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AI 비상…대응 체계 재점검해야

입력 2016.11.25 (21:24) 수정 2016.11.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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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번 AI, 지난 16일 첫 농가 발생 이후 열흘째인 오늘(25일)까지, 6개 시군에서 확진 판정이 나왔습니다.

AI는 보통 인접 농가를 따라 퍼지기 때문에 방역도 지역 매몰처분이 중심이 되는데요.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천안 다음 전북,수도권까지, 단 며칠 동안 동시다발적인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충남북과 전남북 지역, 이 지역에서 오리의 90% 가까이가 사육됩니다.

그래서 이 일대를 서해안 오리 벨트라고도 하는데요.

철새들이 많이 머무는 지역과도 겹칩니다.

얼마 전엔 강원도 원주에서 텃새인 수리 부엉이의 AI 감염도 확인됐습니다.

이동이 없는 텃새가 감염됐다는 건 모든 조류가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뜻이라, 어디든 AI 안심지대가 아니란 결론이 나옵니다.

이번 AI의 특이점은 또 있습니다.

대개 오리가 AI에 걸리면 최대 일주일 잠복기를 거치고 폐사율도 낮았었는데, 이번엔 발병 하루 이틀만에 폐사한다는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주목할 점은, 초기에 AI 확진이 나온 4곳에서 바이러스의 유전자 형태가 모두 다르다는 겁니다.

유전자 변이가 전파력이나 병원성을 강하게 한 건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파 속도와 형태 등이 기존의 예측을 뛰어 넘는 이번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 발생하면 매몰처분하는 식의 AI 대응 체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석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말 천안에서 채취한 철새 가검물의 AI 바이러스에서 특이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H5N6형 바이러스긴 한데, 내부 유전자 중 하나가 변이를 일으켜 H4N2형에 가까워진 겁니다.

지금까지 검사 결과가 나온 익산 철새와 해남 닭, 음성 오리의 경우도 바이러스 유전자가 모두 달랐습니다.

<인터뷰> 김경규(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 "(AI 바이러스) 안에 있는 나머지 6개 유전자 중에, 내부 여섯개 유전자 중에 두 개의 유전자는 차이가 좀 나는 것으로..."

유전자 변이 형태에 따라 전염성이나 독성 등은 제각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녹취> 송창선(건국대 수의학과 교수) : "종별로 나타나는 특이성에 대한 부분은 내부 유전자가 관여를 하죠. 오리에서는 좀 더 세고, 닭에서는 좀 더 약하고 이런 정도."

만일 바이러스 변이가 확산된다면, AI가 국내 텃새 등에 토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2003년 이후 지금까지 AI 매몰처리 비용만 6천2백억 원이 들었는데, 이런 방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영세한 가금류 농장을 통합해 규모를 키운 뒤 방역시설을 현대화하고, 3차례 이상 AI가 재발한 곳에서는 가금류를 키울 수 없게 하는 방안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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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종 AI 비상…대응 체계 재점검해야
    • 입력 2016-11-25 21:28:01
    • 수정2016-11-28 1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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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번 AI, 지난 16일 첫 농가 발생 이후 열흘째인 오늘(25일)까지, 6개 시군에서 확진 판정이 나왔습니다. AI는 보통 인접 농가를 따라 퍼지기 때문에 방역도 지역 매몰처분이 중심이 되는데요.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천안 다음 전북,수도권까지, 단 며칠 동안 동시다발적인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충남북과 전남북 지역, 이 지역에서 오리의 90% 가까이가 사육됩니다. 그래서 이 일대를 서해안 오리 벨트라고도 하는데요. 철새들이 많이 머무는 지역과도 겹칩니다. 얼마 전엔 강원도 원주에서 텃새인 수리 부엉이의 AI 감염도 확인됐습니다. 이동이 없는 텃새가 감염됐다는 건 모든 조류가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뜻이라, 어디든 AI 안심지대가 아니란 결론이 나옵니다. 이번 AI의 특이점은 또 있습니다. 대개 오리가 AI에 걸리면 최대 일주일 잠복기를 거치고 폐사율도 낮았었는데, 이번엔 발병 하루 이틀만에 폐사한다는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주목할 점은, 초기에 AI 확진이 나온 4곳에서 바이러스의 유전자 형태가 모두 다르다는 겁니다. 유전자 변이가 전파력이나 병원성을 강하게 한 건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파 속도와 형태 등이 기존의 예측을 뛰어 넘는 이번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 발생하면 매몰처분하는 식의 AI 대응 체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석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말 천안에서 채취한 철새 가검물의 AI 바이러스에서 특이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H5N6형 바이러스긴 한데, 내부 유전자 중 하나가 변이를 일으켜 H4N2형에 가까워진 겁니다. 지금까지 검사 결과가 나온 익산 철새와 해남 닭, 음성 오리의 경우도 바이러스 유전자가 모두 달랐습니다. <인터뷰> 김경규(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 "(AI 바이러스) 안에 있는 나머지 6개 유전자 중에, 내부 여섯개 유전자 중에 두 개의 유전자는 차이가 좀 나는 것으로..." 유전자 변이 형태에 따라 전염성이나 독성 등은 제각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녹취> 송창선(건국대 수의학과 교수) : "종별로 나타나는 특이성에 대한 부분은 내부 유전자가 관여를 하죠. 오리에서는 좀 더 세고, 닭에서는 좀 더 약하고 이런 정도." 만일 바이러스 변이가 확산된다면, AI가 국내 텃새 등에 토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2003년 이후 지금까지 AI 매몰처리 비용만 6천2백억 원이 들었는데, 이런 방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영세한 가금류 농장을 통합해 규모를 키운 뒤 방역시설을 현대화하고, 3차례 이상 AI가 재발한 곳에서는 가금류를 키울 수 없게 하는 방안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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