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소비자심리에도 고가 선물은 불티?

입력 2017.01.25 (08:16) 수정 2017.01.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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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가계의 소비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나마 대목이라는 설 명절을 앞두고도 위축된 건데요.

 한국은행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3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2월보다 0.8포인트 떨어졌는데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9년 3월 (75.0)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칩니다.

소비자 심리지수,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입니다.

소비자 심리지수가 처음부터 비관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는데요.

지난해 7월 100을 넘어 10월에는 102까지 올랐다가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와 부정청탁금지법, 그리고 조류인플루엔자 AI 등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앞으로도 그리 좋게 보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6개월 전후를 비교해보는 생활형편 지수가 있는데요.

6개월 전과 비교해 지금의 생활 형편은 87점, 앞으로 6개월을 내다봐도 91점을 주고 있습니다.

지갑은 얇아지고, 생활형편은 나빠지는데, 물가는 속절없이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달 들어 소비자가 1년 뒤의 물가를 가늠하는 '물가수준전망 지수'는 전달보다 7포인트나 올라 148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2012년 3월(149) 이후 가장 높은 수칩니다.

이렇게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는 게 어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른들의 얇아진 지갑때문에 설 명절 어린이들의 세뱃돈도 줄어들 모양입니다.

김지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설에 기다려지는건 역시 세뱃돈입니다.

<인터뷰> 이나경(초등학생) : "세뱃돈 받아서 장난감 살 수 있으니까 좋아요."

<인터뷰> 지은호(초등학생) : "(얼마나 기대돼요?) 하늘만큼 땅만큼. 세뱃돈 받아서 해외 여행 갈거예요."

시중은행들은 이번주부터 세뱃돈으로 쓸 새 지폐를 바꿔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년같은 긴 줄이나 신권 품귀현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창구를 찾은 고객들은 세뱃돈을 넉넉하게 준비하기가 부담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조재복(서울시 노원구) : "고등학생은 5만원, 중학생은 3만원, 초등학생은 2만원씩 줬는데 올해는 만원 씩 줄이려고. '너네들도 허리띠 졸라매라' 이렇게 덕담해야죠."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푼 신권도 지난 설보다 20% 줄었습니다.

세뱃돈까지 줄일만큼 꽁공 얼어붙은 소비자심리지수는 금융 위기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생활 형편은 물론 앞으로 형편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설 선물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백화점 설 선물 매출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줄었고, 대형 마트도 실적이 부진합니다.

<인터뷰> 유수민(서울시 영등포구) : "아무래도 저렴한 걸로 많이 찾게 되죠. 너무 비싸지니까 점점. 정말 명절 같지 않게 설 분위기가 거의 안 나는 것 같아요."

소득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연초 소비 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기자 멘트>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게 있습니다.

백화점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이른바 귀족마케팅은 불티랍니다.

360만 원에 달하는 최고급참조기세트 100만 원이 넘는 한우와 와인세트 등 주요 백화점과 호텔이 내놓은 설 선물세트는 매출이 배로 뛰거나, 이미 동이 났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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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어붙은 소비자심리에도 고가 선물은 불티?
    • 입력 2017-01-25 08:20:54
    • 수정2017-01-25 10: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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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가계의 소비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나마 대목이라는 설 명절을 앞두고도 위축된 건데요.

 한국은행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3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2월보다 0.8포인트 떨어졌는데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9년 3월 (75.0)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칩니다.

소비자 심리지수,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입니다.

소비자 심리지수가 처음부터 비관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는데요.

지난해 7월 100을 넘어 10월에는 102까지 올랐다가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와 부정청탁금지법, 그리고 조류인플루엔자 AI 등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앞으로도 그리 좋게 보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6개월 전후를 비교해보는 생활형편 지수가 있는데요.

6개월 전과 비교해 지금의 생활 형편은 87점, 앞으로 6개월을 내다봐도 91점을 주고 있습니다.

지갑은 얇아지고, 생활형편은 나빠지는데, 물가는 속절없이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달 들어 소비자가 1년 뒤의 물가를 가늠하는 '물가수준전망 지수'는 전달보다 7포인트나 올라 148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2012년 3월(149) 이후 가장 높은 수칩니다.

이렇게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는 게 어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른들의 얇아진 지갑때문에 설 명절 어린이들의 세뱃돈도 줄어들 모양입니다.

김지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설에 기다려지는건 역시 세뱃돈입니다.

<인터뷰> 이나경(초등학생) : "세뱃돈 받아서 장난감 살 수 있으니까 좋아요."

<인터뷰> 지은호(초등학생) : "(얼마나 기대돼요?) 하늘만큼 땅만큼. 세뱃돈 받아서 해외 여행 갈거예요."

시중은행들은 이번주부터 세뱃돈으로 쓸 새 지폐를 바꿔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년같은 긴 줄이나 신권 품귀현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창구를 찾은 고객들은 세뱃돈을 넉넉하게 준비하기가 부담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조재복(서울시 노원구) : "고등학생은 5만원, 중학생은 3만원, 초등학생은 2만원씩 줬는데 올해는 만원 씩 줄이려고. '너네들도 허리띠 졸라매라' 이렇게 덕담해야죠."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푼 신권도 지난 설보다 20% 줄었습니다.

세뱃돈까지 줄일만큼 꽁공 얼어붙은 소비자심리지수는 금융 위기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생활 형편은 물론 앞으로 형편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설 선물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백화점 설 선물 매출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줄었고, 대형 마트도 실적이 부진합니다.

<인터뷰> 유수민(서울시 영등포구) : "아무래도 저렴한 걸로 많이 찾게 되죠. 너무 비싸지니까 점점. 정말 명절 같지 않게 설 분위기가 거의 안 나는 것 같아요."

소득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연초 소비 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기자 멘트>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게 있습니다.

백화점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이른바 귀족마케팅은 불티랍니다.

360만 원에 달하는 최고급참조기세트 100만 원이 넘는 한우와 와인세트 등 주요 백화점과 호텔이 내놓은 설 선물세트는 매출이 배로 뛰거나, 이미 동이 났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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