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이후 금융 혼란 하루만에 진정된 까닭은?

입력 2016.11.1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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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에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커지자 아시아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요동치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 가치가 급등하고 금값이 폭등했다. 하지만 정작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직후부터 세계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을 되찾았다. 이변을 일으키면서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가 금융시장에서도 반전을 일으킨 셈이다.

사실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높인 것은 트럼프 자신이었다. 그는 종종 자신의 당선으로 브렉시트보다 더한 충격을 주겠다며 공언해 왔다. 이에 미국 월스트리트 전문가들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주가가 7~15% 급락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 수락 연설에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그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모든 사람, 모든 국가를 공정하게 대할 것이라며 적대감보다는 공통점을, 갈등보다는 파트너쉽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연설 내용이 알려지면서 자국중심주의로 갈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다소 완화시켰고, 전세계 금융 지표들은 미국 대선 이전으로 모두 되돌아갔다.


하지만 이 연설 하나 만으로 그의 정책 기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확신하기는 다소 이르다. 또한 과거 유세에서 밝혀 온 정책기조를 한순간에 바꾼 셈이어서 이번 당선 수락 연설의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기도 쉽지 않다. 단지 분명한 것은 과거에 비해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인지도 더욱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당선자는 후보시절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해왔다. 어떤 때는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며 옐런 미연준 이사회 의장을 비난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저금리로 경기 부양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자가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을 대변하며 인기를 얻어왔고, 지속적으로 월스트리트를 비난해 왔다는 점에서 산업자본의 이해에 반하는 급격한 금리 인상을 지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기준금리 결정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권한이지만, 대통령이 인사권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트럼프 경제 정책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보호무역주의 강화다. 트럼프 당선자가 모든 국가를 공정하게 대하고 파트너쉽을 강화할 것이라고는 했지만, 주요 지지층인 저소득 백인 근로자 계층이 세계화와 FTA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특히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 TPP는 임기내 비준을 회피하거나 아예 폐기할 가능성도 있다. 사실 우리나라가 TPP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TPP는 일본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하는 효과가 있다. 또 한미 FTA 재검토나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이 수출 중심인 우리나라에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 시장의 충격이 하루만에 진정되기는 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라고 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세계 경제의 주류였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트렌드 자체가 바뀔 수도 있는 만큼 미국의 정책 기조 변화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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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당선 이후 금융 혼란 하루만에 진정된 까닭은?
    • 입력 2016-11-10 18:24:24
    경제
9일에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커지자 아시아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요동치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 가치가 급등하고 금값이 폭등했다. 하지만 정작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직후부터 세계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을 되찾았다. 이변을 일으키면서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가 금융시장에서도 반전을 일으킨 셈이다.

사실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높인 것은 트럼프 자신이었다. 그는 종종 자신의 당선으로 브렉시트보다 더한 충격을 주겠다며 공언해 왔다. 이에 미국 월스트리트 전문가들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주가가 7~15% 급락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 수락 연설에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그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모든 사람, 모든 국가를 공정하게 대할 것이라며 적대감보다는 공통점을, 갈등보다는 파트너쉽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연설 내용이 알려지면서 자국중심주의로 갈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다소 완화시켰고, 전세계 금융 지표들은 미국 대선 이전으로 모두 되돌아갔다.


하지만 이 연설 하나 만으로 그의 정책 기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확신하기는 다소 이르다. 또한 과거 유세에서 밝혀 온 정책기조를 한순간에 바꾼 셈이어서 이번 당선 수락 연설의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기도 쉽지 않다. 단지 분명한 것은 과거에 비해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인지도 더욱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당선자는 후보시절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해왔다. 어떤 때는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며 옐런 미연준 이사회 의장을 비난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저금리로 경기 부양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자가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을 대변하며 인기를 얻어왔고, 지속적으로 월스트리트를 비난해 왔다는 점에서 산업자본의 이해에 반하는 급격한 금리 인상을 지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기준금리 결정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권한이지만, 대통령이 인사권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트럼프 경제 정책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보호무역주의 강화다. 트럼프 당선자가 모든 국가를 공정하게 대하고 파트너쉽을 강화할 것이라고는 했지만, 주요 지지층인 저소득 백인 근로자 계층이 세계화와 FTA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특히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 TPP는 임기내 비준을 회피하거나 아예 폐기할 가능성도 있다. 사실 우리나라가 TPP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TPP는 일본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하는 효과가 있다. 또 한미 FTA 재검토나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이 수출 중심인 우리나라에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 시장의 충격이 하루만에 진정되기는 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라고 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세계 경제의 주류였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트렌드 자체가 바뀔 수도 있는 만큼 미국의 정책 기조 변화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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