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스페셜] 최악의 스모그 중국을 뒤덮다
입력 2016.12.17 (21:58)
수정 2016.12.1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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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중국이 일제 난방을 시작하면서 스모그의 공습이 시작되곤 합니다.
올해는 사상 최악의 해가 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이른바 '스모그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스모그와의 전쟁이 한창인 중국에서 김도엽 특파원이 소식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짙은 안개에 파묻혀 있습니다.
거리를 내려다보면 수십 미터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코를 쏘는 듯한 메케한 냄새까지, 스모그의 공습이 또 시작되면서 중국의 주요 도시 곳곳에 스모그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는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기 힘듭니다.
<인터뷰> 리단양(랴오닝 성 선양 시) : "숨 쉴 때 목이 불편하고 코도 편치 않아요. 예전엔 이런 날이 적었는데, 지금은 건강이 안 좋을 정돕니다. 밖에 나오면 마스크를 꼭 써야 합니다."
<인터뷰> 순 쑤샤(랴오닝 성 선양 시) : "마스크를 쓰고 나와도 소용이 없어요. 집에 돌아가 보면 마스크 안이 모두 까맣고 콧속도 전부 까맣습니다. 목에서 나오는 가래도요."
특히 지표면 온도가 가장 낮은 새벽과 아침이 하루 중 가장 심각합니다.
해가 떴는데도 전조등을 켜지 않으면 차가 서로 보이지 않을 정돕니다.
<인터뷰> 장 롱량(랴오닝 성 선양 시) : "매일 일찍 일어나는데, 새벽의 스모그는 특히 심합니다. 하늘이 새까맣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이런 상황이 계속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16일을 기점으로 베이징을 비롯해 23개 도시에 올 겨울들어 처음으로 최고 등급의 스모그 경보인 적색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직경 2.5마이크로 미터 이하 초미세먼지의 농도인 PM 2.5 수치가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의 7배에 가까운 세제곱미터당 168마이크로그램에 달했습니다.
스모그는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기도 합니다.
중국 허난 성 정조우 시의 한 고속도로.
스모그가 짙게 낀 도로 위에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하고 서 있습니다.
시 당국이 아예 고속도로의 진·출입을 통제한 건데, 이날 이처럼 폐쇄된 고속도로가 전국적으로 수십 곳이었습니다.
상하이에선 스모그로 인한 고속도로 연쇄 추돌로 9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선박과 항공기의 운항도 수시로 제약을 받습니다.
중국에서 스모그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하는 시기는 해마다 거의 일정합니다.
보통 11월을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의 대기의 질이 현저히 달라지기 시작하는데요 겨울철 난방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개별난방을 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은 국가 주도의 계획 난방을 합니다.
올해도 11월 1일부터 헤이룽장 성과 지린 성, 랴오닝 성 등 가장 기온이 낮은 동북 3성을 비롯해 12개 성이 난방을 시작했고 15일부터는 베이징도 난방을 시작했습니다.
일제 가동을 시작한 열병합 발전소의 굴뚝에서는 화석 연료가 연소되고 남은 미세먼지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류 치(랴오닝 성 선양 시) : "남쪽과 비교하면 북쪽은 11월부터 난방을 하면서 스모그가 심해집니다. 밖에서 활동하면 호흡이 불편할 정도죠."
중앙 난방 온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시 외곽이나 농촌에서는 일괄 지급되는 난방용 갈탄이 일제히 연소되기 시작됩니다.
11월 한 달 동안 중국의 주요 도시에 스모그 경보가 발령된 날이 열흘이었습니다.
사흘에 한 번꼴로 경보가 내려진 셈인데 올해가 최악의 해가 될 거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총력전에 돌입했습니다.
대형 차량이 물안개를 내뿜으며 도로를 지나갑니다.
원래 건설현장과 광산에서 사용되던 물대포를 스모그 퇴치용으로 투입한 겁니다.
쓰촨 성에서 먼저 시작했는데, 베이징 등 다른 도시들도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는 높이 7미터의 세계 최대 규모 공기 정화탑이 들어섰습니다.
도심에 건설된 초대형 공기 정화기인 셈입니다.
<인터뷰> 로세하르데(공기 정화탑 설계자) : "깨끗한 공기가 이곳으로 나와서 주변으로 퍼집니다. 정화탑 주변의 초미세먼지를 75% 정도 걸러낼 수 있습니다."
이른바 스모그와의 전쟁에는 실제로 군사기술까지 동원되고 있습니다.
인민해방군 연구소에서는 원래 핵·생화학 물질이 살포됐을 때 위험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기술을 응용해 미세먼지 오염원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슌샹(교수/중국 인민해방군 화학 방어 연구소) : "이 지도는 오염원의 분포를 보여줍니다. 여기 보이는 것처럼 오염원이 북쪽에서 내려왔습니다."
환경 오염 행위에 대해 처벌의 상한선을 없앤 사상 최강의 환경보호법도 발효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을 두고 실효성 논란 속에 전시 행정이라는 비판도 쏟아집니다.
관건은 화석연료 사용의 감축인데 이와 관련한 정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일부 지방 정부를 시작으로 청정에너지 난방 정책이 올해부터 시작되는 건 고무적입니다.
랴오닝 성 다롄 시, 석탄을 때지 않는 청정 연료 열병합 발전소 공사가 착수됐습니다.
<인터뷰> 왕펑셩(신아오 에너지사 부사장) : "천연 가스로 전환하게 되면 가구당 연간 14톤의 이산화탄소 배출과 100킬로그램의 이산화황 배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석탄을 공급받던 가정집에도 천연가스 난방 시설로 교체하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슈이 찌원(랑팡시 개발 개선 사업부 사장) : "2016년 사업 목표는 26만 가구인데, 대략 벌써 달성을 했습니다. 3억 4,600만 위안을 공기 오염 방지에 책정했습니다."
베이징시는 800년 역사를 가진 베이징 내 탄광 3곳을 모두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원나라 때부터 채굴이 시작된 오랜 역사의 탄광 폐쇄 결정은 앞으로 베이징 외곽에서 석탄을 이용한 난방, 취사 등을 사실상 금지하겠다는 조치로 해석됩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화석연료 의존율은 아직도 70%에 육박합니다.
중국인의 기대 수명이 스모그로 인해 25개월이나 단축되고, 동아시아 기온과 강우 패턴이 중국의 대기 오염으로 교란되고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의 스모그는 더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의 문제입니다.
전 세계가 중국의 스모그와의 전쟁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선양에서 김도엽입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중국이 일제 난방을 시작하면서 스모그의 공습이 시작되곤 합니다.
올해는 사상 최악의 해가 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이른바 '스모그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스모그와의 전쟁이 한창인 중국에서 김도엽 특파원이 소식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짙은 안개에 파묻혀 있습니다.
거리를 내려다보면 수십 미터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코를 쏘는 듯한 메케한 냄새까지, 스모그의 공습이 또 시작되면서 중국의 주요 도시 곳곳에 스모그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는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기 힘듭니다.
<인터뷰> 리단양(랴오닝 성 선양 시) : "숨 쉴 때 목이 불편하고 코도 편치 않아요. 예전엔 이런 날이 적었는데, 지금은 건강이 안 좋을 정돕니다. 밖에 나오면 마스크를 꼭 써야 합니다."
<인터뷰> 순 쑤샤(랴오닝 성 선양 시) : "마스크를 쓰고 나와도 소용이 없어요. 집에 돌아가 보면 마스크 안이 모두 까맣고 콧속도 전부 까맣습니다. 목에서 나오는 가래도요."
특히 지표면 온도가 가장 낮은 새벽과 아침이 하루 중 가장 심각합니다.
해가 떴는데도 전조등을 켜지 않으면 차가 서로 보이지 않을 정돕니다.
<인터뷰> 장 롱량(랴오닝 성 선양 시) : "매일 일찍 일어나는데, 새벽의 스모그는 특히 심합니다. 하늘이 새까맣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이런 상황이 계속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16일을 기점으로 베이징을 비롯해 23개 도시에 올 겨울들어 처음으로 최고 등급의 스모그 경보인 적색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직경 2.5마이크로 미터 이하 초미세먼지의 농도인 PM 2.5 수치가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의 7배에 가까운 세제곱미터당 168마이크로그램에 달했습니다.
스모그는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기도 합니다.
중국 허난 성 정조우 시의 한 고속도로.
스모그가 짙게 낀 도로 위에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하고 서 있습니다.
시 당국이 아예 고속도로의 진·출입을 통제한 건데, 이날 이처럼 폐쇄된 고속도로가 전국적으로 수십 곳이었습니다.
상하이에선 스모그로 인한 고속도로 연쇄 추돌로 9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선박과 항공기의 운항도 수시로 제약을 받습니다.
중국에서 스모그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하는 시기는 해마다 거의 일정합니다.
보통 11월을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의 대기의 질이 현저히 달라지기 시작하는데요 겨울철 난방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개별난방을 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은 국가 주도의 계획 난방을 합니다.
올해도 11월 1일부터 헤이룽장 성과 지린 성, 랴오닝 성 등 가장 기온이 낮은 동북 3성을 비롯해 12개 성이 난방을 시작했고 15일부터는 베이징도 난방을 시작했습니다.
일제 가동을 시작한 열병합 발전소의 굴뚝에서는 화석 연료가 연소되고 남은 미세먼지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류 치(랴오닝 성 선양 시) : "남쪽과 비교하면 북쪽은 11월부터 난방을 하면서 스모그가 심해집니다. 밖에서 활동하면 호흡이 불편할 정도죠."
중앙 난방 온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시 외곽이나 농촌에서는 일괄 지급되는 난방용 갈탄이 일제히 연소되기 시작됩니다.
11월 한 달 동안 중국의 주요 도시에 스모그 경보가 발령된 날이 열흘이었습니다.
사흘에 한 번꼴로 경보가 내려진 셈인데 올해가 최악의 해가 될 거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총력전에 돌입했습니다.
대형 차량이 물안개를 내뿜으며 도로를 지나갑니다.
원래 건설현장과 광산에서 사용되던 물대포를 스모그 퇴치용으로 투입한 겁니다.
쓰촨 성에서 먼저 시작했는데, 베이징 등 다른 도시들도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는 높이 7미터의 세계 최대 규모 공기 정화탑이 들어섰습니다.
도심에 건설된 초대형 공기 정화기인 셈입니다.
<인터뷰> 로세하르데(공기 정화탑 설계자) : "깨끗한 공기가 이곳으로 나와서 주변으로 퍼집니다. 정화탑 주변의 초미세먼지를 75% 정도 걸러낼 수 있습니다."
이른바 스모그와의 전쟁에는 실제로 군사기술까지 동원되고 있습니다.
인민해방군 연구소에서는 원래 핵·생화학 물질이 살포됐을 때 위험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기술을 응용해 미세먼지 오염원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슌샹(교수/중국 인민해방군 화학 방어 연구소) : "이 지도는 오염원의 분포를 보여줍니다. 여기 보이는 것처럼 오염원이 북쪽에서 내려왔습니다."
환경 오염 행위에 대해 처벌의 상한선을 없앤 사상 최강의 환경보호법도 발효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을 두고 실효성 논란 속에 전시 행정이라는 비판도 쏟아집니다.
관건은 화석연료 사용의 감축인데 이와 관련한 정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일부 지방 정부를 시작으로 청정에너지 난방 정책이 올해부터 시작되는 건 고무적입니다.
랴오닝 성 다롄 시, 석탄을 때지 않는 청정 연료 열병합 발전소 공사가 착수됐습니다.
<인터뷰> 왕펑셩(신아오 에너지사 부사장) : "천연 가스로 전환하게 되면 가구당 연간 14톤의 이산화탄소 배출과 100킬로그램의 이산화황 배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석탄을 공급받던 가정집에도 천연가스 난방 시설로 교체하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슈이 찌원(랑팡시 개발 개선 사업부 사장) : "2016년 사업 목표는 26만 가구인데, 대략 벌써 달성을 했습니다. 3억 4,600만 위안을 공기 오염 방지에 책정했습니다."
베이징시는 800년 역사를 가진 베이징 내 탄광 3곳을 모두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원나라 때부터 채굴이 시작된 오랜 역사의 탄광 폐쇄 결정은 앞으로 베이징 외곽에서 석탄을 이용한 난방, 취사 등을 사실상 금지하겠다는 조치로 해석됩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화석연료 의존율은 아직도 70%에 육박합니다.
중국인의 기대 수명이 스모그로 인해 25개월이나 단축되고, 동아시아 기온과 강우 패턴이 중국의 대기 오염으로 교란되고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의 스모그는 더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의 문제입니다.
전 세계가 중국의 스모그와의 전쟁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선양에서 김도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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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12-17 22: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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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중국이 일제 난방을 시작하면서 스모그의 공습이 시작되곤 합니다.
올해는 사상 최악의 해가 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이른바 '스모그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스모그와의 전쟁이 한창인 중국에서 김도엽 특파원이 소식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짙은 안개에 파묻혀 있습니다.
거리를 내려다보면 수십 미터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코를 쏘는 듯한 메케한 냄새까지, 스모그의 공습이 또 시작되면서 중국의 주요 도시 곳곳에 스모그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는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기 힘듭니다.
<인터뷰> 리단양(랴오닝 성 선양 시) : "숨 쉴 때 목이 불편하고 코도 편치 않아요. 예전엔 이런 날이 적었는데, 지금은 건강이 안 좋을 정돕니다. 밖에 나오면 마스크를 꼭 써야 합니다."
<인터뷰> 순 쑤샤(랴오닝 성 선양 시) : "마스크를 쓰고 나와도 소용이 없어요. 집에 돌아가 보면 마스크 안이 모두 까맣고 콧속도 전부 까맣습니다. 목에서 나오는 가래도요."
특히 지표면 온도가 가장 낮은 새벽과 아침이 하루 중 가장 심각합니다.
해가 떴는데도 전조등을 켜지 않으면 차가 서로 보이지 않을 정돕니다.
<인터뷰> 장 롱량(랴오닝 성 선양 시) : "매일 일찍 일어나는데, 새벽의 스모그는 특히 심합니다. 하늘이 새까맣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이런 상황이 계속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16일을 기점으로 베이징을 비롯해 23개 도시에 올 겨울들어 처음으로 최고 등급의 스모그 경보인 적색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직경 2.5마이크로 미터 이하 초미세먼지의 농도인 PM 2.5 수치가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의 7배에 가까운 세제곱미터당 168마이크로그램에 달했습니다.
스모그는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기도 합니다.
중국 허난 성 정조우 시의 한 고속도로.
스모그가 짙게 낀 도로 위에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하고 서 있습니다.
시 당국이 아예 고속도로의 진·출입을 통제한 건데, 이날 이처럼 폐쇄된 고속도로가 전국적으로 수십 곳이었습니다.
상하이에선 스모그로 인한 고속도로 연쇄 추돌로 9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선박과 항공기의 운항도 수시로 제약을 받습니다.
중국에서 스모그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하는 시기는 해마다 거의 일정합니다.
보통 11월을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의 대기의 질이 현저히 달라지기 시작하는데요 겨울철 난방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개별난방을 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은 국가 주도의 계획 난방을 합니다.
올해도 11월 1일부터 헤이룽장 성과 지린 성, 랴오닝 성 등 가장 기온이 낮은 동북 3성을 비롯해 12개 성이 난방을 시작했고 15일부터는 베이징도 난방을 시작했습니다.
일제 가동을 시작한 열병합 발전소의 굴뚝에서는 화석 연료가 연소되고 남은 미세먼지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류 치(랴오닝 성 선양 시) : "남쪽과 비교하면 북쪽은 11월부터 난방을 하면서 스모그가 심해집니다. 밖에서 활동하면 호흡이 불편할 정도죠."
중앙 난방 온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시 외곽이나 농촌에서는 일괄 지급되는 난방용 갈탄이 일제히 연소되기 시작됩니다.
11월 한 달 동안 중국의 주요 도시에 스모그 경보가 발령된 날이 열흘이었습니다.
사흘에 한 번꼴로 경보가 내려진 셈인데 올해가 최악의 해가 될 거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총력전에 돌입했습니다.
대형 차량이 물안개를 내뿜으며 도로를 지나갑니다.
원래 건설현장과 광산에서 사용되던 물대포를 스모그 퇴치용으로 투입한 겁니다.
쓰촨 성에서 먼저 시작했는데, 베이징 등 다른 도시들도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는 높이 7미터의 세계 최대 규모 공기 정화탑이 들어섰습니다.
도심에 건설된 초대형 공기 정화기인 셈입니다.
<인터뷰> 로세하르데(공기 정화탑 설계자) : "깨끗한 공기가 이곳으로 나와서 주변으로 퍼집니다. 정화탑 주변의 초미세먼지를 75% 정도 걸러낼 수 있습니다."
이른바 스모그와의 전쟁에는 실제로 군사기술까지 동원되고 있습니다.
인민해방군 연구소에서는 원래 핵·생화학 물질이 살포됐을 때 위험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기술을 응용해 미세먼지 오염원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슌샹(교수/중국 인민해방군 화학 방어 연구소) : "이 지도는 오염원의 분포를 보여줍니다. 여기 보이는 것처럼 오염원이 북쪽에서 내려왔습니다."
환경 오염 행위에 대해 처벌의 상한선을 없앤 사상 최강의 환경보호법도 발효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을 두고 실효성 논란 속에 전시 행정이라는 비판도 쏟아집니다.
관건은 화석연료 사용의 감축인데 이와 관련한 정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일부 지방 정부를 시작으로 청정에너지 난방 정책이 올해부터 시작되는 건 고무적입니다.
랴오닝 성 다롄 시, 석탄을 때지 않는 청정 연료 열병합 발전소 공사가 착수됐습니다.
<인터뷰> 왕펑셩(신아오 에너지사 부사장) : "천연 가스로 전환하게 되면 가구당 연간 14톤의 이산화탄소 배출과 100킬로그램의 이산화황 배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석탄을 공급받던 가정집에도 천연가스 난방 시설로 교체하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슈이 찌원(랑팡시 개발 개선 사업부 사장) : "2016년 사업 목표는 26만 가구인데, 대략 벌써 달성을 했습니다. 3억 4,600만 위안을 공기 오염 방지에 책정했습니다."
베이징시는 800년 역사를 가진 베이징 내 탄광 3곳을 모두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원나라 때부터 채굴이 시작된 오랜 역사의 탄광 폐쇄 결정은 앞으로 베이징 외곽에서 석탄을 이용한 난방, 취사 등을 사실상 금지하겠다는 조치로 해석됩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화석연료 의존율은 아직도 70%에 육박합니다.
중국인의 기대 수명이 스모그로 인해 25개월이나 단축되고, 동아시아 기온과 강우 패턴이 중국의 대기 오염으로 교란되고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의 스모그는 더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의 문제입니다.
전 세계가 중국의 스모그와의 전쟁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선양에서 김도엽입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중국이 일제 난방을 시작하면서 스모그의 공습이 시작되곤 합니다.
올해는 사상 최악의 해가 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이른바 '스모그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스모그와의 전쟁이 한창인 중국에서 김도엽 특파원이 소식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짙은 안개에 파묻혀 있습니다.
거리를 내려다보면 수십 미터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코를 쏘는 듯한 메케한 냄새까지, 스모그의 공습이 또 시작되면서 중국의 주요 도시 곳곳에 스모그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는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기 힘듭니다.
<인터뷰> 리단양(랴오닝 성 선양 시) : "숨 쉴 때 목이 불편하고 코도 편치 않아요. 예전엔 이런 날이 적었는데, 지금은 건강이 안 좋을 정돕니다. 밖에 나오면 마스크를 꼭 써야 합니다."
<인터뷰> 순 쑤샤(랴오닝 성 선양 시) : "마스크를 쓰고 나와도 소용이 없어요. 집에 돌아가 보면 마스크 안이 모두 까맣고 콧속도 전부 까맣습니다. 목에서 나오는 가래도요."
특히 지표면 온도가 가장 낮은 새벽과 아침이 하루 중 가장 심각합니다.
해가 떴는데도 전조등을 켜지 않으면 차가 서로 보이지 않을 정돕니다.
<인터뷰> 장 롱량(랴오닝 성 선양 시) : "매일 일찍 일어나는데, 새벽의 스모그는 특히 심합니다. 하늘이 새까맣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이런 상황이 계속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16일을 기점으로 베이징을 비롯해 23개 도시에 올 겨울들어 처음으로 최고 등급의 스모그 경보인 적색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직경 2.5마이크로 미터 이하 초미세먼지의 농도인 PM 2.5 수치가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의 7배에 가까운 세제곱미터당 168마이크로그램에 달했습니다.
스모그는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기도 합니다.
중국 허난 성 정조우 시의 한 고속도로.
스모그가 짙게 낀 도로 위에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하고 서 있습니다.
시 당국이 아예 고속도로의 진·출입을 통제한 건데, 이날 이처럼 폐쇄된 고속도로가 전국적으로 수십 곳이었습니다.
상하이에선 스모그로 인한 고속도로 연쇄 추돌로 9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선박과 항공기의 운항도 수시로 제약을 받습니다.
중국에서 스모그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하는 시기는 해마다 거의 일정합니다.
보통 11월을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의 대기의 질이 현저히 달라지기 시작하는데요 겨울철 난방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개별난방을 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은 국가 주도의 계획 난방을 합니다.
올해도 11월 1일부터 헤이룽장 성과 지린 성, 랴오닝 성 등 가장 기온이 낮은 동북 3성을 비롯해 12개 성이 난방을 시작했고 15일부터는 베이징도 난방을 시작했습니다.
일제 가동을 시작한 열병합 발전소의 굴뚝에서는 화석 연료가 연소되고 남은 미세먼지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류 치(랴오닝 성 선양 시) : "남쪽과 비교하면 북쪽은 11월부터 난방을 하면서 스모그가 심해집니다. 밖에서 활동하면 호흡이 불편할 정도죠."
중앙 난방 온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시 외곽이나 농촌에서는 일괄 지급되는 난방용 갈탄이 일제히 연소되기 시작됩니다.
11월 한 달 동안 중국의 주요 도시에 스모그 경보가 발령된 날이 열흘이었습니다.
사흘에 한 번꼴로 경보가 내려진 셈인데 올해가 최악의 해가 될 거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총력전에 돌입했습니다.
대형 차량이 물안개를 내뿜으며 도로를 지나갑니다.
원래 건설현장과 광산에서 사용되던 물대포를 스모그 퇴치용으로 투입한 겁니다.
쓰촨 성에서 먼저 시작했는데, 베이징 등 다른 도시들도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는 높이 7미터의 세계 최대 규모 공기 정화탑이 들어섰습니다.
도심에 건설된 초대형 공기 정화기인 셈입니다.
<인터뷰> 로세하르데(공기 정화탑 설계자) : "깨끗한 공기가 이곳으로 나와서 주변으로 퍼집니다. 정화탑 주변의 초미세먼지를 75% 정도 걸러낼 수 있습니다."
이른바 스모그와의 전쟁에는 실제로 군사기술까지 동원되고 있습니다.
인민해방군 연구소에서는 원래 핵·생화학 물질이 살포됐을 때 위험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기술을 응용해 미세먼지 오염원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슌샹(교수/중국 인민해방군 화학 방어 연구소) : "이 지도는 오염원의 분포를 보여줍니다. 여기 보이는 것처럼 오염원이 북쪽에서 내려왔습니다."
환경 오염 행위에 대해 처벌의 상한선을 없앤 사상 최강의 환경보호법도 발효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을 두고 실효성 논란 속에 전시 행정이라는 비판도 쏟아집니다.
관건은 화석연료 사용의 감축인데 이와 관련한 정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일부 지방 정부를 시작으로 청정에너지 난방 정책이 올해부터 시작되는 건 고무적입니다.
랴오닝 성 다롄 시, 석탄을 때지 않는 청정 연료 열병합 발전소 공사가 착수됐습니다.
<인터뷰> 왕펑셩(신아오 에너지사 부사장) : "천연 가스로 전환하게 되면 가구당 연간 14톤의 이산화탄소 배출과 100킬로그램의 이산화황 배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석탄을 공급받던 가정집에도 천연가스 난방 시설로 교체하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슈이 찌원(랑팡시 개발 개선 사업부 사장) : "2016년 사업 목표는 26만 가구인데, 대략 벌써 달성을 했습니다. 3억 4,600만 위안을 공기 오염 방지에 책정했습니다."
베이징시는 800년 역사를 가진 베이징 내 탄광 3곳을 모두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원나라 때부터 채굴이 시작된 오랜 역사의 탄광 폐쇄 결정은 앞으로 베이징 외곽에서 석탄을 이용한 난방, 취사 등을 사실상 금지하겠다는 조치로 해석됩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화석연료 의존율은 아직도 70%에 육박합니다.
중국인의 기대 수명이 스모그로 인해 25개월이나 단축되고, 동아시아 기온과 강우 패턴이 중국의 대기 오염으로 교란되고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의 스모그는 더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의 문제입니다.
전 세계가 중국의 스모그와의 전쟁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선양에서 김도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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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yop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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