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출연금 강요, 진상 밝혀야

입력 2016.11.09 (07:43) 수정 2016.11.0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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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진 해설위원]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업의 약점을 이용해 출연금을 강요하고, 기업들은 마치 보험을 들듯이 돈을 냈습니다. 이 같은 정경유착의 악습은 수십 년째 변한 게 없습니다. 재벌 총수들이 대통령과 독대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최순실 씨 모녀 회사에 별도로 돈을 준 삼성전자와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됐습니다.

재벌 총수들과 대통령의 독대 자리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갔냐 하는 게 핵심입니다. 이들 총수들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53개 기업 가운데 10여 개 회사는 적자 상태로 법인세도 못 낼 형편입니다. 지난해 30대 재벌의 당기순이익 중 삼성과 현대차 등 5대 재벌이 95%를 차지해 기업의 양극화 현상도 뚜렷합니다. 출연금을 포함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준조세는 지난해 50조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법인세보다도 5조 원 정도가 많습니다. 사정이 어려워도 돈을 줄 수밖에 없는 게 서글픈 현실입니다. 이 과정에서 비선 실세들의 역할과 전횡에는 말문이 막힐 지경입니다. 삼성은 출연금 외에도 최 씨 회사에 35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승마 발전 차원이라고 해명하지만 실세란 점을 의식한 사실상 뇌물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롯데는 강요를 못 이겨 70억 원을 추가로 냈으나, 수사를 앞두고 되돌려 받았습니다. 부영은 출연금을 강요받는 자리에서 세무조사 무마를 요청했다가 없던 일이 돼버렸습니다. 약점을 이용한 출연금 강요와 뒷거래 시도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뇌물죄 성립 여부가 관심입니다. 구체적 대가성이 없더라도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된 판례가 있습니다. 법을 떠나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야 합니다. 조그만 감사의 선물도 김영란법으로 처벌됩니다. 그럴듯한 명분만 내세우면 수십억 원씩 오가는 거래는 치외법권이 되고 있습니다. 그 뒤에서 실세들은 웃고 있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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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출연금 강요, 진상 밝혀야
    • 입력 2016-11-09 07:46:15
    • 수정2016-11-09 0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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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진 해설위원]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업의 약점을 이용해 출연금을 강요하고, 기업들은 마치 보험을 들듯이 돈을 냈습니다. 이 같은 정경유착의 악습은 수십 년째 변한 게 없습니다. 재벌 총수들이 대통령과 독대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최순실 씨 모녀 회사에 별도로 돈을 준 삼성전자와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됐습니다.

재벌 총수들과 대통령의 독대 자리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갔냐 하는 게 핵심입니다. 이들 총수들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53개 기업 가운데 10여 개 회사는 적자 상태로 법인세도 못 낼 형편입니다. 지난해 30대 재벌의 당기순이익 중 삼성과 현대차 등 5대 재벌이 95%를 차지해 기업의 양극화 현상도 뚜렷합니다. 출연금을 포함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준조세는 지난해 50조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법인세보다도 5조 원 정도가 많습니다. 사정이 어려워도 돈을 줄 수밖에 없는 게 서글픈 현실입니다. 이 과정에서 비선 실세들의 역할과 전횡에는 말문이 막힐 지경입니다. 삼성은 출연금 외에도 최 씨 회사에 35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승마 발전 차원이라고 해명하지만 실세란 점을 의식한 사실상 뇌물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롯데는 강요를 못 이겨 70억 원을 추가로 냈으나, 수사를 앞두고 되돌려 받았습니다. 부영은 출연금을 강요받는 자리에서 세무조사 무마를 요청했다가 없던 일이 돼버렸습니다. 약점을 이용한 출연금 강요와 뒷거래 시도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뇌물죄 성립 여부가 관심입니다. 구체적 대가성이 없더라도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된 판례가 있습니다. 법을 떠나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야 합니다. 조그만 감사의 선물도 김영란법으로 처벌됩니다. 그럴듯한 명분만 내세우면 수십억 원씩 오가는 거래는 치외법권이 되고 있습니다. 그 뒤에서 실세들은 웃고 있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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