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 100일…명암 엇갈리는 일상

입력 2017.01.05 (21:28) 수정 2017.01.05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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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청탁 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오늘(5일)로 100일을 맞았습니다.

우리의 일상에도 큰 변화가 생겼는데요.

접대나 회식이 줄면서, 직장인들에게 '저녁 있는 삶'이 많아졌지만, 소비 위축으로 외식업소 등은 울상입니다.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직장인 안수아 씨는 한동안 접었던 취미 활동을 최근 다시 시작했습니다.

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으로 회식과 접대 문화가 사라진 덕에 예전보다 이른 퇴근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녹취> 안수아(직장인) : "여가 시간도 많이 늘어나서 피아노도 시작을 하게 됐고요. 열심히 치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이른 저녁 시간, 평소 한산했던 피트니스 센터는 술자리 대신 땀을 흘리며 몸을 가꾸는 직장인들로 열기가 뜨겁습니다.

<인터뷰> 백기호(피트니스 센터 총괄) : "금요일 같은 경우에 술을 드시러 가셨는데 이제 센터에 오셔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김영란 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인 오는 설 연휴를 앞두고, 선물 풍속도도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상품 대신 5만 원 이하로 가격대를 맞춘 실속 세트가 진열대를 가득 채웠습니다.

반면 김영란법 시행으로 직격탄을 맞은 화훼 업계는 울상입니다.

평소 축하난 주문이 몰리는 연초 인사철이지만 이 대형 화훼단지에선 손님 구경이 쉽지 않습니다.

법 시행 전보다 실제 매출이 20% 줄었습니다.

<녹취> 김현숙(화환 판매자) : "화한도 안 보네요, 요즘에는. 김영란법에 거기에 걸려서 그러는지 어쩐지. 화환도 안 보내고 근조도 잘 안 보내고..."

고급 식당가는 주로 낮에 3만 원 미만의 음식을 찾는 손님이 늘면서 이른바 영란 메뉴가 정착됐고, 저녁 회식은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고급 요리 주문은 절반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인터뷰> 김영환(음식점 대표) : "비싼 집만 꼭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 아예 나가지 않고..."

시행 100일이 지난 현재 김영란 법은 90% 가까운 국민들로부터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켠에선 음식점 주점업 종사자가 3만명 이상 줄어드는 등 서민들의 삶을 더욱 위축시켰다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늘(5일) 열린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서민 경제 위축을 완화하기 위해 법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명절 선물의 상한선 조정 등 합리적 조정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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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란법 시행 100일…명암 엇갈리는 일상
    • 입력 2017-01-05 21:30:01
    • 수정2017-01-05 22: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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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청탁 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오늘(5일)로 100일을 맞았습니다.

우리의 일상에도 큰 변화가 생겼는데요.

접대나 회식이 줄면서, 직장인들에게 '저녁 있는 삶'이 많아졌지만, 소비 위축으로 외식업소 등은 울상입니다.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직장인 안수아 씨는 한동안 접었던 취미 활동을 최근 다시 시작했습니다.

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으로 회식과 접대 문화가 사라진 덕에 예전보다 이른 퇴근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녹취> 안수아(직장인) : "여가 시간도 많이 늘어나서 피아노도 시작을 하게 됐고요. 열심히 치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이른 저녁 시간, 평소 한산했던 피트니스 센터는 술자리 대신 땀을 흘리며 몸을 가꾸는 직장인들로 열기가 뜨겁습니다.

<인터뷰> 백기호(피트니스 센터 총괄) : "금요일 같은 경우에 술을 드시러 가셨는데 이제 센터에 오셔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김영란 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인 오는 설 연휴를 앞두고, 선물 풍속도도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상품 대신 5만 원 이하로 가격대를 맞춘 실속 세트가 진열대를 가득 채웠습니다.

반면 김영란법 시행으로 직격탄을 맞은 화훼 업계는 울상입니다.

평소 축하난 주문이 몰리는 연초 인사철이지만 이 대형 화훼단지에선 손님 구경이 쉽지 않습니다.

법 시행 전보다 실제 매출이 20% 줄었습니다.

<녹취> 김현숙(화환 판매자) : "화한도 안 보네요, 요즘에는. 김영란법에 거기에 걸려서 그러는지 어쩐지. 화환도 안 보내고 근조도 잘 안 보내고..."

고급 식당가는 주로 낮에 3만 원 미만의 음식을 찾는 손님이 늘면서 이른바 영란 메뉴가 정착됐고, 저녁 회식은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고급 요리 주문은 절반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인터뷰> 김영환(음식점 대표) : "비싼 집만 꼭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 아예 나가지 않고..."

시행 100일이 지난 현재 김영란 법은 90% 가까운 국민들로부터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켠에선 음식점 주점업 종사자가 3만명 이상 줄어드는 등 서민들의 삶을 더욱 위축시켰다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늘(5일) 열린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서민 경제 위축을 완화하기 위해 법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명절 선물의 상한선 조정 등 합리적 조정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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