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대세…우리 동네 ‘배드민턴’

입력 2017.01.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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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겹게 들려오는 말이 '100세 시대'다. 노후를 버틸 수 있는 돈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 중장년층에서 강박 관념처럼 퍼지고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귀찮아도 해야 하는 것이 운동이다. 다들 알고는 있다. 하지만 막상 실천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하고 나면 리모컨을 들고 소파에 파묻혀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참 많다.

나만 모르나? ‘북적북적’…우리 동네 배드민턴

우리가 사는 동네에는 어디든 초등학교가 가깝게 또는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리고 요즘 동네 초등학교 체육관은 저녁 늦게까지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곳이 많다. 시 조례에 따라 학교 체육시설을 개방해야 하는 지역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다양한 종목의 생활체육을 집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 체육관에서 즐기게 된 주민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체육관의 인기종목은 단연 배드민턴이다.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생활 체육 132개 동호회 가운데 동호인이 가장 많은 1위 종목은 60여만 명인 '축구'다. 2위가 39만여 명인 '생활 체조', 3위가 35만 4천여 명인 '배드민턴'이다. (공식 등록 숫자기 때문에 실제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축구 동호인들은 거의 다 남성들이고 공간적 제약 때문에 주로 주말에만 할 수 있다는 점, 생활 체조의 경우는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남녀노소 모두의 1등 생활체육은 배드민턴이 된다.


배드민턴 라켓을 단 한 번이라도 잡아 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부모, 형제, 친구들과 함께 또는 학교 체육 시간 때라도 한 번쯤 해 본 운동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동네 문방구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초보자용 라켓과 셔틀콕으로 해가 질 때까지 쳐 봤던 배드민턴이 이제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동네 사람들의 대세 생활체육이 됐다.

매일 저녁, 동네 체육관에서는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진다

동호인들이 꼽는 배드민턴만의 매력은 뭘까?

우선 남녀노소 누구나 배우기 쉽고, 부상 위험이 거의 없고, 내 아이들과 칠 수 있는 재미가 있다는 점들이다. 여기까지는 기본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사실 배드민턴의 치명적인 매력은 매일 동네 체육관에서 벌이는 '진검 승부'다.

예를 들어 축구나 야구의 경우 상대 팀과 경기를 하기 위해선 전용 공간이 필요하다. 또, 농구는 이보다 더 작은 공간에서 할 수는 있지만, 인원에 맞게 2개의 팀이 꾸려져야 하므로 동네에서 매일 상대할 팀을 찾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주중엔 그저 지루한 개인 운동으로 그치는 날이 더 많다. 이밖에 테니스의 경우 코트를 따로 빌려야 하고, 탁구의 경우 탁구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따른다.



반면 배드민턴은 가족끼리 칠 수도 있고, 동네 클럽에 소속될 경우 쉽게 경기 상대를 찾을 수 있다. 자연스럽게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오늘 지면 내일은 이겨야겠다는 승부욕을 자극한다. 그러다 보면 지루할 틈이 거의 없고 결국 실력도 늘어난다는 것이 동호인들이 꼽는 가장 큰 장점이다.

배드민턴 동호인들은 바쁘다. 매년 돌아오는 구 대회, 시 대회, 전국 대회까지 다양하고 늘어나는 실력만큼 출전할 수 있는 범위와 레벨이 다양해 참가 열기도 뜨겁다.

나에게 딱 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뱃살 때문에 짜증이 난다면, 늘어나고만 있는 체중계의 숫자 때문에 좌절하고 있다면, 집안 어딘가 숨어 있을 배드민턴 라켓을 찾아들고 학교 체육관의 문을 열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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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체육 대세…우리 동네 ‘배드민턴’
    • 입력 2017-01-16 11:26:48
    취재K
최근 지겹게 들려오는 말이 '100세 시대'다. 노후를 버틸 수 있는 돈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 중장년층에서 강박 관념처럼 퍼지고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귀찮아도 해야 하는 것이 운동이다. 다들 알고는 있다. 하지만 막상 실천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하고 나면 리모컨을 들고 소파에 파묻혀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참 많다.

나만 모르나? ‘북적북적’…우리 동네 배드민턴

우리가 사는 동네에는 어디든 초등학교가 가깝게 또는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리고 요즘 동네 초등학교 체육관은 저녁 늦게까지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곳이 많다. 시 조례에 따라 학교 체육시설을 개방해야 하는 지역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다양한 종목의 생활체육을 집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 체육관에서 즐기게 된 주민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체육관의 인기종목은 단연 배드민턴이다.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생활 체육 132개 동호회 가운데 동호인이 가장 많은 1위 종목은 60여만 명인 '축구'다. 2위가 39만여 명인 '생활 체조', 3위가 35만 4천여 명인 '배드민턴'이다. (공식 등록 숫자기 때문에 실제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축구 동호인들은 거의 다 남성들이고 공간적 제약 때문에 주로 주말에만 할 수 있다는 점, 생활 체조의 경우는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남녀노소 모두의 1등 생활체육은 배드민턴이 된다.


배드민턴 라켓을 단 한 번이라도 잡아 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부모, 형제, 친구들과 함께 또는 학교 체육 시간 때라도 한 번쯤 해 본 운동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동네 문방구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초보자용 라켓과 셔틀콕으로 해가 질 때까지 쳐 봤던 배드민턴이 이제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동네 사람들의 대세 생활체육이 됐다.

매일 저녁, 동네 체육관에서는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진다

동호인들이 꼽는 배드민턴만의 매력은 뭘까?

우선 남녀노소 누구나 배우기 쉽고, 부상 위험이 거의 없고, 내 아이들과 칠 수 있는 재미가 있다는 점들이다. 여기까지는 기본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사실 배드민턴의 치명적인 매력은 매일 동네 체육관에서 벌이는 '진검 승부'다.

예를 들어 축구나 야구의 경우 상대 팀과 경기를 하기 위해선 전용 공간이 필요하다. 또, 농구는 이보다 더 작은 공간에서 할 수는 있지만, 인원에 맞게 2개의 팀이 꾸려져야 하므로 동네에서 매일 상대할 팀을 찾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주중엔 그저 지루한 개인 운동으로 그치는 날이 더 많다. 이밖에 테니스의 경우 코트를 따로 빌려야 하고, 탁구의 경우 탁구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따른다.



반면 배드민턴은 가족끼리 칠 수도 있고, 동네 클럽에 소속될 경우 쉽게 경기 상대를 찾을 수 있다. 자연스럽게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오늘 지면 내일은 이겨야겠다는 승부욕을 자극한다. 그러다 보면 지루할 틈이 거의 없고 결국 실력도 늘어난다는 것이 동호인들이 꼽는 가장 큰 장점이다.

배드민턴 동호인들은 바쁘다. 매년 돌아오는 구 대회, 시 대회, 전국 대회까지 다양하고 늘어나는 실력만큼 출전할 수 있는 범위와 레벨이 다양해 참가 열기도 뜨겁다.

나에게 딱 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뱃살 때문에 짜증이 난다면, 늘어나고만 있는 체중계의 숫자 때문에 좌절하고 있다면, 집안 어딘가 숨어 있을 배드민턴 라켓을 찾아들고 학교 체육관의 문을 열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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