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2016 뉴스 따라잡기 속 사건들… 지금은?
입력 2016.12.30 (08:32)
수정 2016.12.3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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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이제 딱 이틀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올 한해에도 숱한 사건들이 쏟아졌죠.
뉴스를 전하면서도 화가 나거나 안타까움을 느낀 사건들이 유독 기억에 남는데요.
전 국민 불매운동을 일으켰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 가방에서 나온 컵라면이 사람들을 울린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그리고, 19년간 축사에서 가혹한 대우를 받았던 축사노예 사건.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이 사건들의 지금 모습은 어떤지 다시 한번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우리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인터뷰> 안성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지난 4월) : "임신 7개월이었습니다. 저희 집사람하고 뱃속에 태아가 급성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어요. 일주일 만에 사망했거든요."
<인터뷰> 김미향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지난 4월) : "(쌍둥이 동생) 다원이가 6개월 때 갑자기 호흡곤란이 오고 그래서 병원에 갔을 때만 해도 저희는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전혀 몰랐죠. 그런데 이제 기흉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다음엔 쌍둥이 언니) 나원이가 이제 돌 지나서 호흡곤란이 똑같이 오더라고요.“
5년 동안이나 외면받았던 사건 다행히 피해자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올해 검찰의 조사가 시작됐고 국정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옥시는 뒤늦게 공식적인 사과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한 해가 저무는 지금, 피해자들의 울분은 풀렸을까?
5년 전 4살 된 딸이 폐 손상을 입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대표로 나선 강찬호 씨.
그는 올 한 해 성과도 있었지만 남은 문제들이 아직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인터뷰>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1,2단계 분들에 대해서만 해당 가해기업들이 손해배상에 준하는 어떤 그 민사상의 합의 절차를 지금 하는 거죠. 그러니까 3,4단계 분들은 다 배제가 돼있고.”
피해 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옥시 측이 배상을 해주지 않고 있는 겁니다.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인 세퓨의 경우 기업이 이미 사라져 피해자들이 배상금을 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보상을 받지 못한다. 라는 걸 알고 소송을 하신 거예요. 그 판결문을 아이들의 영정 앞에라도 갖다 주고 싶은 어떤 그런 마음 때문에 한 거거든요. 그래서 현재 셰퓨에 대한 문제는 이제 사각지대에 방치된 문제죠.”
이번 달 21일 기준, 피해자 접수현황은 5,300명.
사망자는 1,1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들을 빨리 구제하기 위해서는 가습기 특별법 통과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입니다.
<인터뷰>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진심어린 사과, 여전히 미흡하고요. 그리고 피해자 구제, 5년 동안 방치되어 왔던 이런 피해자들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피해자구제특별법의 조속한 통과 그리고 재발방지 제도와 법들이 조속하게 마련되는 게….
지난 5월. 지하철 구의역은 온갖 꽃과 포스트잇으로 뒤 덮힌 추모 공간이 됐습니다.
스크린도어 수리를 하다 열차에 치여 사망한 김 모 씨.
숨진 김 씨의 가방에서 발견된 컵라면은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녹취>김 모 씨 아버지(음성변조/지난 5월) : “저희 아이가 밥도 못 먹고 다닌 거예요. 시간이 없으니까. 저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반년여가 지난 지금, 김 씨의 흔적은 스크린도어에 남아있었는데요.
시민들을 아직도 그를 기억했습니다.
<인터뷰>윤예리 (서울시 광진구):“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죠. 지나갈 때마다.”
<인터뷰>임영호 (서울시 광진구):“안됐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그 모습들이 저희 젊은이들의 모습들이 아닐까 싶어요.”
사건 이후, 서울메트로는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체 임원 180명이 사표를 냈습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알아보니 그중 3명만이 퇴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서울 메트로 관계자(음성변조):“이게 뭐 전부 다 관두겠다. 그런 게 아니라 좀 책임 있게 사고를 수습하자. 이런 의미에서 저희 간부급 이상이 다 제출했던 거고요. ”
게다가 사건과 관련해 징계 권고를 받은 임직원 9명은 징계가 부당하다면서 지난달 재심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지나치다 뭐 이런 이유로 이제 하게 된 거죠.”
또 당시 재발 방치 책으로 안전과 관련된 외주 용역을 직영화하겠다고 했는데요.
<녹취>박원순(서울시장/지난 6월) : "외주용역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자회사 또는 직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저희들의 방침이고 원칙이기 때문에…."
그 이후 안전 업무직이 생겼지만 여전히 정규직과 임금 복리후생 등에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나 외주 하청과 큰 차이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오선근 (구의역 사고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간사):“정규직과는 뭐 3년, 5년, 10년이 기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격차가 벌어지게 되는 거죠. 지하철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전체적으로 정규직화가 필요하다고 일차적으로 봅니다.”
지난 7월, 청주에서 발견된 지적 장애 2급인 고 모 씨.
19년간 축사 옆 골방에서 무임금 강제노동과 가혹행위에 시달렸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지난 7월) : "(농장에서) 소똥 치워줬죠. 심하긴 심했나 봐요. 일을 시키는 것이. 뭐 일을 쉴 새 없이 시키니까 심한 거죠. (일한 지) 오래됐어요. 그래도. 20년 얼추 그렇게 됐을 거예요."
이른바 축사 노예 사건이 알려지면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고 씨.
5개월이 지난 지금 고 씨는 잘 지내고 있을까?
취재진이 직접 찾아가 봤는데요.
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작업장에서 만난 고 씨.
처음에는 일을 배우는 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어색했지만, 이제는 한결 표정이 편해졌습니다.
<현장음>고○○ (피해자):“(선생님 커피 한 잔 뽑아주세요.) 네.”
요즘 자판기에서 커피 뽑아 마시는 게 낙이라는데요.
<인터뷰>최주희 (희망일굼터 사무국장):“동전 가지고 오셔가지고 자판기 100원 넣고 하나씩 빼서 드시는 거. 이거 굉장히 즐거워하시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도 처음보다는 지금 많이 나아지셨어요. 표정도 많이 밝아지시고.”
최근 청주지법은 농장주 부부가 고 씨에게 1억 6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강제 조정 결정을 내렸습니다.
<녹취>정찬교 (마을 이장):“지금은 살도 많이 찌고 인상도 밝아지고 꿈에 그리던 아들이 와서 마음의 상처가 치료되고 얼마나 화목한 가정이 됐어.”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행복한 시간입니다.
<녹취>피해자 어머니:“(함께 지내니까 어때요? 어떤 게 좋아요?)같이 있으니까 좋지.”
2016년을 돌이켜보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있고 희망을 찾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2017년에는 보다 희망찬 뉴스를 따라잡기를 기대해봅니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이제 딱 이틀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올 한해에도 숱한 사건들이 쏟아졌죠.
뉴스를 전하면서도 화가 나거나 안타까움을 느낀 사건들이 유독 기억에 남는데요.
전 국민 불매운동을 일으켰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 가방에서 나온 컵라면이 사람들을 울린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그리고, 19년간 축사에서 가혹한 대우를 받았던 축사노예 사건.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이 사건들의 지금 모습은 어떤지 다시 한번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우리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인터뷰> 안성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지난 4월) : "임신 7개월이었습니다. 저희 집사람하고 뱃속에 태아가 급성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어요. 일주일 만에 사망했거든요."
<인터뷰> 김미향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지난 4월) : "(쌍둥이 동생) 다원이가 6개월 때 갑자기 호흡곤란이 오고 그래서 병원에 갔을 때만 해도 저희는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전혀 몰랐죠. 그런데 이제 기흉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다음엔 쌍둥이 언니) 나원이가 이제 돌 지나서 호흡곤란이 똑같이 오더라고요.“
5년 동안이나 외면받았던 사건 다행히 피해자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올해 검찰의 조사가 시작됐고 국정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옥시는 뒤늦게 공식적인 사과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한 해가 저무는 지금, 피해자들의 울분은 풀렸을까?
5년 전 4살 된 딸이 폐 손상을 입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대표로 나선 강찬호 씨.
그는 올 한 해 성과도 있었지만 남은 문제들이 아직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인터뷰>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1,2단계 분들에 대해서만 해당 가해기업들이 손해배상에 준하는 어떤 그 민사상의 합의 절차를 지금 하는 거죠. 그러니까 3,4단계 분들은 다 배제가 돼있고.”
피해 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옥시 측이 배상을 해주지 않고 있는 겁니다.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인 세퓨의 경우 기업이 이미 사라져 피해자들이 배상금을 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보상을 받지 못한다. 라는 걸 알고 소송을 하신 거예요. 그 판결문을 아이들의 영정 앞에라도 갖다 주고 싶은 어떤 그런 마음 때문에 한 거거든요. 그래서 현재 셰퓨에 대한 문제는 이제 사각지대에 방치된 문제죠.”
이번 달 21일 기준, 피해자 접수현황은 5,300명.
사망자는 1,1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들을 빨리 구제하기 위해서는 가습기 특별법 통과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입니다.
<인터뷰>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진심어린 사과, 여전히 미흡하고요. 그리고 피해자 구제, 5년 동안 방치되어 왔던 이런 피해자들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피해자구제특별법의 조속한 통과 그리고 재발방지 제도와 법들이 조속하게 마련되는 게….
지난 5월. 지하철 구의역은 온갖 꽃과 포스트잇으로 뒤 덮힌 추모 공간이 됐습니다.
스크린도어 수리를 하다 열차에 치여 사망한 김 모 씨.
숨진 김 씨의 가방에서 발견된 컵라면은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녹취>김 모 씨 아버지(음성변조/지난 5월) : “저희 아이가 밥도 못 먹고 다닌 거예요. 시간이 없으니까. 저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반년여가 지난 지금, 김 씨의 흔적은 스크린도어에 남아있었는데요.
시민들을 아직도 그를 기억했습니다.
<인터뷰>윤예리 (서울시 광진구):“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죠. 지나갈 때마다.”
<인터뷰>임영호 (서울시 광진구):“안됐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그 모습들이 저희 젊은이들의 모습들이 아닐까 싶어요.”
사건 이후, 서울메트로는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체 임원 180명이 사표를 냈습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알아보니 그중 3명만이 퇴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서울 메트로 관계자(음성변조):“이게 뭐 전부 다 관두겠다. 그런 게 아니라 좀 책임 있게 사고를 수습하자. 이런 의미에서 저희 간부급 이상이 다 제출했던 거고요. ”
게다가 사건과 관련해 징계 권고를 받은 임직원 9명은 징계가 부당하다면서 지난달 재심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지나치다 뭐 이런 이유로 이제 하게 된 거죠.”
또 당시 재발 방치 책으로 안전과 관련된 외주 용역을 직영화하겠다고 했는데요.
<녹취>박원순(서울시장/지난 6월) : "외주용역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자회사 또는 직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저희들의 방침이고 원칙이기 때문에…."
그 이후 안전 업무직이 생겼지만 여전히 정규직과 임금 복리후생 등에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나 외주 하청과 큰 차이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오선근 (구의역 사고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간사):“정규직과는 뭐 3년, 5년, 10년이 기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격차가 벌어지게 되는 거죠. 지하철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전체적으로 정규직화가 필요하다고 일차적으로 봅니다.”
지난 7월, 청주에서 발견된 지적 장애 2급인 고 모 씨.
19년간 축사 옆 골방에서 무임금 강제노동과 가혹행위에 시달렸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지난 7월) : "(농장에서) 소똥 치워줬죠. 심하긴 심했나 봐요. 일을 시키는 것이. 뭐 일을 쉴 새 없이 시키니까 심한 거죠. (일한 지) 오래됐어요. 그래도. 20년 얼추 그렇게 됐을 거예요."
이른바 축사 노예 사건이 알려지면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고 씨.
5개월이 지난 지금 고 씨는 잘 지내고 있을까?
취재진이 직접 찾아가 봤는데요.
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작업장에서 만난 고 씨.
처음에는 일을 배우는 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어색했지만, 이제는 한결 표정이 편해졌습니다.
<현장음>고○○ (피해자):“(선생님 커피 한 잔 뽑아주세요.) 네.”
요즘 자판기에서 커피 뽑아 마시는 게 낙이라는데요.
<인터뷰>최주희 (희망일굼터 사무국장):“동전 가지고 오셔가지고 자판기 100원 넣고 하나씩 빼서 드시는 거. 이거 굉장히 즐거워하시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도 처음보다는 지금 많이 나아지셨어요. 표정도 많이 밝아지시고.”
최근 청주지법은 농장주 부부가 고 씨에게 1억 6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강제 조정 결정을 내렸습니다.
<녹취>정찬교 (마을 이장):“지금은 살도 많이 찌고 인상도 밝아지고 꿈에 그리던 아들이 와서 마음의 상처가 치료되고 얼마나 화목한 가정이 됐어.”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행복한 시간입니다.
<녹취>피해자 어머니:“(함께 지내니까 어때요? 어떤 게 좋아요?)같이 있으니까 좋지.”
2016년을 돌이켜보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있고 희망을 찾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2017년에는 보다 희망찬 뉴스를 따라잡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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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2016 뉴스 따라잡기 속 사건들…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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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12-30 08:33:45
- 수정2016-12-30 16:18:48
<기자 멘트>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이제 딱 이틀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올 한해에도 숱한 사건들이 쏟아졌죠.
뉴스를 전하면서도 화가 나거나 안타까움을 느낀 사건들이 유독 기억에 남는데요.
전 국민 불매운동을 일으켰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 가방에서 나온 컵라면이 사람들을 울린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그리고, 19년간 축사에서 가혹한 대우를 받았던 축사노예 사건.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이 사건들의 지금 모습은 어떤지 다시 한번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우리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인터뷰> 안성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지난 4월) : "임신 7개월이었습니다. 저희 집사람하고 뱃속에 태아가 급성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어요. 일주일 만에 사망했거든요."
<인터뷰> 김미향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지난 4월) : "(쌍둥이 동생) 다원이가 6개월 때 갑자기 호흡곤란이 오고 그래서 병원에 갔을 때만 해도 저희는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전혀 몰랐죠. 그런데 이제 기흉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다음엔 쌍둥이 언니) 나원이가 이제 돌 지나서 호흡곤란이 똑같이 오더라고요.“
5년 동안이나 외면받았던 사건 다행히 피해자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올해 검찰의 조사가 시작됐고 국정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옥시는 뒤늦게 공식적인 사과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한 해가 저무는 지금, 피해자들의 울분은 풀렸을까?
5년 전 4살 된 딸이 폐 손상을 입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대표로 나선 강찬호 씨.
그는 올 한 해 성과도 있었지만 남은 문제들이 아직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인터뷰>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1,2단계 분들에 대해서만 해당 가해기업들이 손해배상에 준하는 어떤 그 민사상의 합의 절차를 지금 하는 거죠. 그러니까 3,4단계 분들은 다 배제가 돼있고.”
피해 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옥시 측이 배상을 해주지 않고 있는 겁니다.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인 세퓨의 경우 기업이 이미 사라져 피해자들이 배상금을 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보상을 받지 못한다. 라는 걸 알고 소송을 하신 거예요. 그 판결문을 아이들의 영정 앞에라도 갖다 주고 싶은 어떤 그런 마음 때문에 한 거거든요. 그래서 현재 셰퓨에 대한 문제는 이제 사각지대에 방치된 문제죠.”
이번 달 21일 기준, 피해자 접수현황은 5,300명.
사망자는 1,1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들을 빨리 구제하기 위해서는 가습기 특별법 통과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입니다.
<인터뷰>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진심어린 사과, 여전히 미흡하고요. 그리고 피해자 구제, 5년 동안 방치되어 왔던 이런 피해자들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피해자구제특별법의 조속한 통과 그리고 재발방지 제도와 법들이 조속하게 마련되는 게….
지난 5월. 지하철 구의역은 온갖 꽃과 포스트잇으로 뒤 덮힌 추모 공간이 됐습니다.
스크린도어 수리를 하다 열차에 치여 사망한 김 모 씨.
숨진 김 씨의 가방에서 발견된 컵라면은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녹취>김 모 씨 아버지(음성변조/지난 5월) : “저희 아이가 밥도 못 먹고 다닌 거예요. 시간이 없으니까. 저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반년여가 지난 지금, 김 씨의 흔적은 스크린도어에 남아있었는데요.
시민들을 아직도 그를 기억했습니다.
<인터뷰>윤예리 (서울시 광진구):“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죠. 지나갈 때마다.”
<인터뷰>임영호 (서울시 광진구):“안됐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그 모습들이 저희 젊은이들의 모습들이 아닐까 싶어요.”
사건 이후, 서울메트로는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체 임원 180명이 사표를 냈습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알아보니 그중 3명만이 퇴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서울 메트로 관계자(음성변조):“이게 뭐 전부 다 관두겠다. 그런 게 아니라 좀 책임 있게 사고를 수습하자. 이런 의미에서 저희 간부급 이상이 다 제출했던 거고요. ”
게다가 사건과 관련해 징계 권고를 받은 임직원 9명은 징계가 부당하다면서 지난달 재심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지나치다 뭐 이런 이유로 이제 하게 된 거죠.”
또 당시 재발 방치 책으로 안전과 관련된 외주 용역을 직영화하겠다고 했는데요.
<녹취>박원순(서울시장/지난 6월) : "외주용역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자회사 또는 직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저희들의 방침이고 원칙이기 때문에…."
그 이후 안전 업무직이 생겼지만 여전히 정규직과 임금 복리후생 등에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나 외주 하청과 큰 차이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오선근 (구의역 사고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간사):“정규직과는 뭐 3년, 5년, 10년이 기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격차가 벌어지게 되는 거죠. 지하철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전체적으로 정규직화가 필요하다고 일차적으로 봅니다.”
지난 7월, 청주에서 발견된 지적 장애 2급인 고 모 씨.
19년간 축사 옆 골방에서 무임금 강제노동과 가혹행위에 시달렸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지난 7월) : "(농장에서) 소똥 치워줬죠. 심하긴 심했나 봐요. 일을 시키는 것이. 뭐 일을 쉴 새 없이 시키니까 심한 거죠. (일한 지) 오래됐어요. 그래도. 20년 얼추 그렇게 됐을 거예요."
이른바 축사 노예 사건이 알려지면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고 씨.
5개월이 지난 지금 고 씨는 잘 지내고 있을까?
취재진이 직접 찾아가 봤는데요.
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작업장에서 만난 고 씨.
처음에는 일을 배우는 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어색했지만, 이제는 한결 표정이 편해졌습니다.
<현장음>고○○ (피해자):“(선생님 커피 한 잔 뽑아주세요.) 네.”
요즘 자판기에서 커피 뽑아 마시는 게 낙이라는데요.
<인터뷰>최주희 (희망일굼터 사무국장):“동전 가지고 오셔가지고 자판기 100원 넣고 하나씩 빼서 드시는 거. 이거 굉장히 즐거워하시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도 처음보다는 지금 많이 나아지셨어요. 표정도 많이 밝아지시고.”
최근 청주지법은 농장주 부부가 고 씨에게 1억 6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강제 조정 결정을 내렸습니다.
<녹취>정찬교 (마을 이장):“지금은 살도 많이 찌고 인상도 밝아지고 꿈에 그리던 아들이 와서 마음의 상처가 치료되고 얼마나 화목한 가정이 됐어.”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행복한 시간입니다.
<녹취>피해자 어머니:“(함께 지내니까 어때요? 어떤 게 좋아요?)같이 있으니까 좋지.”
2016년을 돌이켜보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있고 희망을 찾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2017년에는 보다 희망찬 뉴스를 따라잡기를 기대해봅니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이제 딱 이틀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올 한해에도 숱한 사건들이 쏟아졌죠.
뉴스를 전하면서도 화가 나거나 안타까움을 느낀 사건들이 유독 기억에 남는데요.
전 국민 불매운동을 일으켰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 가방에서 나온 컵라면이 사람들을 울린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그리고, 19년간 축사에서 가혹한 대우를 받았던 축사노예 사건.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이 사건들의 지금 모습은 어떤지 다시 한번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우리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인터뷰> 안성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지난 4월) : "임신 7개월이었습니다. 저희 집사람하고 뱃속에 태아가 급성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어요. 일주일 만에 사망했거든요."
<인터뷰> 김미향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지난 4월) : "(쌍둥이 동생) 다원이가 6개월 때 갑자기 호흡곤란이 오고 그래서 병원에 갔을 때만 해도 저희는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전혀 몰랐죠. 그런데 이제 기흉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다음엔 쌍둥이 언니) 나원이가 이제 돌 지나서 호흡곤란이 똑같이 오더라고요.“
5년 동안이나 외면받았던 사건 다행히 피해자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올해 검찰의 조사가 시작됐고 국정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옥시는 뒤늦게 공식적인 사과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한 해가 저무는 지금, 피해자들의 울분은 풀렸을까?
5년 전 4살 된 딸이 폐 손상을 입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대표로 나선 강찬호 씨.
그는 올 한 해 성과도 있었지만 남은 문제들이 아직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인터뷰>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1,2단계 분들에 대해서만 해당 가해기업들이 손해배상에 준하는 어떤 그 민사상의 합의 절차를 지금 하는 거죠. 그러니까 3,4단계 분들은 다 배제가 돼있고.”
피해 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옥시 측이 배상을 해주지 않고 있는 겁니다.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인 세퓨의 경우 기업이 이미 사라져 피해자들이 배상금을 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보상을 받지 못한다. 라는 걸 알고 소송을 하신 거예요. 그 판결문을 아이들의 영정 앞에라도 갖다 주고 싶은 어떤 그런 마음 때문에 한 거거든요. 그래서 현재 셰퓨에 대한 문제는 이제 사각지대에 방치된 문제죠.”
이번 달 21일 기준, 피해자 접수현황은 5,300명.
사망자는 1,1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들을 빨리 구제하기 위해서는 가습기 특별법 통과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입니다.
<인터뷰>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진심어린 사과, 여전히 미흡하고요. 그리고 피해자 구제, 5년 동안 방치되어 왔던 이런 피해자들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피해자구제특별법의 조속한 통과 그리고 재발방지 제도와 법들이 조속하게 마련되는 게….
지난 5월. 지하철 구의역은 온갖 꽃과 포스트잇으로 뒤 덮힌 추모 공간이 됐습니다.
스크린도어 수리를 하다 열차에 치여 사망한 김 모 씨.
숨진 김 씨의 가방에서 발견된 컵라면은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녹취>김 모 씨 아버지(음성변조/지난 5월) : “저희 아이가 밥도 못 먹고 다닌 거예요. 시간이 없으니까. 저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반년여가 지난 지금, 김 씨의 흔적은 스크린도어에 남아있었는데요.
시민들을 아직도 그를 기억했습니다.
<인터뷰>윤예리 (서울시 광진구):“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죠. 지나갈 때마다.”
<인터뷰>임영호 (서울시 광진구):“안됐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그 모습들이 저희 젊은이들의 모습들이 아닐까 싶어요.”
사건 이후, 서울메트로는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체 임원 180명이 사표를 냈습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알아보니 그중 3명만이 퇴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서울 메트로 관계자(음성변조):“이게 뭐 전부 다 관두겠다. 그런 게 아니라 좀 책임 있게 사고를 수습하자. 이런 의미에서 저희 간부급 이상이 다 제출했던 거고요. ”
게다가 사건과 관련해 징계 권고를 받은 임직원 9명은 징계가 부당하다면서 지난달 재심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지나치다 뭐 이런 이유로 이제 하게 된 거죠.”
또 당시 재발 방치 책으로 안전과 관련된 외주 용역을 직영화하겠다고 했는데요.
<녹취>박원순(서울시장/지난 6월) : "외주용역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자회사 또는 직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저희들의 방침이고 원칙이기 때문에…."
그 이후 안전 업무직이 생겼지만 여전히 정규직과 임금 복리후생 등에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나 외주 하청과 큰 차이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오선근 (구의역 사고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간사):“정규직과는 뭐 3년, 5년, 10년이 기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격차가 벌어지게 되는 거죠. 지하철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전체적으로 정규직화가 필요하다고 일차적으로 봅니다.”
지난 7월, 청주에서 발견된 지적 장애 2급인 고 모 씨.
19년간 축사 옆 골방에서 무임금 강제노동과 가혹행위에 시달렸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지난 7월) : "(농장에서) 소똥 치워줬죠. 심하긴 심했나 봐요. 일을 시키는 것이. 뭐 일을 쉴 새 없이 시키니까 심한 거죠. (일한 지) 오래됐어요. 그래도. 20년 얼추 그렇게 됐을 거예요."
이른바 축사 노예 사건이 알려지면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고 씨.
5개월이 지난 지금 고 씨는 잘 지내고 있을까?
취재진이 직접 찾아가 봤는데요.
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작업장에서 만난 고 씨.
처음에는 일을 배우는 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어색했지만, 이제는 한결 표정이 편해졌습니다.
<현장음>고○○ (피해자):“(선생님 커피 한 잔 뽑아주세요.) 네.”
요즘 자판기에서 커피 뽑아 마시는 게 낙이라는데요.
<인터뷰>최주희 (희망일굼터 사무국장):“동전 가지고 오셔가지고 자판기 100원 넣고 하나씩 빼서 드시는 거. 이거 굉장히 즐거워하시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도 처음보다는 지금 많이 나아지셨어요. 표정도 많이 밝아지시고.”
최근 청주지법은 농장주 부부가 고 씨에게 1억 6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강제 조정 결정을 내렸습니다.
<녹취>정찬교 (마을 이장):“지금은 살도 많이 찌고 인상도 밝아지고 꿈에 그리던 아들이 와서 마음의 상처가 치료되고 얼마나 화목한 가정이 됐어.”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행복한 시간입니다.
<녹취>피해자 어머니:“(함께 지내니까 어때요? 어떤 게 좋아요?)같이 있으니까 좋지.”
2016년을 돌이켜보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있고 희망을 찾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2017년에는 보다 희망찬 뉴스를 따라잡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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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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