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운동부입니다 그 후 10년] ⑥ ‘유식한 운동부’ 가능합니까?

입력 2016.12.13 (17:03) 수정 2016.12.1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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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한 운동부' 현실에도 있다!

10년 전만 해도. 아니 지금도 종종 있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운동하는 놈들이 아는 게 뭐가 있어? 밥만 먹고 운동만 하는데." 과거에는 운동을 시작하는 동기가 대부분 이랬다. '매일 빵 먹을 수 있다고 해서요.' 그러나 더는 배가 고파서 헝그리 정신으로 운동하는 시대가 아니다. 흥미가 있어서, 재능이 있어서 운동을 시작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다시 무식한 운동부라는 선입견으로 돌아가 보자. '운동부=무식'이라는 선입견이 일부 존재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죄송합니다 운동부입니다 그 후 10년> 기획 리포트에서 보듯 연세대 농구부에서 공부도 함께한 박재현 씨는 고등학교 교사가 됐다. 프로농구 삼성에서 뛰고 있는 이동엽 선수도 '유식한 운동부' 출신 농구 선수다. 공부 잘하는 엘리트 선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사기 캐릭터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

삼성 이동엽 씨는 2007년 연세대 농구부의 학습권 보장 프로젝트 이후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가 설립되고 홈앤어웨이 방식의 리그제 도입, 시험 기간 대회 개최 금지 등의 규정이 마련되면서 탄생하게 된 유식한 운동부의 대표 모델이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는 2010년 설립 이후 해마다 학업 성적과 경기력이 동시에 우수한 학생 선수를 뽑아왔다. 이동엽 씨는 2014년 농구 부문 최우수상 주인공이다. 대학 졸업 당시 학점이 평균 3점 후반대였다. 동시에 고려대 농구부 주장으로 팀을 대학농구리그 3년 연속 우승으로 이끌었다. 학업과 운동 두 마리 토끼가 그의 손아귀에 있었다. 이동엽 씨는 '운이 좋았다'고 표현한다.

"제가 운이 좋았던 게 저 입학 1~2년 전부터 대학리그가 생겼어요. 그래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기간에는 경기할 수 없게 돼 있었어요."

운동부도 학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건이 마련됐고 최소한의 시험 준비는 가능해졌다.

"사실 조별과제 같은 거 받으면 너무 어렵죠. 특히 전공과목 아닌 경우에는 아무래도... 제가 아무리 운동 외의 시간에 공부해도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은 정말 친구들한테 밥 사고 하면서 도움받았어요."

공부도 습관 '내 길은 내가 만든다'

대학 농구부 시절 학업 경험으로 이동엽 씨는 공부의 가치를 깨달았다. 더는 공부할 의무가 없는 프로 선수가 된 지금도 대학원 진학을 위해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은퇴 이후의 삶, 농구 선수가 아닌 이동엽의 인생을 위해서다. 이동엽의 미래를 결정할 때 보다 많은, 폭넓은 범위에서 가능성을 살펴보고 싶기 때문이다.

"길이 너무 한정된 게 아쉬웠어요. 은퇴했을 때 생각하면 그냥 지도자, 그 길밖에 안보였거든요. 심리학 다음으로 제가 좋아한 게 경영학과 마케팅이었는데 그런 부분에 많이 관심 두고 공부하고 있어요."


프로 선수 출신의 구단주 또는 연맹 회장, 과거에는 꿈도 꿀 수 없었지만, 이제는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공부하는 운동선수 이동엽이 바로 미래의 가능성이다.

<'죄송합니다. 운동부입니다.' 그 후 10년>은 KBS 학교 체육 특집 다큐멘터리 '한국 스포츠 개혁 10년 새로운 출발점에 서다'를 재구성한 연속 기획 리포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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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죄송합니다 운동부입니다 그 후 10년] ⑥ ‘유식한 운동부’ 가능합니까?
    • 입력 2016-12-13 17:03:46
    • 수정2016-12-13 17:03:56
    죄송합니다 운동부입니다
'유식한 운동부' 현실에도 있다! 10년 전만 해도. 아니 지금도 종종 있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운동하는 놈들이 아는 게 뭐가 있어? 밥만 먹고 운동만 하는데." 과거에는 운동을 시작하는 동기가 대부분 이랬다. '매일 빵 먹을 수 있다고 해서요.' 그러나 더는 배가 고파서 헝그리 정신으로 운동하는 시대가 아니다. 흥미가 있어서, 재능이 있어서 운동을 시작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다시 무식한 운동부라는 선입견으로 돌아가 보자. '운동부=무식'이라는 선입견이 일부 존재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죄송합니다 운동부입니다 그 후 10년> 기획 리포트에서 보듯 연세대 농구부에서 공부도 함께한 박재현 씨는 고등학교 교사가 됐다. 프로농구 삼성에서 뛰고 있는 이동엽 선수도 '유식한 운동부' 출신 농구 선수다. 공부 잘하는 엘리트 선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사기 캐릭터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 삼성 이동엽 씨는 2007년 연세대 농구부의 학습권 보장 프로젝트 이후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가 설립되고 홈앤어웨이 방식의 리그제 도입, 시험 기간 대회 개최 금지 등의 규정이 마련되면서 탄생하게 된 유식한 운동부의 대표 모델이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는 2010년 설립 이후 해마다 학업 성적과 경기력이 동시에 우수한 학생 선수를 뽑아왔다. 이동엽 씨는 2014년 농구 부문 최우수상 주인공이다. 대학 졸업 당시 학점이 평균 3점 후반대였다. 동시에 고려대 농구부 주장으로 팀을 대학농구리그 3년 연속 우승으로 이끌었다. 학업과 운동 두 마리 토끼가 그의 손아귀에 있었다. 이동엽 씨는 '운이 좋았다'고 표현한다. "제가 운이 좋았던 게 저 입학 1~2년 전부터 대학리그가 생겼어요. 그래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기간에는 경기할 수 없게 돼 있었어요." 운동부도 학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건이 마련됐고 최소한의 시험 준비는 가능해졌다. "사실 조별과제 같은 거 받으면 너무 어렵죠. 특히 전공과목 아닌 경우에는 아무래도... 제가 아무리 운동 외의 시간에 공부해도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은 정말 친구들한테 밥 사고 하면서 도움받았어요." 공부도 습관 '내 길은 내가 만든다' 대학 농구부 시절 학업 경험으로 이동엽 씨는 공부의 가치를 깨달았다. 더는 공부할 의무가 없는 프로 선수가 된 지금도 대학원 진학을 위해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은퇴 이후의 삶, 농구 선수가 아닌 이동엽의 인생을 위해서다. 이동엽의 미래를 결정할 때 보다 많은, 폭넓은 범위에서 가능성을 살펴보고 싶기 때문이다. "길이 너무 한정된 게 아쉬웠어요. 은퇴했을 때 생각하면 그냥 지도자, 그 길밖에 안보였거든요. 심리학 다음으로 제가 좋아한 게 경영학과 마케팅이었는데 그런 부분에 많이 관심 두고 공부하고 있어요." 프로 선수 출신의 구단주 또는 연맹 회장, 과거에는 꿈도 꿀 수 없었지만, 이제는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공부하는 운동선수 이동엽이 바로 미래의 가능성이다. <'죄송합니다. 운동부입니다.' 그 후 10년>은 KBS 학교 체육 특집 다큐멘터리 '한국 스포츠 개혁 10년 새로운 출발점에 서다'를 재구성한 연속 기획 리포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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