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폭우에 떨어진 ‘꽃가루’ 때문에 6명 사망

입력 2016.11.28 (20:33) 수정 2016.11.2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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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와 호주의 계절은 정반대죠.

요즘 호주 멜버른에선 천둥을 동반한 폭우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비 때문이 아니라 폭우로 인한 꽃가루 때문입니다.

박찬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찬 바람에 큰 트램펄린이 날아가고, 비바람이 거세지자 해안가 사람들도 황급히 자리를 피합니다.

지난주, 강한 비바람과 천둥이 몰아친 뒤 구급대에 걸려온 응급 전화는 모두 1900여 통, 평소의 다섯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녹취> 질 헤네시(빅토리아 주 보건장관 ) : "7시가 지난 후에 매 4~5초 마다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모두 호흡 곤란을 호소했습니다.

<녹취> 제임스(환자) "숨 쉬기가 힘들었습니다. 점점 더 악화됐어요."

호흡곤란 증세로 응급실을 찾은 사람은 모두 8천 5백여 명, 이로 인한 사망자도 지금까지 여섯 명에 달합니다.

이들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습니다.

<녹취> 존(희생자 삼촌) : "캐리는 예쁘고 멋진 아이었어요. 형이 심폐 소생술을 했어요. 20분 넘게 계속 했죠."

18살인 이 학생은 졸업 직전 목숨을 잃었습니다.

<녹취> 제흐라(희생자 친구) :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어요."

3명은 위독한 상태라 향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환자들과 사망자들은 일명 '뇌우천식' 즉, 천둥을 동반한 폭우때 발생하는 천식때문에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뇌우천식은 호밀 꽃가루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상적인 호밀 꽃가루는 코털을 통해 걸러집니다.

하지만 날씨가 갑자기 급변하며 호밀 꽃가루가 폭풍우에 구름 속으로 실려가 구름 안의 습기를 머금게 되면 수천 개의 매우 작은 입자로 나뉘게 됩니다.

이렇게 부서진 입자들이 걸러지지 못한 채 폐 속으로 들어가 천식 증상이 심해지게 되는 겁니다.

<녹취> 쉥크(디킨 대학교 생명공학 부교수) "지난 24시간 동안 비가 안왔을 때는 1 ㎥ 당 1000개의 입자가 발견됐지만 비가 온 뒤에는 54000개가 넘었습니다."

1983년 영국 버밍엄에서 유사 증상이 처음 발견됐고 이후 1987년과 89년에 맬버른에서 발생한 뒤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뇌우천식'을 경험하는 96%가 특히 호밀 꽃가루에 알레르기 양성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멜버른에선 4계절 중 습한 봄에 천식과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이 자주 고통받곤 합니다.

하지만 이번 뇌우 천식 증상을 겪은 환자들 중 3분의 1은 이전에 천식을 앓아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호주 보건 당국은 비상에 걸렸습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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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폭우에 떨어진 ‘꽃가루’ 때문에 6명 사망
    • 입력 2016-11-28 20:37:42
    • 수정2016-11-28 20:41:29
    글로벌24
<앵커 멘트>

우리와 호주의 계절은 정반대죠.

요즘 호주 멜버른에선 천둥을 동반한 폭우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비 때문이 아니라 폭우로 인한 꽃가루 때문입니다.

박찬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찬 바람에 큰 트램펄린이 날아가고, 비바람이 거세지자 해안가 사람들도 황급히 자리를 피합니다.

지난주, 강한 비바람과 천둥이 몰아친 뒤 구급대에 걸려온 응급 전화는 모두 1900여 통, 평소의 다섯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녹취> 질 헤네시(빅토리아 주 보건장관 ) : "7시가 지난 후에 매 4~5초 마다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모두 호흡 곤란을 호소했습니다.

<녹취> 제임스(환자) "숨 쉬기가 힘들었습니다. 점점 더 악화됐어요."

호흡곤란 증세로 응급실을 찾은 사람은 모두 8천 5백여 명, 이로 인한 사망자도 지금까지 여섯 명에 달합니다.

이들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습니다.

<녹취> 존(희생자 삼촌) : "캐리는 예쁘고 멋진 아이었어요. 형이 심폐 소생술을 했어요. 20분 넘게 계속 했죠."

18살인 이 학생은 졸업 직전 목숨을 잃었습니다.

<녹취> 제흐라(희생자 친구) :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어요."

3명은 위독한 상태라 향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환자들과 사망자들은 일명 '뇌우천식' 즉, 천둥을 동반한 폭우때 발생하는 천식때문에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뇌우천식은 호밀 꽃가루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상적인 호밀 꽃가루는 코털을 통해 걸러집니다.

하지만 날씨가 갑자기 급변하며 호밀 꽃가루가 폭풍우에 구름 속으로 실려가 구름 안의 습기를 머금게 되면 수천 개의 매우 작은 입자로 나뉘게 됩니다.

이렇게 부서진 입자들이 걸러지지 못한 채 폐 속으로 들어가 천식 증상이 심해지게 되는 겁니다.

<녹취> 쉥크(디킨 대학교 생명공학 부교수) "지난 24시간 동안 비가 안왔을 때는 1 ㎥ 당 1000개의 입자가 발견됐지만 비가 온 뒤에는 54000개가 넘었습니다."

1983년 영국 버밍엄에서 유사 증상이 처음 발견됐고 이후 1987년과 89년에 맬버른에서 발생한 뒤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뇌우천식'을 경험하는 96%가 특히 호밀 꽃가루에 알레르기 양성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멜버른에선 4계절 중 습한 봄에 천식과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이 자주 고통받곤 합니다.

하지만 이번 뇌우 천식 증상을 겪은 환자들 중 3분의 1은 이전에 천식을 앓아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호주 보건 당국은 비상에 걸렸습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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