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랑 ‘도루묵’…한 때 멸종위기

입력 2016.12.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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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묵'(도루메기)의 어원은 조선 14대 왕 선조에서 기원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피난길에 오른 선조는 한 백성이 진상한 '묵'이라는 물고기를 먹어보니 맛이 좋아 '은어'라는 이름을 하사한다. 선조는 전쟁이 끝난 뒤 피난길에 먹었던 은어가 생각나 맛을 보니 예전과 달라 "도로 묵이라 불러라"라고 하교해 도루묵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조선 16대 왕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공주로 몽진할 때의 이야기에서 기원한다는 설도 있다)

겨울철을 맞아 도루묵이 강원도 동해바다를 중심으로 풍어를 이루고 있다. 남북이 함께 풍어를 이뤄 어선들마다 만선이다. 한 때 도루묵의 어획량이 급감하자 적극적으로 추진한 수산자원회복사업이 성과를 거둔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도루묵 풍어를 자신의 치적으로 포장해 선전하고 있다.

수산사업소 잇따라 방문, '물고기' 띄우기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1월 17일 '5월27일수산사업소'와 '1월8일수산사업소'를 잇따라 방문했다. (로동신문)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1월 17일 '5월27일수산사업소'와 '1월8일수산사업소'를 잇따라 방문했다. (로동신문)

김정은은 지난 11월 17일 '5월27일수산사업소'와 '1월8일수산사업소'를 방문했다. 김정은은 "최근 며칠사이 수천 톤의 도루메기(도루묵)를 잡았다는 희한한 물고기 대풍소식을 듣고 인민들에게 한시바삐 전하고 싶어 만사를 제쳐놓고 찾아왔다"라고 말했다. (로동신문)

3일 뒤 11월20일에는 '8월25일수산사업소'를 방문해 "비린내를 맡으니 기분이 상쾌해진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북한TV는 가득 쌓여있는 물고기를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 김정은의 모습을 내보내고 있다.

북한은 연일 겨울철 '물고기 잡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 그물이 무게를 이기지 못할 정도로 도루묵이 많이 잡혀 어선마다 만선이라고 한다.북한은 연일 겨울철 '물고기 잡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 그물이 무게를 이기지 못할 정도로 도루묵이 많이 잡혀 어선마다 만선이라고 한다.

김정은이 물고기 전투와 함께 대대적인 물고기 띄우기에 나선 것은 '수산분야가 쌀농사 등 작물농사에 비해 실적을 내는데 상대적으로 쉬운 측면이 있다'라는 분석이다.

또 김정은 집권 후 식량사정이나 살림살이가 나아진 게 없다는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대북제재 국면 속에서 부족한 식량을 물고기로 채워보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도루메기 요리경연, 다양한 요리 선보여...

전국 도루메기(도루묵)요리경연이 지난 8일 강원도 원산시 송도원여관에서 열렸다. (12월 8일, 조선중앙TV)전국 도루메기(도루묵)요리경연이 지난 8일 강원도 원산시 송도원여관에서 열렸다. (12월 8일, 조선중앙TV)

북한에서는 전국 도루메기 요리경연을 해마다 열고 있다. 올해도 지난 8일부터 3일간 강원도 원산 송도원여관에서 열렸다. 북한 당국은 도루메기의 우수한 가공법과 요리 경험들을 서로 교환해 인민들의 식생활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요리경연을 연다고 밝혔다.

전국 도루메기 요리경연에서 평양 창광종합식당이 선보인 '도루메기간장구이'등 각종 요리들이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운다. (12월 10일, 조선중앙TV)전국 도루메기 요리경연에서 평양 창광종합식당이 선보인 '도루메기간장구이'등 각종 요리들이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운다. (12월 10일, 조선중앙TV)

평양 청년호텔 요리사가 선보인 '도루메기 회'다. 도루메기를 본뜬 모형물고기 중간 부분에 싱싱한 회를 얹어 아이디어가 돋보인다.평양 청년호텔 요리사가 선보인 '도루메기 회'다. 도루메기를 본뜬 모형물고기 중간 부분에 싱싱한 회를 얹어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번 요리경연에는 북한의 각 도에서 선발된 요리사들이 참가해 솜씨를 발휘했다. 도루메기 튀김과 도루메기 찌개, 도루메기 김치, 도루메기 달걀찜 등 20여 종류의 다양한 요리가 선보였다. 도루메기 가공품들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동해안 양양과 속초에서 '도루묵축제'

양양도루묵 축제가 지난 12월 2일 물치항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도루묵 요리를 즐기고 있다. (출처 강원일보)양양도루묵 축제가 지난 12월 2일 물치항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도루묵 요리를 즐기고 있다. (출처 강원일보)

도루묵의 홍보와 소비촉진을 위해 강원도 양양과 속초에서 해마다 축제가 열리고 있다. 양양에서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물치항에서 열렸다. 도루묵 화로구이를 비롯해 도루묵찌개와 조림, 도루묵 칼국수, 도루묵 회, 도루묵 튀김 등 다양한 요리가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속초도루묵 축제가 지난 11월 18일 속초수협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에서 열렸다. 관광객들이 살아있는 도루묵을 맨손으로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속초도루묵 축제가 지난 11월 18일 속초수협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에서 열렸다. 관광객들이 살아있는 도루묵을 맨손으로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불판 위에 도루묵이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다. 이번 축제기간 25톤 정도의 도루묵을 판매해 지역경제와 어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했다고 한다.불판 위에 도루묵이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다. 이번 축제기간 25톤 정도의 도루묵을 판매해 지역경제와 어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했다고 한다.


속초에서는 지난 11월 18일부터 27일까지 속초수협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에서 열렸다. 다양한 요리와 함께 활어 맨손잡기와 정량 달기, 즉석경매 등 도루묵을 소재로 한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됐다.

도루묵을 잡기 위해 동해안에는 많은 낚시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낚시꾼들이 도루묵을 낚기 위해 강릉항 포구에 줄지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도루묵을 잡기 위해 동해안에는 많은 낚시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낚시꾼들이 도루묵을 낚기 위해 강릉항 포구에 줄지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통발을 이용해 도루묵을 잡고 있다. 현지에서 통발을 구입해 바닷물에 던져놓으면 통발 안으로 도루묵이 들어가 쉽게 잡을 수 있다.통발을 이용해 도루묵을 잡고 있다. 현지에서 통발을 구입해 바닷물에 던져놓으면 통발 안으로 도루묵이 들어가 쉽게 잡을 수 있다.


축제는 끝났지만 동해안에는 연일 낚시꾼들이 몰리고 있다. 도루묵은 주로 통발을 이용해 잡는다. 짧은 시간에 많은 량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낚싯대로 전해오는 도루묵의 손맛을 맛보려는 사람들은 낚싯대를 이용하면 된다.

도루묵, 한 때 멸종위기 맞아

어선들이 잡아온 도루묵을 부두에 하역하면 손질이 시작된다. 그물에 매달려 있는 도루묵을 하나하나 떼 내어 손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어선들이 잡아온 도루묵을 부두에 하역하면 손질이 시작된다. 그물에 매달려 있는 도루묵을 하나하나 떼 내어 손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도루묵은 한 때 멸종위기를 맞았다. 1970년대 연간 어획량이 2만5천 톤에 이르렀지만 무분별한 남획 등으로 1990년대 이후 연간 1천~2천 톤으로 급감했다. 강원도는 도루묵 자원 확보를 위해 수산자원회복사업을 추진했다.

강원도는 도루묵 개체수가 급감하자 바다에 인공산란장을 설치했다. 인공산란장 해초류 곳곳에 지름 4~5 cm 가량의 공 모양의 도루묵 알들이 붙어있다.강원도는 도루묵 개체수가 급감하자 바다에 인공산란장을 설치했다. 인공산란장 해초류 곳곳에 지름 4~5 cm 가량의 공 모양의 도루묵 알들이 붙어있다.


[연관 기사] ☞도루묵 산란 장면 첫 포착

2006년부터 11 cm 이하의 어린 도루묵의 포획을 금지하고, 어업인 단체와 보호협약을 맺었다. 도루묵 인공 산란장도 조성했다. 그 결과 2000년대 초반 연간 1천 톤 정도에 그쳤던 어획량이 2009년부터 한 해 평균 3천7백여 톤으로 크게 늘었다. 수산자원회복사업이 성과를 거둔 것이다.

2015년 12월 강원도 고성 대진해안에 도루묵 알이 밀려와 해변을 시커멓게 뒤덮었다. 양이 워낙 많은데다 색도 붉은색에서 주황색, 녹색, 갈색 등 다양했다. 알의 색이 제각각인 것은 해초류에 낳은 도루묵 알이 보호색을 띠기 때문이다. (출처 강원일보)2015년 12월 강원도 고성 대진해안에 도루묵 알이 밀려와 해변을 시커멓게 뒤덮었다. 양이 워낙 많은데다 색도 붉은색에서 주황색, 녹색, 갈색 등 다양했다. 알의 색이 제각각인 것은 해초류에 낳은 도루묵 알이 보호색을 띠기 때문이다. (출처 강원일보)

도루묵의 개체수가 크게 늘면서 도루묵 알이 파도에 밀려와 해변을 온통 뒤덮기도 했다. 도루묵 알이 정치망 어구에 달라붙어 어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2015년 12월)

이 같은 이례적인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해초류가 무성한 바다 숲에 알을 부착하는 도루묵의 습성을 고려하면 바다의 사막화 현상인 이른바 '갯녹음'의 가능성도 있다고 제기했다.

[연관 기사] ☞백사장 검게 뒤덮은 도루묵알…왜?

도루묵 풍어, 김정은 업적으로 포장

올해는 도루묵 서식에 적합한 바다수온 때문에 풍어를 이뤘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 매체들은 '원수님의 은정 깊은 사랑', '어로신화의 새 역사'라며 대대적으로 띄우고 있다. 자연의 혜택을 김정은의 업적으로 포장한 것이다.

북한은 도루묵 수컷은 군부대에 공급하고, 암컷은 모두 중국으로 수출한다. 하지만 외화벌이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겨울철 생선인 도루묵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 무역회사들은 중국에서 냉동 창고를 빌려 도루묵을 대량으로 보관하고 있으나 제때 출하하지 못해 창고 임대료만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

어민들이 소형 목선을 이용해 잡은 도루묵이 장마당에서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양은 많지 않다고 한다. 외화벌이에 차질을 빚고 있는 수출용 도루묵을 북한 주민들의 단백질원으로 공급하면 추운 겨울을 버텨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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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사랑 ‘도루묵’…한 때 멸종위기
    • 입력 2016-12-14 17:23:17
    취재K
'도루묵'(도루메기)의 어원은 조선 14대 왕 선조에서 기원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피난길에 오른 선조는 한 백성이 진상한 '묵'이라는 물고기를 먹어보니 맛이 좋아 '은어'라는 이름을 하사한다. 선조는 전쟁이 끝난 뒤 피난길에 먹었던 은어가 생각나 맛을 보니 예전과 달라 "도로 묵이라 불러라"라고 하교해 도루묵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조선 16대 왕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공주로 몽진할 때의 이야기에서 기원한다는 설도 있다)

겨울철을 맞아 도루묵이 강원도 동해바다를 중심으로 풍어를 이루고 있다. 남북이 함께 풍어를 이뤄 어선들마다 만선이다. 한 때 도루묵의 어획량이 급감하자 적극적으로 추진한 수산자원회복사업이 성과를 거둔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도루묵 풍어를 자신의 치적으로 포장해 선전하고 있다.

수산사업소 잇따라 방문, '물고기' 띄우기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1월 17일 '5월27일수산사업소'와 '1월8일수산사업소'를 잇따라 방문했다. (로동신문)
김정은은 지난 11월 17일 '5월27일수산사업소'와 '1월8일수산사업소'를 방문했다. 김정은은 "최근 며칠사이 수천 톤의 도루메기(도루묵)를 잡았다는 희한한 물고기 대풍소식을 듣고 인민들에게 한시바삐 전하고 싶어 만사를 제쳐놓고 찾아왔다"라고 말했다. (로동신문)

3일 뒤 11월20일에는 '8월25일수산사업소'를 방문해 "비린내를 맡으니 기분이 상쾌해진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북한TV는 가득 쌓여있는 물고기를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 김정은의 모습을 내보내고 있다.

북한은 연일 겨울철 '물고기 잡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 그물이 무게를 이기지 못할 정도로 도루묵이 많이 잡혀 어선마다 만선이라고 한다.
김정은이 물고기 전투와 함께 대대적인 물고기 띄우기에 나선 것은 '수산분야가 쌀농사 등 작물농사에 비해 실적을 내는데 상대적으로 쉬운 측면이 있다'라는 분석이다.

또 김정은 집권 후 식량사정이나 살림살이가 나아진 게 없다는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대북제재 국면 속에서 부족한 식량을 물고기로 채워보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도루메기 요리경연, 다양한 요리 선보여...

전국 도루메기(도루묵)요리경연이 지난 8일 강원도 원산시 송도원여관에서 열렸다. (12월 8일, 조선중앙TV)
북한에서는 전국 도루메기 요리경연을 해마다 열고 있다. 올해도 지난 8일부터 3일간 강원도 원산 송도원여관에서 열렸다. 북한 당국은 도루메기의 우수한 가공법과 요리 경험들을 서로 교환해 인민들의 식생활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요리경연을 연다고 밝혔다.

전국 도루메기 요리경연에서 평양 창광종합식당이 선보인 '도루메기간장구이'등 각종 요리들이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운다. (12월 10일, 조선중앙TV)
평양 청년호텔 요리사가 선보인 '도루메기 회'다. 도루메기를 본뜬 모형물고기 중간 부분에 싱싱한 회를 얹어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번 요리경연에는 북한의 각 도에서 선발된 요리사들이 참가해 솜씨를 발휘했다. 도루메기 튀김과 도루메기 찌개, 도루메기 김치, 도루메기 달걀찜 등 20여 종류의 다양한 요리가 선보였다. 도루메기 가공품들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동해안 양양과 속초에서 '도루묵축제'

양양도루묵 축제가 지난 12월 2일 물치항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도루묵 요리를 즐기고 있다. (출처 강원일보)
도루묵의 홍보와 소비촉진을 위해 강원도 양양과 속초에서 해마다 축제가 열리고 있다. 양양에서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물치항에서 열렸다. 도루묵 화로구이를 비롯해 도루묵찌개와 조림, 도루묵 칼국수, 도루묵 회, 도루묵 튀김 등 다양한 요리가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속초도루묵 축제가 지난 11월 18일 속초수협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에서 열렸다. 관광객들이 살아있는 도루묵을 맨손으로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불판 위에 도루묵이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다. 이번 축제기간 25톤 정도의 도루묵을 판매해 지역경제와 어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했다고 한다.

속초에서는 지난 11월 18일부터 27일까지 속초수협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에서 열렸다. 다양한 요리와 함께 활어 맨손잡기와 정량 달기, 즉석경매 등 도루묵을 소재로 한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됐다.

도루묵을 잡기 위해 동해안에는 많은 낚시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낚시꾼들이 도루묵을 낚기 위해 강릉항 포구에 줄지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통발을 이용해 도루묵을 잡고 있다. 현지에서 통발을 구입해 바닷물에 던져놓으면 통발 안으로 도루묵이 들어가 쉽게 잡을 수 있다.

축제는 끝났지만 동해안에는 연일 낚시꾼들이 몰리고 있다. 도루묵은 주로 통발을 이용해 잡는다. 짧은 시간에 많은 량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낚싯대로 전해오는 도루묵의 손맛을 맛보려는 사람들은 낚싯대를 이용하면 된다.

도루묵, 한 때 멸종위기 맞아

어선들이 잡아온 도루묵을 부두에 하역하면 손질이 시작된다. 그물에 매달려 있는 도루묵을 하나하나 떼 내어 손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도루묵은 한 때 멸종위기를 맞았다. 1970년대 연간 어획량이 2만5천 톤에 이르렀지만 무분별한 남획 등으로 1990년대 이후 연간 1천~2천 톤으로 급감했다. 강원도는 도루묵 자원 확보를 위해 수산자원회복사업을 추진했다.

강원도는 도루묵 개체수가 급감하자 바다에 인공산란장을 설치했다. 인공산란장 해초류 곳곳에 지름 4~5 cm 가량의 공 모양의 도루묵 알들이 붙어있다.

[연관 기사] ☞도루묵 산란 장면 첫 포착

2006년부터 11 cm 이하의 어린 도루묵의 포획을 금지하고, 어업인 단체와 보호협약을 맺었다. 도루묵 인공 산란장도 조성했다. 그 결과 2000년대 초반 연간 1천 톤 정도에 그쳤던 어획량이 2009년부터 한 해 평균 3천7백여 톤으로 크게 늘었다. 수산자원회복사업이 성과를 거둔 것이다.

2015년 12월 강원도 고성 대진해안에 도루묵 알이 밀려와 해변을 시커멓게 뒤덮었다. 양이 워낙 많은데다 색도 붉은색에서 주황색, 녹색, 갈색 등 다양했다. 알의 색이 제각각인 것은 해초류에 낳은 도루묵 알이 보호색을 띠기 때문이다. (출처 강원일보)
도루묵의 개체수가 크게 늘면서 도루묵 알이 파도에 밀려와 해변을 온통 뒤덮기도 했다. 도루묵 알이 정치망 어구에 달라붙어 어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2015년 12월)

이 같은 이례적인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해초류가 무성한 바다 숲에 알을 부착하는 도루묵의 습성을 고려하면 바다의 사막화 현상인 이른바 '갯녹음'의 가능성도 있다고 제기했다.

[연관 기사] ☞백사장 검게 뒤덮은 도루묵알…왜?

도루묵 풍어, 김정은 업적으로 포장

올해는 도루묵 서식에 적합한 바다수온 때문에 풍어를 이뤘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 매체들은 '원수님의 은정 깊은 사랑', '어로신화의 새 역사'라며 대대적으로 띄우고 있다. 자연의 혜택을 김정은의 업적으로 포장한 것이다.

북한은 도루묵 수컷은 군부대에 공급하고, 암컷은 모두 중국으로 수출한다. 하지만 외화벌이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겨울철 생선인 도루묵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 무역회사들은 중국에서 냉동 창고를 빌려 도루묵을 대량으로 보관하고 있으나 제때 출하하지 못해 창고 임대료만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

어민들이 소형 목선을 이용해 잡은 도루묵이 장마당에서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양은 많지 않다고 한다. 외화벌이에 차질을 빚고 있는 수출용 도루묵을 북한 주민들의 단백질원으로 공급하면 추운 겨울을 버텨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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