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도 영하…쪽방촌 ‘힘겨운 겨울나기’

입력 2017.01.25 (07:36) 수정 2017.01.2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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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바다가 얼 정도로 매서운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몸과 마음이 더욱 움츠러드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마음껏 난방을 할 수 없는 쪽방촌과 달동네 주민들인데요.

이화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다닥다닥 붙은 쪽방이 나타납니다.

냉기가 가득한 방 안의 온도는 영하 3. 9도, 겹겹이 옷을 걸쳤지만 입에선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옵니다.

<인터뷰> 백창기(쪽방촌 주민) : "기름보일러가 있는데 안 틀어 줘요. 기름값이 비싸서... 방세가 싸니까..."

추위를 달래줄 따뜻한 물은 사치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은 이 건물의 주민들이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도입니다.

하지만 수도가 얼어 붙어 세탁과 취사를 모두 밖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가끔씩 자원봉사자들이 배달해주는 연탄이 매서운 추위를 견뎌낼 버팀목입니다.

<인터뷰> 정정애(서울시 강남구) : "연탄도 고마워요. 그냥 줘서. 이렇게 때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고맙죠."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면서 노숙자 쉼터엔 발 디딜틈 없습니다.

요즘 들어 하루 400명 가량이 몰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철용(노숙자 쉼터 이용자) : "춥고 배가 고파서 갈 데가 없으니까. 추운날씨 아닙니까. 그래서 온거에요."

폐지를 모아 하루 만원을 번다는 이 남성은 길거리에서 쪽잠을 청합니다.

겨울이 지나면 허름하더라도 온기가 도는 방 하나를 구하는게 꿈입니다.

<인터뷰> 이승철(폐지 수거상) : "올해요? 고시원 하나 얻어서 살아야죠. 맨날 바깥에서 살겠어요. (그게 꿈이세요?) 네 그렇죠. 그게 꿈이죠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난방을 제대로 못하는 '에너지 빈곤층'은 전국적으로 150만 가구.

평범한 겨울나기도 더욱 힘겨워 보이는 겨울입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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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5 07: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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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얼 정도로 매서운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몸과 마음이 더욱 움츠러드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마음껏 난방을 할 수 없는 쪽방촌과 달동네 주민들인데요.

이화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다닥다닥 붙은 쪽방이 나타납니다.

냉기가 가득한 방 안의 온도는 영하 3. 9도, 겹겹이 옷을 걸쳤지만 입에선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옵니다.

<인터뷰> 백창기(쪽방촌 주민) : "기름보일러가 있는데 안 틀어 줘요. 기름값이 비싸서... 방세가 싸니까..."

추위를 달래줄 따뜻한 물은 사치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은 이 건물의 주민들이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도입니다.

하지만 수도가 얼어 붙어 세탁과 취사를 모두 밖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가끔씩 자원봉사자들이 배달해주는 연탄이 매서운 추위를 견뎌낼 버팀목입니다.

<인터뷰> 정정애(서울시 강남구) : "연탄도 고마워요. 그냥 줘서. 이렇게 때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고맙죠."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면서 노숙자 쉼터엔 발 디딜틈 없습니다.

요즘 들어 하루 400명 가량이 몰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철용(노숙자 쉼터 이용자) : "춥고 배가 고파서 갈 데가 없으니까. 추운날씨 아닙니까. 그래서 온거에요."

폐지를 모아 하루 만원을 번다는 이 남성은 길거리에서 쪽잠을 청합니다.

겨울이 지나면 허름하더라도 온기가 도는 방 하나를 구하는게 꿈입니다.

<인터뷰> 이승철(폐지 수거상) : "올해요? 고시원 하나 얻어서 살아야죠. 맨날 바깥에서 살겠어요. (그게 꿈이세요?) 네 그렇죠. 그게 꿈이죠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난방을 제대로 못하는 '에너지 빈곤층'은 전국적으로 150만 가구.

평범한 겨울나기도 더욱 힘겨워 보이는 겨울입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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