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거대 눈덩이’…북반구 기록적 한파 예고
입력 2016.11.28 (13:26)
수정 2016.11.2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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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 [뉴스9] 시베리아 ‘거대 눈덩이’ 수천 개…북반구 혹한 경고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의 해안가에 거대한 눈덩이(snow ball)들이 몰려왔다. 크기는 테니스공부터 농구공 정도까지 다양하고 최대 직경은 90cm에 이른다. 북극권에 위치한 작은 자치구인 나이다(Nyda)는 세계에서 7번째로 긴 오비강 초입에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10월 말부터 마을 해변 약 17km 구간에 이상한 눈덩이 수천 개가 쌓이기 시작했고 현지 언론도 기이한 장관을 보도했다.

거대한 눈덩이는 오비만으로 밀려들어온 바닷물이 빠져나가다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혹한에 얼어버리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에는 작은 얼음이었지만 차가운 모래 위를 휩쓸려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일이 반복되면서 엄청난 크기의 눈덩이로 변했다. 눈사람을 만들 때 눈덩이를 굴리는 것과 비슷하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눈덩이로는 최대 크기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이례적인 장관이 만들어진 것은 시베리아에 찾아온 급작스러운 추위에 있다. 이번달 시베리아지역은 올 최대로 기온이 떨어졌고 폭설이 쏟아지면서 눈덮인 면적은 1998년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10월 말과 11월 말의 눈덮인 면적을 비교하면 시베리아의 서쪽지역에 최근 많은 눈이 쌓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적설이 일찍 시작돼 오랫동안 녹지 않고 쌓여있다는 얘기는 대륙이 일찍부터 냉각돼 성층권까지 영향을 주고 북극의 대기에도 변화를 줄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베리아의 폭설 소식에 기상학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미 MIT 등의 기후학자들은 시베리아의 눈덮임 면적과 북극진동, 북반구 한파의 연관성을 매우 크게 보고 있기 때문인다. 북극지역의 대기 흐름을 보여주는 북극진동 지수는 음의 값이 되면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로 많이 흘러내려오고 있음을 뜻한다.

실제 북극진동 지수를 봤더니 9월 말부터 음의 값으로 떨어져 11월 중반까지 요동쳤다. 예년보다 비정상적으로 일찍 음의 값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인데, 북극 얼음 면적이 올 10월을 전후해 최소로 줄어들면서 북극의 한기를 가두어두던 제트기류가 약해져 찬 공기가 아래로 밀려왔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그 결과 시베리아 등 유라시아지역에 갑작스러운 추위와 함께 폭설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북극진동 지수는 잠시 양의 값을 되찾았다가 11월 하순부터 다시 음으로 곤두박질쳤다. 올겨울에는 이렇게 음의 값을 유지하며 북극 제트기류가 요동치고 북반구 곳곳에 한파를 몰고올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북미 북동부와 서유럽에는 눈폭풍과 함께 예년보다 1~2도 정도 낮은 한파가 예측되고 있다. 2014년 겨울 미국 뉴욕의 폭설과 2009년과 2010년 유럽의 혹한은 바로 북극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몰고온 기록적인 현상들이었다.
과학자들은 북극 한기의 한 축이 아시아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2월 상순에는 예년기온을 조금 웃돌 것으로 보이지만, 중순 이후에는 시베리아의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한파가 몰려올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했다. 또 1월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북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슈퍼 엘니뇨로 이상 난동을 기록했던 지난 겨울과는 차원이 다른 추위가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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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베리아 ‘거대 눈덩이’…북반구 기록적 한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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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6-11-28 22:05:08

[연관 기사] ☞ [뉴스9] 시베리아 ‘거대 눈덩이’ 수천 개…북반구 혹한 경고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의 해안가에 거대한 눈덩이(snow ball)들이 몰려왔다. 크기는 테니스공부터 농구공 정도까지 다양하고 최대 직경은 90cm에 이른다. 북극권에 위치한 작은 자치구인 나이다(Nyda)는 세계에서 7번째로 긴 오비강 초입에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10월 말부터 마을 해변 약 17km 구간에 이상한 눈덩이 수천 개가 쌓이기 시작했고 현지 언론도 기이한 장관을 보도했다.

거대한 눈덩이는 오비만으로 밀려들어온 바닷물이 빠져나가다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혹한에 얼어버리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에는 작은 얼음이었지만 차가운 모래 위를 휩쓸려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일이 반복되면서 엄청난 크기의 눈덩이로 변했다. 눈사람을 만들 때 눈덩이를 굴리는 것과 비슷하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눈덩이로는 최대 크기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이례적인 장관이 만들어진 것은 시베리아에 찾아온 급작스러운 추위에 있다. 이번달 시베리아지역은 올 최대로 기온이 떨어졌고 폭설이 쏟아지면서 눈덮인 면적은 1998년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10월 말과 11월 말의 눈덮인 면적을 비교하면 시베리아의 서쪽지역에 최근 많은 눈이 쌓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적설이 일찍 시작돼 오랫동안 녹지 않고 쌓여있다는 얘기는 대륙이 일찍부터 냉각돼 성층권까지 영향을 주고 북극의 대기에도 변화를 줄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베리아의 폭설 소식에 기상학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미 MIT 등의 기후학자들은 시베리아의 눈덮임 면적과 북극진동, 북반구 한파의 연관성을 매우 크게 보고 있기 때문인다. 북극지역의 대기 흐름을 보여주는 북극진동 지수는 음의 값이 되면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로 많이 흘러내려오고 있음을 뜻한다.

실제 북극진동 지수를 봤더니 9월 말부터 음의 값으로 떨어져 11월 중반까지 요동쳤다. 예년보다 비정상적으로 일찍 음의 값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인데, 북극 얼음 면적이 올 10월을 전후해 최소로 줄어들면서 북극의 한기를 가두어두던 제트기류가 약해져 찬 공기가 아래로 밀려왔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그 결과 시베리아 등 유라시아지역에 갑작스러운 추위와 함께 폭설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북극진동 지수는 잠시 양의 값을 되찾았다가 11월 하순부터 다시 음으로 곤두박질쳤다. 올겨울에는 이렇게 음의 값을 유지하며 북극 제트기류가 요동치고 북반구 곳곳에 한파를 몰고올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북미 북동부와 서유럽에는 눈폭풍과 함께 예년보다 1~2도 정도 낮은 한파가 예측되고 있다. 2014년 겨울 미국 뉴욕의 폭설과 2009년과 2010년 유럽의 혹한은 바로 북극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몰고온 기록적인 현상들이었다.
과학자들은 북극 한기의 한 축이 아시아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2월 상순에는 예년기온을 조금 웃돌 것으로 보이지만, 중순 이후에는 시베리아의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한파가 몰려올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했다. 또 1월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북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슈퍼 엘니뇨로 이상 난동을 기록했던 지난 겨울과는 차원이 다른 추위가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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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실 기자 weez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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