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유명치과 폐업·잠적…3천 명 피해

<앵커 멘트>

약 3천 명의 환자가 등록된 강남의 한 유명 치과의원이 갑자기 문을 닫았습니다.

이 병원은 폐업 직전까지 현금 할인을 내세우며 환자들로부터 수백만 원씩을 미리 받아 그 피해액만 1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환자만 3천 명이 넘는 서울 강남의 한 치과입니다.

굳게 닫힌 문 앞에는 환자들의 교정장치가 어지럽게 쌓여있습니다.

<녹취> 건물 관리인(음성변조) : "(대표 원장이) 지난주 토요일부터 오늘까지인가 한 번씩 와서 상자 같은 걸로 자기 개인 짐 같은 걸 빼는 거는 있었어요."

환자들은 뒤늦게 폐업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았지만 안내문 한 장뿐이었습니다.

특히 이 병원은 현금 할인 행사로 수백만 원의 치아 교정 비용을 미리 받아왔습니다.

폐업 직전까지 받은 치료비만 관할 보건소 파악 결과 3천 건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황태경(서울시 송파구) : "가격이 싸고 인터넷 후기 올라온 것도 많으니까 믿을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제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죠."

매년 전국적으로 치과의원 6백여 곳이 폐업하지만 피해 구제는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종합병원과는 달리 의원급 병원은 신고제이다 보니 폐업 규정도, 환자 보호장치도 미흡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송이정(대한치과의사협회 전문위원) : "의료법에는 폐업 관련해서 환급이라던가 타 병원으로 안내하는 거라든가 그런 규정은 현행법상으로는 없어요."

경찰은 문제의 병원장 행방을 추적하는 등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