김정남을 대신해 한때 후계 1순위로 꼽히던 김정철.

하지만 유약한 성격과 건강 문제 등으로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뒤,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을 정도로 권력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이로 인해 심각한 정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정보기관은 전한다.

<녹취> 이완영(국회 정보위원/지난 19일) : "김정철은 권력에서 철저히 소외된 채 감시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고 술에 취하면 헛것이 보이고 호텔방 안에서는 술병을 깨고 행패를 부리는 등 약간의 정신불안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해 겨울에는 동생 김정은에게 “제 구실도 못 하는 나를 한 품에 안아 보살펴 주는 크나큰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충성 편지까지 썼다고 한다.

평생 동생의 심기를 살펴야하는 위태로운 처지인 셈이다.

여동생인 김여정의 입지는 이와는 달라 보인다.

지난 5월 7차 당대회 당시, 주석단에 오른 김정은의 곁에서 꽃다발을 받아드는 김정은의 친동생 김여정이 보인다.

공식 석상에서 김정은의 주변을 맴돌며 오빠를 밀착 수행해온 김여정은 특유의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김정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단 한 사람, 또한 김정은이 믿고 중용하는 인물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녹취> 지난 5월 10일, 조선중앙TV : "당 중앙위원회 위원... 김여정"

1987년생으로 알려진 김여정은 지난 5월, 29살의 나이로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올랐다.

김정일의 동생 김경희가 42살에야 당 중앙위원에 오른 것과 비교해도 초고속 승진인 셈이다.

보직도 김정은 우상화와 당의 선전 업무를 맡는 핵심 조직인 선전선동부 부부장.

여기에 김정은의 통치 자금 관리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년간 후계자 수업을 했던 김정일과 달리, 권력 기반이 약한 김정은이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혈육에게 중책을 맡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뷰> 박영자(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은밀한 자금을 관리하는 통치자금이나 사람조직 관리 자금을 하는 건 보통 친족, 아주 가까운 믿을만한 친족이 하고 믿을만하면서 그 다음에 권력을 넘보지 않을 사람. 그런 사람으로서 김여정이..."

이 때문에 김여정이 간부들의 사소한 실수도 수시로 처벌하고 지방 생산시설로 보내는이른바 혁명화 조치를 하는 등 권력 남용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김정은의 신임이 크니까 자기보다 상급인 김기남 선전선동부장, 그리고 최휘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혁명화 시키고 그런 것 아닙니까. 그게 왜 그런가 하면 김여정이 하는 말이 김여정이 하는 말인지 김정은의 말인지 사람들이 분간해 낼 방도가 없습니다. '그게 김정은 동지가 하신 말씀이 맞습니까?’ 하고 물어볼 수 있는 풍토가 전혀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여성의 정치적 지위가 낮은 북한 사회에서 김정은 유고시 김여정이 오빠를 대신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정일 사망 이후 남편 장성택이 처형되고 권력에서 완전히 밀려난 김경희처럼 오빠인 김정은과 운명공동체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이복형이자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그 배경엔 다름 아닌 중국이 있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김정남이 주로 중국 영향권에 있는 나라들에 다녀요. 중국으로서는 여러 생각이 있을 수 있겠죠. 만약 김정은이 어떤 사태가 생겨서 물러났을 경우에 대안 세력의 하나로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고요. 또 우리만 모르는 중국 사람들과 김정남 사이에 어떤 커넥션 같은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평양 일부 지역에서 전기와 수도가 끊기자 주민들이 시당 위원회에 몰려가 항의하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여름 큰 수해를 입은 함경북도에서는 ‘인재’라는 지적과 함께 복구 작업이 더딘 것도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올해 입국한 탈북민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까이 증가한 것 역시 민심 이반의 증거로 꼽히고 있다.

<인터뷰> 박영자(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2015년, 15년 이후의 탈북자들은 김정은에 대한 거부가 상당히 늘어났습니다. 이건 이제 김정은이 말로써, 언술로써 인민 사랑, 인민을 위한 생활을 계속했는데 그동안 행보가 아주 잦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하고, 그러다보니까 인민들이 지쳐나가는 거죠, 점점."

밖으로는 국제 사회의 제재와 군사 작전의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김정은.

안으로는 극심한 공포정치와 민생을 외면한 행보로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 몰려있다.

피를 나눈 형제들조차 감시하고 두려워하는 상황.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이 위태로워 보이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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