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국민연금이 어떤 돈인데…

입력 2016.11.24 (07:43) 수정 2016.11.24 (08:3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임오진 해설위원]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공단의 의사결정 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외압과 함께 삼성의 최순실 씨 특혜 지원 등에 대한 의혹입니다. 급기야 검찰이 압수수색과 함께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뇌물죄 혐의 적용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삼성은 수년 전부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 구조 개편을 추진했습니다. 그 핵심이 이들 두 회사의 합병으로, 그 결과 삼성 일가는 지분 30.4%를, 이 부회장은 17%로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합병은 삼성물산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찬성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제일모직 주가의 3분의 1 가격에 합병하게 돼 손실이 불가피했습니다.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에는 전문위원회의 의견수렴 절차는 생략됐고, 자문기관의 반대 의견도 무시됐습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내부 문건도 나왔습니다. 결국, 당시 권력 실세와 친분이 있던 기금운용본부장의 뜻대로 된 것입니다. 청와대의 입김이나 복지부의 압력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종 결정을 전후해서는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만났고, 삼성은 재단출연금 204억 원과는 별도로 지원 명목으로 최순실 씨에게 35억 원, 장시호 씨에게는 16억 원을 건넸습니다. 대가성을 따지는 뇌물죄 적용이 검토되는 이윱니다. 삼성물산의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도, 법원은 합병에 따른 삼성물산의 주식평가가 너무 낮고,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의 주식을 팔아 주가관리를 도와줬을 개연성이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한 복지단체는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으로 당시 8백억 원 가까운 손실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에, 삼성 일가는 경영권 승계뿐만 아니라 무려 4천5백억 원이 넘는 이득을 본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국민들의 노후를 위한 자금이 특정 재벌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적절한 거래 수단으로 전락했던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국민연금이 어떤 돈인데…
    • 입력 2016-11-24 07:43:34
    • 수정2016-11-24 08:38:05
    뉴스광장
[임오진 해설위원]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공단의 의사결정 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외압과 함께 삼성의 최순실 씨 특혜 지원 등에 대한 의혹입니다. 급기야 검찰이 압수수색과 함께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뇌물죄 혐의 적용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삼성은 수년 전부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 구조 개편을 추진했습니다. 그 핵심이 이들 두 회사의 합병으로, 그 결과 삼성 일가는 지분 30.4%를, 이 부회장은 17%로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합병은 삼성물산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찬성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제일모직 주가의 3분의 1 가격에 합병하게 돼 손실이 불가피했습니다.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에는 전문위원회의 의견수렴 절차는 생략됐고, 자문기관의 반대 의견도 무시됐습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내부 문건도 나왔습니다. 결국, 당시 권력 실세와 친분이 있던 기금운용본부장의 뜻대로 된 것입니다. 청와대의 입김이나 복지부의 압력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종 결정을 전후해서는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만났고, 삼성은 재단출연금 204억 원과는 별도로 지원 명목으로 최순실 씨에게 35억 원, 장시호 씨에게는 16억 원을 건넸습니다. 대가성을 따지는 뇌물죄 적용이 검토되는 이윱니다. 삼성물산의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도, 법원은 합병에 따른 삼성물산의 주식평가가 너무 낮고,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의 주식을 팔아 주가관리를 도와줬을 개연성이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한 복지단체는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으로 당시 8백억 원 가까운 손실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에, 삼성 일가는 경영권 승계뿐만 아니라 무려 4천5백억 원이 넘는 이득을 본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국민들의 노후를 위한 자금이 특정 재벌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적절한 거래 수단으로 전락했던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