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핵경쟁 시 한반도 위기 가능성”

입력 2016.12.23 (21:21) 수정 2016.12.23 (22: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핵 경쟁을 벌이던 미국과 옛소련은 1980년대 후반부터 핵무기 감축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세계에는 만 5천여개의 핵무기가 남아있습니다.

어디에 얼마나 배치돼 있을까요?

허솔지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1945년 핵실험에 성공한 미국은, 일본에 원자 폭탄을 투하합니다.

상상을 초월한 위력을 목격한 소련도 4년 뒤 원폭 실험에 성공합니다.

이후 가열된 핵 경쟁으로 필요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게 되자, 양국은 '공포의 균형' 속에서 평화가 유지될 것이라 인식 속에 핵 감축 협상을 시작합니다.

여러 차례에 걸친 전략무기 감축협정을 통해 장거리 핵탄두와 미사일 등을 줄이기로 합의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 핵 없는 세계를 선언하며 4차례에 걸쳐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미국과 러시아는 한때 최고 3~4만 개에 달했던 핵 탄두를 서서히 줄여왔습니다.

1980년 대 초 7만 개에 달했던 전 세계 핵탄두는 현재 만 5천 여 개로 추정됩니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450여 개 정도 줄었는데요,

가장 많은 핵탄두를 보유한 나라는 러시아로 7천 290개를 가지고 있고, 7천 개의 미국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전세계 핵탄두의 무려 93%를 이 두 나라가 보유한 셈인데요.

미 러 외에 300개의 핵 탄두를 보유한 프랑스 260개의 중국, 215개를 보유한 영국은 NPT가 인정한 핵무기 보유국 입니다.

파키스탄과 인도, 이스라엘은 NPT 체제 밖에서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분류되고, 최근에는 북한까지 핵무장 국가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들 9개국이 실제 가동할 수 있도록 미사일에 탑재하거나 기지에 배치한 핵탄두는 모두 4천 120개 정도로 추산됩니다.

핵무기 수가 줄고는 있지만 핵 비무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어둡습니다.

게다가 최대 핵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식 핵 경쟁을 다시 부활할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유광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미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된 억제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기대했던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배치 대신 정례적 배치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러 두 나라가 본격적인 핵 경쟁에 돌입한다면 한반도의 안보상황이 중대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먼저 북한은 강대국의 핵 경쟁을 빌미로 자위권을 주장하며 핵 개발에 더욱 몰두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핵 문제를 다뤄야 할 미국이 러시아, 중국과의 핵 경쟁에 몰입할 경우 북한 핵은 사실상 통제권 밖으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다시 거세질 수 있습니다.

<녹취> 남성욱(고려대 교수) : "북핵 위협이 고도화되면서 자체 핵무장론이 부상하는 등 기존 비핵화 대책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 올 수도 있다고 판단합니다."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더욱 강력한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을 압박하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핵 능력 강화 움직임이 트럼프 당선인을 떠보기 위한 푸틴의 정치적 제스처일 가능성도 있어 상황을 냉철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러 핵경쟁 시 한반도 위기 가능성”
    • 입력 2016-12-23 21:23:07
    • 수정2016-12-23 22:00:14
    뉴스 9
<앵커 멘트>

핵 경쟁을 벌이던 미국과 옛소련은 1980년대 후반부터 핵무기 감축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세계에는 만 5천여개의 핵무기가 남아있습니다.

어디에 얼마나 배치돼 있을까요?

허솔지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1945년 핵실험에 성공한 미국은, 일본에 원자 폭탄을 투하합니다.

상상을 초월한 위력을 목격한 소련도 4년 뒤 원폭 실험에 성공합니다.

이후 가열된 핵 경쟁으로 필요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게 되자, 양국은 '공포의 균형' 속에서 평화가 유지될 것이라 인식 속에 핵 감축 협상을 시작합니다.

여러 차례에 걸친 전략무기 감축협정을 통해 장거리 핵탄두와 미사일 등을 줄이기로 합의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 핵 없는 세계를 선언하며 4차례에 걸쳐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미국과 러시아는 한때 최고 3~4만 개에 달했던 핵 탄두를 서서히 줄여왔습니다.

1980년 대 초 7만 개에 달했던 전 세계 핵탄두는 현재 만 5천 여 개로 추정됩니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450여 개 정도 줄었는데요,

가장 많은 핵탄두를 보유한 나라는 러시아로 7천 290개를 가지고 있고, 7천 개의 미국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전세계 핵탄두의 무려 93%를 이 두 나라가 보유한 셈인데요.

미 러 외에 300개의 핵 탄두를 보유한 프랑스 260개의 중국, 215개를 보유한 영국은 NPT가 인정한 핵무기 보유국 입니다.

파키스탄과 인도, 이스라엘은 NPT 체제 밖에서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분류되고, 최근에는 북한까지 핵무장 국가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들 9개국이 실제 가동할 수 있도록 미사일에 탑재하거나 기지에 배치한 핵탄두는 모두 4천 120개 정도로 추산됩니다.

핵무기 수가 줄고는 있지만 핵 비무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어둡습니다.

게다가 최대 핵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식 핵 경쟁을 다시 부활할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유광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미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된 억제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기대했던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배치 대신 정례적 배치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러 두 나라가 본격적인 핵 경쟁에 돌입한다면 한반도의 안보상황이 중대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먼저 북한은 강대국의 핵 경쟁을 빌미로 자위권을 주장하며 핵 개발에 더욱 몰두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핵 문제를 다뤄야 할 미국이 러시아, 중국과의 핵 경쟁에 몰입할 경우 북한 핵은 사실상 통제권 밖으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다시 거세질 수 있습니다.

<녹취> 남성욱(고려대 교수) : "북핵 위협이 고도화되면서 자체 핵무장론이 부상하는 등 기존 비핵화 대책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 올 수도 있다고 판단합니다."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더욱 강력한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을 압박하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핵 능력 강화 움직임이 트럼프 당선인을 떠보기 위한 푸틴의 정치적 제스처일 가능성도 있어 상황을 냉철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