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자구안 수준된 구조조정

입력 2016.11.02 (07:44) 수정 2016.11.0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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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정부가 조선업과 해운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놨습니다. 기존 조선 3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나랏돈을 21조 원 넘게 푼다는 것입니다.

해외 주문이 끊긴 조선업계에 군함과 경비정 등 공공 선박을 조기 발주해 당장의 위기를 넘기고 조선사별로 직영 인력을 30%가량 감축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구조조정이야말로 한국경제가 살길이라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며 대우조선에 대해 퇴출 결정을 내릴듯했던 정부의 조선업계 구조조정은 구체적인 세부계획 없이 결론이 났습니다. 정부는 당초 컨설팅 보고서를 토대로 구조조정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대우조선의 독자 생존은 어렵다는 컨설팅 결과는 대책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인원 감축과 자회사 매각 등 조선 3사가 내놓은 자구안에서 크게 진전된 것도 없습니다. 업계 반발과 천문학적인 대출을 떠안은 국책은행의 부실을 감안해 구조조정이 아닌 조선 산업 구조를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입니다.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이 1위부터 3위까지의 해운사를 하나로 합병하고 중국이 3천 개에 달하던 조선사를 3백 개로 줄여나가는 고통을 감내하며 경쟁력을 확보한 것과는 온도차가 큽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소용돌이치고 있는 시점에 발표된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지난 1년 동안 도대체 무얼 한 거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은 눈 감은 채 소리만 요란했던 땜질식 처방으로 부실의 늪에 빠진 조선업계나 우리 경제가 과연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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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자구안 수준된 구조조정
    • 입력 2016-11-02 07:44:28
    • 수정2016-11-02 08: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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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정부가 조선업과 해운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놨습니다. 기존 조선 3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나랏돈을 21조 원 넘게 푼다는 것입니다.

해외 주문이 끊긴 조선업계에 군함과 경비정 등 공공 선박을 조기 발주해 당장의 위기를 넘기고 조선사별로 직영 인력을 30%가량 감축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구조조정이야말로 한국경제가 살길이라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며 대우조선에 대해 퇴출 결정을 내릴듯했던 정부의 조선업계 구조조정은 구체적인 세부계획 없이 결론이 났습니다. 정부는 당초 컨설팅 보고서를 토대로 구조조정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대우조선의 독자 생존은 어렵다는 컨설팅 결과는 대책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인원 감축과 자회사 매각 등 조선 3사가 내놓은 자구안에서 크게 진전된 것도 없습니다. 업계 반발과 천문학적인 대출을 떠안은 국책은행의 부실을 감안해 구조조정이 아닌 조선 산업 구조를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입니다.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이 1위부터 3위까지의 해운사를 하나로 합병하고 중국이 3천 개에 달하던 조선사를 3백 개로 줄여나가는 고통을 감내하며 경쟁력을 확보한 것과는 온도차가 큽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소용돌이치고 있는 시점에 발표된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지난 1년 동안 도대체 무얼 한 거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은 눈 감은 채 소리만 요란했던 땜질식 처방으로 부실의 늪에 빠진 조선업계나 우리 경제가 과연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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