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소용돌이친 격동의 1년

입력 2016.12.31 (07:43) 수정 2016.12.3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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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호 해설국장]

그 어느 해보다 소용돌이친 해였습니다. 북핵 문제와 탄핵정국으로 요동치고, 경제 불황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사회적 약자의 비극, 기록적인 한파와 폭염 등 되돌아보면 격동의 1년입니다.

북핵 문제 등 안보 위기 속에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관계가 얼어붙고, 사드 배치를 둘러싼 안보와 국익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갈등을 빚었습니다. 잇따른 아동학대는 우리 사회의 저급한 사회안전망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부모, 특히 양부모에 의해 살해, 유기, 학대받은 아동들의 비극을 지켜보면서 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더욱 가슴을 저미게 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은 또 있었습니다. 서울 강남역 인근 묻지 마 살인 사건과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사고를 기억할 겁니다. 특히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중 사고로 숨진 계약직 근로자는 시간에 쫓기며 노동에 내몰렸고, 그 19살 청년의 가방 속 컵라면은 지금도 눈에 선해 울컥하게 합니다.

경주 지진은 허술한 재난대응시스템을 되짚어 보게 했고, 계란 파동까지 가져온 AI 확산은 당국의 안일한 대응과 실패한 방역대책의 결과입니다. 한파 같은 경제난은 가계 빚더미와 소비, 고용 위축 등으로 서민경제를 더 움츠려들게 했습니다.

전관예우 법조 비리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이른바 김영란 법은 우리 사회의 잘못된 접대문화의 관행과 부정부패 추방의 신호탄이 됐습니다.

여소야대의 국회를 만든 4ㆍ13 총선은 협치를 주문했으나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습니다. 올해 가장 충격적인 뉴스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탭니다. 연일 터져 나온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민심을 촉발하고, 탄핵심판과 특검정국으로 요동쳤습니다.

신뢰를 잃어버린 국가시스템에 국민들은 참담함과 자괴감을 토로했습니다.

암울한 한 해였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리우 올림픽의 감동과 교훈, 화재 현장에서 이웃을 살려내고 자신은 숨진 살신성인의 의인, 이름 없는 영웅들, 우리가 이들을 모두 기억해야만 다시 희망을 쏘아올릴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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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소용돌이친 격동의 1년
    • 입력 2016-12-31 07:45:27
    • 수정2016-12-31 08: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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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호 해설국장]

그 어느 해보다 소용돌이친 해였습니다. 북핵 문제와 탄핵정국으로 요동치고, 경제 불황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사회적 약자의 비극, 기록적인 한파와 폭염 등 되돌아보면 격동의 1년입니다.

북핵 문제 등 안보 위기 속에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관계가 얼어붙고, 사드 배치를 둘러싼 안보와 국익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갈등을 빚었습니다. 잇따른 아동학대는 우리 사회의 저급한 사회안전망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부모, 특히 양부모에 의해 살해, 유기, 학대받은 아동들의 비극을 지켜보면서 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더욱 가슴을 저미게 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은 또 있었습니다. 서울 강남역 인근 묻지 마 살인 사건과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사고를 기억할 겁니다. 특히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중 사고로 숨진 계약직 근로자는 시간에 쫓기며 노동에 내몰렸고, 그 19살 청년의 가방 속 컵라면은 지금도 눈에 선해 울컥하게 합니다.

경주 지진은 허술한 재난대응시스템을 되짚어 보게 했고, 계란 파동까지 가져온 AI 확산은 당국의 안일한 대응과 실패한 방역대책의 결과입니다. 한파 같은 경제난은 가계 빚더미와 소비, 고용 위축 등으로 서민경제를 더 움츠려들게 했습니다.

전관예우 법조 비리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이른바 김영란 법은 우리 사회의 잘못된 접대문화의 관행과 부정부패 추방의 신호탄이 됐습니다.

여소야대의 국회를 만든 4ㆍ13 총선은 협치를 주문했으나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습니다. 올해 가장 충격적인 뉴스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탭니다. 연일 터져 나온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민심을 촉발하고, 탄핵심판과 특검정국으로 요동쳤습니다.

신뢰를 잃어버린 국가시스템에 국민들은 참담함과 자괴감을 토로했습니다.

암울한 한 해였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리우 올림픽의 감동과 교훈, 화재 현장에서 이웃을 살려내고 자신은 숨진 살신성인의 의인, 이름 없는 영웅들, 우리가 이들을 모두 기억해야만 다시 희망을 쏘아올릴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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