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태영호 前 공사가 말하는 북한·김정은

입력 2017.01.07 (07:50) 수정 2017.01.0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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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17년, 북한은 무엇을 노리고 있을까요?

또 김정은 체제의 고민과 약점은 뭘까요?

올해 첫 ‘남북의 창’은 신년 특집으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와의 단독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이후 최고위급 망명자로 평가받는 그에게서 북한과 김정은의 실상을 들어봅니다.

‘남북의 창’의 제작책임자인 이웅수 KBS 북한부장이 만났습니다.

<리포트>

2017년 새해 벽두 KBS를 찾은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대한민국에서 첫 새해를 맞은 소회로 대담이 시작됐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내가 이런 분단된 나라에서 또 몇 번 이렇게 설을 맞이하겠느냐. 이런 그런 서글픈 좀 생각도 들고, 통일된 나라에서 설을 좀 빨리 맞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인터뷰> 이웅수(KBS 북한부장) : “가보고 싶었던 곳도 있었을 텐데 실제 가 보셨나요? 어떠셨나요? ”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경복궁이라든가, 남한산성이라든가. 이런 역사적인 유적들을 다시 한 번 직접 현지에서 와서 보니 정말 감회가 이제 새로웠고, 우리 민족의 얼이 깃들어 있는 그런 역사 유물들을 좀 많이 돌아보고 싶습니다.”

‘아들의 장래에 대한 걱정’에서부터 ‘비자금 횡령설’까지, 온갖 추측이 난무했던 망명 이유에 대해선 ‘자유에 대한 갈망’ 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북한에만 살았으면 자유나 민주주의의 이런 가치를 잘 모르고 그야말로 노예처럼 생활하면서 자기가 어떤 처지에 생활하는 걸 모르고 살았을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해외에 와서 정말 살면서 아, 이거 인간으로 이렇게 사는 그것 인간이 아니로구나. 애들이 진짜 바라던 것은 마음대로 책도 읽고, 인터넷도 보고. 이런 자유로운 삶이었는데, 그런 자유로운 삶을 지금 느끼고 있다고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집권 5년 동안 당․정․군을 빠르게 장악한 김정은!

태 전 공사는 그 핵심 수단으로 고모부 장성택의 숙청으로 상징되는 ‘김정은식 공포정치’를 꼽았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김일성 때나 김정일 때에 비해서 간부 숙청, 일반 주민들 처형이 많아지고, 또 공개성을 띠고 있습니다. 장성택도 치지 않았어요? 그거 친 다음에 북한 간부들이 김정은을 대하는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아, 장성택 같은 걸 다 치는데, 제 고모부도 다 쳐내버리는데 뭐 제 옆에 데리고 다니던 간부 하나 데려다 공개 총살하는 건 일도 아니거든요.”

태 전 공사는 무엇보다 북한에서 김정은의 위상은 유일신과 같다고 했다.

측근이든 친형제든 결코 넘볼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

그래서 ‘2인자’는 없다고 단언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북한 사회에서 김정은의 위치는 신, 태양과 같습니다. 제2의 태양, 제2의 신이라는 건 북한 사회에 있을 수가 없어요. 자꾸 한국 언론이 제2인자는 누구냐? 뭐 황병서냐, 최룡해냐, 하면서 자꾸 2인자를 찾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놓고 보면 답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김정철의 위치가 무엇이겠느냐? 그저 김정은의 형이다. 생리적인 형이다.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이해입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핵 도발.

김정은은 어떤 경우에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태 공사는 확언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지금까지 자기 할아버지 때부터 아버지 대에서 현재까지 와서 지금도 김정은은 핵무기라는 그러한 든든한 기둥이 자기를 지켜주고 앞으로 자기가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를 휘둘러서 한국을 굴복시킬 수 있다는 그런 황금의 방망이를 김정은이 버릴까요? 저는 절대 버릴 것 같지 않습니다.”

예상을 깬 트럼프의 당선, 그리고 탄핵 사태라는 미국과 한국의 최근 정세는 김정은의 ‘핵 시계’를 더욱 빨리 돌리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민주당 힐러리가 올라갈 줄 알았는데 예상치 않게 공화당이라는 트럼프가 올라갔거든요. 그다음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 이후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그러면 핵보유국 지위를 받아내면서 새로운 타협점에 간다, 이게 총체적인 김정은이 계산법이었는데, 예상치 않았던 탄핵 사태로 해서 이 일정이 쭉 앞으로 당겨졌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상당히 김정은이가 시간적으로 조바심을 느끼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미국을 향해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은 개발의 명분 쌓기라 평가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김정은의) 카드는 두 개예요. 하나는 핵실험. 하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이 두 카드를 어느 하나를 쓰든가 동시에 다 쓰던지 해서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리겠다는 거예요. 나는 이미 숙제를 다 줬고, 너희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바랬으나, 미국 트럼프 정부는 정책을 변경시키지 않고, 이전 정부대로 그대로 답습해서 군사훈련을 했고, 나는 핵이나 미사일을 쓸 수밖에 없어, 그 책임은 나한테 있지 않아... 말하자면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에 명분을 세우자는 겁니다.”

김정은에게 있어 이념적 이단자인 대한민국은 결코 공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북한에 있어서 남한이란 이 존재는 상당히 위협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 심리적으로나 경제적 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고, 이런 군사력도 점점 격차가 넓어지고 있거든요. 북한으로서는 어느 한때거든 이 적수를 털어버리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한국 영화를 봤다고 처벌하는 북한 체제에서 자유민주주의 물질적 풍요로움과 정신적 풍요로움을 만끽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실체가 북한에게 필요하겠습니까? 북한이라는 거는 그런 이념적 이단자를 접수할 수 없어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경제난은 김정은의 큰 근심거리라고도 증언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지금 김정은의 가장 큰 딜레마는 현실에 부합되는 경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경제 원리 기본은 뭐예요? 시장이 공급과 수요에 의하여 동작하는 원리입니다. 여기에서는 신이라는 지도자의 존재가 있을 자리가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 김정은으로서는 이러지도 못하고 그저 지금 원시적인 자본주의 형태로 북한은 가고 있는데 어쩔 수 없이 따라 가고 있는 거죠.”

경제성과에 대한 김정은의불만과 불안감은 올해 첫날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드러났다.

<녹취> 김정은(지난 1일/신년사) : “<세상에 부럼없어라>의 노래를 부르던 시대가 지나간 역사 속에 순간이 아닌 오늘의 현실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헌신 분투할 것이며...”

<녹취> “우리는 모두 다 친형제 세상에 부럼 없어라...”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세상에 부러움 없어라. 이건 제가 아이 때, 50년 전에 나온 노래예요. 주민들에게 50년대, 김일성 시대, 세상에 부러움 없어라 때보다 우리는 못 산다는 걸 국민들한테 인정했어요. 신이 자기가 자기나 자기 할아버지, 아버지가 잘못했다는 걸 인정한다는 건 이건 오죽하면 김정은이 이렇게까지 나왔겠는가? 그 어떤 세계의 모든 나라도 다 발전하고 지난 시기보다 다 앞으로 나가고 있잖아요. 오늘 21세기 2017년에 와서 50년 전 때를 내가 다시 만들어보겠다, 이 자체가 얼마나 황당하고 우스운 일입니까?”

지난해 유엔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규탄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12년째 채택했다.

태 전 공사는 반드시 김정은을 직접 거론하며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재판에 간다는 건 죄를 지었기 때문에 재판에 간다, 재판에서 이 사람이 죄가 있느냐 판결하고 죄가 있는 경우에는 감옥에 넣든 총살하든 꼭 처리가 뒤따른다는 걸 알겠죠. 그러면 김정은 이름이 들어갔다는 그 단 한 방으로 북한 주민들의 마음에서 김정은은 신이 아닌 범죄자라는 걸 주민들에게 가장 빨리 직설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북한은 김정은 이름 세 글자가 국제 형사 재판소에 넘겨야 한다는 이 문장에 들어가지 않도록 총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 최악의 국가, 북한에서 내부 봉기는 일어날까? 그 조건은 무엇일까?

<인터뷰> 이웅수(KBS 북한부장) : “남한에서는 북한의 위기 상황 때마다 붕괴론이 제기되곤 하는데, 북한 붕괴론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말하자면 김정은은 신이 아니고 김정일도 신이 아니다. 그 가족은 정말 사악한 가족이고 또 도덕적으로도 부패한 가정이라는 것을 외부에서, 북한 주민들은 전혀 몰라요. 외부에서 알려줘서 그들이 마음에서 기둥을 허물어버려야 합니다. 그러니까 기득권 세력이 김정은을 반대해서 인민들과 같이 들고 일어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건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 변화를 위해서는 한류 콘텐츠 같은 한국과 바깥 세상에 대한 정보를 북한 주민들에게 유입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설명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장마당이라는 자본주의 그런 공간에 들어오면서 북한 사람들의 의식은 상당히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 대한 북한 사람들의 인식이 지금 나날이 변하고 있거든요. 한류 콘텐츠를 보지 않는 사람이 이제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주민들의 심리, 동요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보고 앞으로 이러한 과정이 계속 흘러간다면 어느 땐가 꼭 북한에서는 그런 민중 봉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의 공개 활동과 동시에 시작된 북한 정권의 노골적인 비난과 위협.

북한에 두고 온 친인척들을 생각하면 부담이 되고 두렵기도 하지만 태 전 공사는 통일을 위한 사명감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자기의 일가친척의 그런 안위만을 생각한다면 누가 이 나라를 통일하고 또 우리 국민들을 그런 핵 참화에서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물방울이 모여서 개울을 이루고 그것이 흘러 강이 되는 것처럼 저와 같은 이런 사람들이 많아져서 통일을 위해서 이제 노력하고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통일이 앞당겨지지 않겠는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태 전 공사는 북한과 해외 공관에 나가있는 북한 엘리트 층에게도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저희 해외에 있는 동료들이 물론 힘들겠지만 가라앉고 있는 김정은이라는 배에서 뛰쳐나와서 대한민국으로 오든지, 아니면 또 자식들 그런 문제,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올 수 없으면 북한에 가든 세계의 어디에 있든 통일이라는 그런 성업에 함께 손잡고 나가자는 걸 얘기하고 싶습니다.”

자유에 대한 갈망, 통일에 대한 신념을 안고 대한민국 땅을 밟은 태영호 전 공사.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통일은 기다릴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망명과 향후 활동이 한반도 통일의 길에 성큼 더 다가서는 물꼬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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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기획] 태영호 前 공사가 말하는 북한·김정은
    • 입력 2017-01-07 08:19:58
    • 수정2017-01-07 08:53:29
    남북의 창
<앵커 멘트>

2017년, 북한은 무엇을 노리고 있을까요?

또 김정은 체제의 고민과 약점은 뭘까요?

올해 첫 ‘남북의 창’은 신년 특집으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와의 단독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이후 최고위급 망명자로 평가받는 그에게서 북한과 김정은의 실상을 들어봅니다.

‘남북의 창’의 제작책임자인 이웅수 KBS 북한부장이 만났습니다.

<리포트>

2017년 새해 벽두 KBS를 찾은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대한민국에서 첫 새해를 맞은 소회로 대담이 시작됐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내가 이런 분단된 나라에서 또 몇 번 이렇게 설을 맞이하겠느냐. 이런 그런 서글픈 좀 생각도 들고, 통일된 나라에서 설을 좀 빨리 맞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인터뷰> 이웅수(KBS 북한부장) : “가보고 싶었던 곳도 있었을 텐데 실제 가 보셨나요? 어떠셨나요? ”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경복궁이라든가, 남한산성이라든가. 이런 역사적인 유적들을 다시 한 번 직접 현지에서 와서 보니 정말 감회가 이제 새로웠고, 우리 민족의 얼이 깃들어 있는 그런 역사 유물들을 좀 많이 돌아보고 싶습니다.”

‘아들의 장래에 대한 걱정’에서부터 ‘비자금 횡령설’까지, 온갖 추측이 난무했던 망명 이유에 대해선 ‘자유에 대한 갈망’ 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북한에만 살았으면 자유나 민주주의의 이런 가치를 잘 모르고 그야말로 노예처럼 생활하면서 자기가 어떤 처지에 생활하는 걸 모르고 살았을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해외에 와서 정말 살면서 아, 이거 인간으로 이렇게 사는 그것 인간이 아니로구나. 애들이 진짜 바라던 것은 마음대로 책도 읽고, 인터넷도 보고. 이런 자유로운 삶이었는데, 그런 자유로운 삶을 지금 느끼고 있다고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집권 5년 동안 당․정․군을 빠르게 장악한 김정은!

태 전 공사는 그 핵심 수단으로 고모부 장성택의 숙청으로 상징되는 ‘김정은식 공포정치’를 꼽았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김일성 때나 김정일 때에 비해서 간부 숙청, 일반 주민들 처형이 많아지고, 또 공개성을 띠고 있습니다. 장성택도 치지 않았어요? 그거 친 다음에 북한 간부들이 김정은을 대하는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아, 장성택 같은 걸 다 치는데, 제 고모부도 다 쳐내버리는데 뭐 제 옆에 데리고 다니던 간부 하나 데려다 공개 총살하는 건 일도 아니거든요.”

태 전 공사는 무엇보다 북한에서 김정은의 위상은 유일신과 같다고 했다.

측근이든 친형제든 결코 넘볼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

그래서 ‘2인자’는 없다고 단언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북한 사회에서 김정은의 위치는 신, 태양과 같습니다. 제2의 태양, 제2의 신이라는 건 북한 사회에 있을 수가 없어요. 자꾸 한국 언론이 제2인자는 누구냐? 뭐 황병서냐, 최룡해냐, 하면서 자꾸 2인자를 찾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놓고 보면 답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김정철의 위치가 무엇이겠느냐? 그저 김정은의 형이다. 생리적인 형이다.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이해입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핵 도발.

김정은은 어떤 경우에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태 공사는 확언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지금까지 자기 할아버지 때부터 아버지 대에서 현재까지 와서 지금도 김정은은 핵무기라는 그러한 든든한 기둥이 자기를 지켜주고 앞으로 자기가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를 휘둘러서 한국을 굴복시킬 수 있다는 그런 황금의 방망이를 김정은이 버릴까요? 저는 절대 버릴 것 같지 않습니다.”

예상을 깬 트럼프의 당선, 그리고 탄핵 사태라는 미국과 한국의 최근 정세는 김정은의 ‘핵 시계’를 더욱 빨리 돌리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민주당 힐러리가 올라갈 줄 알았는데 예상치 않게 공화당이라는 트럼프가 올라갔거든요. 그다음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 이후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그러면 핵보유국 지위를 받아내면서 새로운 타협점에 간다, 이게 총체적인 김정은이 계산법이었는데, 예상치 않았던 탄핵 사태로 해서 이 일정이 쭉 앞으로 당겨졌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상당히 김정은이가 시간적으로 조바심을 느끼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미국을 향해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은 개발의 명분 쌓기라 평가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김정은의) 카드는 두 개예요. 하나는 핵실험. 하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이 두 카드를 어느 하나를 쓰든가 동시에 다 쓰던지 해서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리겠다는 거예요. 나는 이미 숙제를 다 줬고, 너희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바랬으나, 미국 트럼프 정부는 정책을 변경시키지 않고, 이전 정부대로 그대로 답습해서 군사훈련을 했고, 나는 핵이나 미사일을 쓸 수밖에 없어, 그 책임은 나한테 있지 않아... 말하자면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에 명분을 세우자는 겁니다.”

김정은에게 있어 이념적 이단자인 대한민국은 결코 공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북한에 있어서 남한이란 이 존재는 상당히 위협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 심리적으로나 경제적 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고, 이런 군사력도 점점 격차가 넓어지고 있거든요. 북한으로서는 어느 한때거든 이 적수를 털어버리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한국 영화를 봤다고 처벌하는 북한 체제에서 자유민주주의 물질적 풍요로움과 정신적 풍요로움을 만끽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실체가 북한에게 필요하겠습니까? 북한이라는 거는 그런 이념적 이단자를 접수할 수 없어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경제난은 김정은의 큰 근심거리라고도 증언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지금 김정은의 가장 큰 딜레마는 현실에 부합되는 경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경제 원리 기본은 뭐예요? 시장이 공급과 수요에 의하여 동작하는 원리입니다. 여기에서는 신이라는 지도자의 존재가 있을 자리가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 김정은으로서는 이러지도 못하고 그저 지금 원시적인 자본주의 형태로 북한은 가고 있는데 어쩔 수 없이 따라 가고 있는 거죠.”

경제성과에 대한 김정은의불만과 불안감은 올해 첫날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드러났다.

<녹취> 김정은(지난 1일/신년사) : “<세상에 부럼없어라>의 노래를 부르던 시대가 지나간 역사 속에 순간이 아닌 오늘의 현실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헌신 분투할 것이며...”

<녹취> “우리는 모두 다 친형제 세상에 부럼 없어라...”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세상에 부러움 없어라. 이건 제가 아이 때, 50년 전에 나온 노래예요. 주민들에게 50년대, 김일성 시대, 세상에 부러움 없어라 때보다 우리는 못 산다는 걸 국민들한테 인정했어요. 신이 자기가 자기나 자기 할아버지, 아버지가 잘못했다는 걸 인정한다는 건 이건 오죽하면 김정은이 이렇게까지 나왔겠는가? 그 어떤 세계의 모든 나라도 다 발전하고 지난 시기보다 다 앞으로 나가고 있잖아요. 오늘 21세기 2017년에 와서 50년 전 때를 내가 다시 만들어보겠다, 이 자체가 얼마나 황당하고 우스운 일입니까?”

지난해 유엔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규탄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12년째 채택했다.

태 전 공사는 반드시 김정은을 직접 거론하며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재판에 간다는 건 죄를 지었기 때문에 재판에 간다, 재판에서 이 사람이 죄가 있느냐 판결하고 죄가 있는 경우에는 감옥에 넣든 총살하든 꼭 처리가 뒤따른다는 걸 알겠죠. 그러면 김정은 이름이 들어갔다는 그 단 한 방으로 북한 주민들의 마음에서 김정은은 신이 아닌 범죄자라는 걸 주민들에게 가장 빨리 직설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북한은 김정은 이름 세 글자가 국제 형사 재판소에 넘겨야 한다는 이 문장에 들어가지 않도록 총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 최악의 국가, 북한에서 내부 봉기는 일어날까? 그 조건은 무엇일까?

<인터뷰> 이웅수(KBS 북한부장) : “남한에서는 북한의 위기 상황 때마다 붕괴론이 제기되곤 하는데, 북한 붕괴론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말하자면 김정은은 신이 아니고 김정일도 신이 아니다. 그 가족은 정말 사악한 가족이고 또 도덕적으로도 부패한 가정이라는 것을 외부에서, 북한 주민들은 전혀 몰라요. 외부에서 알려줘서 그들이 마음에서 기둥을 허물어버려야 합니다. 그러니까 기득권 세력이 김정은을 반대해서 인민들과 같이 들고 일어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건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 변화를 위해서는 한류 콘텐츠 같은 한국과 바깥 세상에 대한 정보를 북한 주민들에게 유입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설명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장마당이라는 자본주의 그런 공간에 들어오면서 북한 사람들의 의식은 상당히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 대한 북한 사람들의 인식이 지금 나날이 변하고 있거든요. 한류 콘텐츠를 보지 않는 사람이 이제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주민들의 심리, 동요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보고 앞으로 이러한 과정이 계속 흘러간다면 어느 땐가 꼭 북한에서는 그런 민중 봉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의 공개 활동과 동시에 시작된 북한 정권의 노골적인 비난과 위협.

북한에 두고 온 친인척들을 생각하면 부담이 되고 두렵기도 하지만 태 전 공사는 통일을 위한 사명감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자기의 일가친척의 그런 안위만을 생각한다면 누가 이 나라를 통일하고 또 우리 국민들을 그런 핵 참화에서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물방울이 모여서 개울을 이루고 그것이 흘러 강이 되는 것처럼 저와 같은 이런 사람들이 많아져서 통일을 위해서 이제 노력하고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통일이 앞당겨지지 않겠는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태 전 공사는 북한과 해외 공관에 나가있는 북한 엘리트 층에게도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저희 해외에 있는 동료들이 물론 힘들겠지만 가라앉고 있는 김정은이라는 배에서 뛰쳐나와서 대한민국으로 오든지, 아니면 또 자식들 그런 문제,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올 수 없으면 북한에 가든 세계의 어디에 있든 통일이라는 그런 성업에 함께 손잡고 나가자는 걸 얘기하고 싶습니다.”

자유에 대한 갈망, 통일에 대한 신념을 안고 대한민국 땅을 밟은 태영호 전 공사.

<인터뷰> 태영호(前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통일은 기다릴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망명과 향후 활동이 한반도 통일의 길에 성큼 더 다가서는 물꼬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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