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체차’에 점령당한 ‘임산부 전용 주차장’

<앵커 멘트>

일부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주차장에 임산부 전용구역을 만들어놨는데요,

대부분은 '얌체 차량'들이 점령하고 있다고 합니다.

법적 단속 근거도 없어서 그야말로 있으나 마나 한 임산부 배려 조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세중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구청 주차장입니다.

주차장 150면 가운데 5면이 임산부 전용구역입니다.

일반 주차면보다 넓게 만들고 입구에 가까이 배치해 몸이 무거운 임산부를 배려했습니다.

이 임산부 자동차 표지가 붙어있는 차량만 이곳에 주차할 수 있는데요, 보시다시피 이곳에 주차된 차량 모두 확인증이 없습니다.

다른 공영주차장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주차장 한 면씩을 임산부 전용으로 만들어놨지만 대부분 '얌체 차량'의 차집니다.

<녹취> 운전자(음성변조) : "(임산부 전용 주차장인 것 모르셨어요?) 원서접수만 잠깐 하고 오려고 하는데…."

임신 7개월 차 임산부와 동행해 봤습니다.

전용 구역이 모두 차 있어 10분 넘게 주차장을 빙글빙글 돌아야 했습니다.

<인터뷰> 박소라(서울시 성동구/임신 7개월) : "전용 주차장 있다고 해서 차 가지고 왔는데 와보니 일반차량이 다 있어서 세 바퀴 돌다가 겨우 자리 찾아서 주차했어요."

장애인 주차규정을 위반하면 과태료 10만 원이지만, 임산부 주차구역의 경우 얌체 차량을 단속할 법 규정도 없습니다.

<녹취> 서울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임산부 주차장에 대해선 관련 상위법이라든가 이런 것에서 정한 바는 없습니다."

임산부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는 자치단체는 전국에 50여 곳.

법적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은 한 시민들의 양보와 배려에만 기대야 할 처집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