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막걸리 할아버지’ 슈퍼 주인이 구했다

입력 2016.12.29 (21:31) 수정 2016.12.2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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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령화와 1인 가구의 급증으로 앞서 보신 경우처럼 우리나라도 '고독사'가 갈수록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고독사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무연고 사망자만 해도 지난해에는 1,200명을 넘어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노인 다섯 명 중 한 명이 고독사의 위험을 느낀다는 통계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외국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인 정부의 사회 안전망 구축을 서둘고, 특히 이웃 공동체, 즉 '사회적 가족'의 역할을 확대하는 노력이 절실한데요.

동네 슈퍼마켓 주인의 작은 관심이, 매일 막걸리를 사러 슈퍼에 들른 홀몸 노인을 위기에서 구한 사례, 함께 보시죠.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자를 푹 눌러쓴 노인이 슈퍼마켓에 들어옵니다.

계산대에 올려놓은 건 막걸리 두 병.

다음날도 마찬가지.

3년간 매일 이 슈퍼마켓에서 막걸리를 사갔다는 막걸리 할아버지입니다.

그런데 지난 3월, 어쩐 일인지 할아버지가 한동안 보이지 않았습니다.

걱정이 된 슈퍼마켓 주인은 곧바로 이 사실을 주민센터에 알렸습니다.

<인터뷰> 조해현(슈퍼마켓 주인) : "계속 보이던 분이 안 보이시고...고독사라도 하실 수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다고 좀 봐주시라고 그렇게 말씀을 드렸었죠."

당시 건강이 악화된 할아버지는 식사도 거른 채 며칠째 누워만 있던 상태였습니다.

<녹취> 막걸리 할아버지 : "한 2, 3일 누워있었지. (그때 식사는 하셨어요?)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기운이 없어가지고..."

급히 병원으로 옮겨진 할아버지는 척추 장애와 치매 초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오선순(사회복지담당 공무원) : "마트 사장님이 얘기해 주신 게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관심이 있기 때문에 얘기해 주시지 알고도 얘기 안 해 주시면 저희도 모를 수밖에 없거든요."

할아버지는 수입도 없고 자녀와의 연락도 끊긴 지 오래지만 복지혜택도 받지 못하던 상황.

주민센터가 나서 기초생활수급비와 돌보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고 매일 할아버지의 안부를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이거 고마워서 어떡해?) 어르신이 술 좀 조금만 덜 드시고..."

이웃의 작은 관심과 주민센터의 적극적인 대처가 위기에 놓인 '막걸리 할아버지'를 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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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막걸리 할아버지’ 슈퍼 주인이 구했다
    • 입력 2016-12-29 21:33:19
    • 수정2016-12-29 21: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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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령화와 1인 가구의 급증으로 앞서 보신 경우처럼 우리나라도 '고독사'가 갈수록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고독사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무연고 사망자만 해도 지난해에는 1,200명을 넘어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노인 다섯 명 중 한 명이 고독사의 위험을 느낀다는 통계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외국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인 정부의 사회 안전망 구축을 서둘고, 특히 이웃 공동체, 즉 '사회적 가족'의 역할을 확대하는 노력이 절실한데요.

동네 슈퍼마켓 주인의 작은 관심이, 매일 막걸리를 사러 슈퍼에 들른 홀몸 노인을 위기에서 구한 사례, 함께 보시죠.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자를 푹 눌러쓴 노인이 슈퍼마켓에 들어옵니다.

계산대에 올려놓은 건 막걸리 두 병.

다음날도 마찬가지.

3년간 매일 이 슈퍼마켓에서 막걸리를 사갔다는 막걸리 할아버지입니다.

그런데 지난 3월, 어쩐 일인지 할아버지가 한동안 보이지 않았습니다.

걱정이 된 슈퍼마켓 주인은 곧바로 이 사실을 주민센터에 알렸습니다.

<인터뷰> 조해현(슈퍼마켓 주인) : "계속 보이던 분이 안 보이시고...고독사라도 하실 수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다고 좀 봐주시라고 그렇게 말씀을 드렸었죠."

당시 건강이 악화된 할아버지는 식사도 거른 채 며칠째 누워만 있던 상태였습니다.

<녹취> 막걸리 할아버지 : "한 2, 3일 누워있었지. (그때 식사는 하셨어요?)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기운이 없어가지고..."

급히 병원으로 옮겨진 할아버지는 척추 장애와 치매 초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오선순(사회복지담당 공무원) : "마트 사장님이 얘기해 주신 게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관심이 있기 때문에 얘기해 주시지 알고도 얘기 안 해 주시면 저희도 모를 수밖에 없거든요."

할아버지는 수입도 없고 자녀와의 연락도 끊긴 지 오래지만 복지혜택도 받지 못하던 상황.

주민센터가 나서 기초생활수급비와 돌보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고 매일 할아버지의 안부를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이거 고마워서 어떡해?) 어르신이 술 좀 조금만 덜 드시고..."

이웃의 작은 관심과 주민센터의 적극적인 대처가 위기에 놓인 '막걸리 할아버지'를 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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