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 물리고’ 뇌물 챙겼다 협박에 돈 뜯겨

입력 2017.01.26 (06:39) 수정 2017.01.26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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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산의 한 공무원이 불법 건축물에 대한 단속을 무마해 주는 대가로 수백만 원을 챙겼다가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뇌물을 건넨 건축주가 이 공무원을 되레 협박해 수억 원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개발제한구역입니다.

허가 없이 건물을 짓거나 용도를 변경하면 철거와 함께 이행 강제금을 물어야 합니다.

경찰 조사결과, 이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 행위를 적발해야 할 공무원이 단속 무마 대가로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장군청 7급 공무원 52살 윤 모 씨는 단속 대상인 주민들을 찾아가 "이행 강제금을 내지 않게 해 주겠다"며, 두 명에게 800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그런데 약속과 달리 이행 강제금을 내게 된 주민들은 "뇌물을 준 사실을 알리겠다"고 공무원 윤 씨를 되레 협박해 2억 원가량을 뜯어냈습니다.

윤 씨는 이 돈을 메꾸기 위해 관내 다른 불법 건축주들로부터 단속 무마 대가로 또 뇌물을 받았습니다.

윤 씨는 이런 식으로 최근 2년 동안 31명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인터뷰> 송인식(부산 기장경찰서 수사과장) :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이 협박을 받아 돈을 뜯기게 되자 이를 마련하기 위해 계속해서 단속 무마 명목으로 돈을 챙긴 것입니다."

윤 씨는 단속을 무마해 준 걸 숨기기 위해 이중장부까지 만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 기장군청 관계자 : "제대로 조사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해선 저희들이 다시 재확인하는 그런 절차는 없었습니다."

경찰은 공무원 윤 씨와 돈을 뜯어낸 주민 2명은 구속하고, 뇌물을 건넨 주민 등 32명은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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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고 물리고’ 뇌물 챙겼다 협박에 돈 뜯겨
    • 입력 2017-01-26 06:45:10
    • 수정2017-01-26 07: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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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산의 한 공무원이 불법 건축물에 대한 단속을 무마해 주는 대가로 수백만 원을 챙겼다가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뇌물을 건넨 건축주가 이 공무원을 되레 협박해 수억 원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개발제한구역입니다.

허가 없이 건물을 짓거나 용도를 변경하면 철거와 함께 이행 강제금을 물어야 합니다.

경찰 조사결과, 이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 행위를 적발해야 할 공무원이 단속 무마 대가로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장군청 7급 공무원 52살 윤 모 씨는 단속 대상인 주민들을 찾아가 "이행 강제금을 내지 않게 해 주겠다"며, 두 명에게 800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그런데 약속과 달리 이행 강제금을 내게 된 주민들은 "뇌물을 준 사실을 알리겠다"고 공무원 윤 씨를 되레 협박해 2억 원가량을 뜯어냈습니다.

윤 씨는 이 돈을 메꾸기 위해 관내 다른 불법 건축주들로부터 단속 무마 대가로 또 뇌물을 받았습니다.

윤 씨는 이런 식으로 최근 2년 동안 31명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인터뷰> 송인식(부산 기장경찰서 수사과장) :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이 협박을 받아 돈을 뜯기게 되자 이를 마련하기 위해 계속해서 단속 무마 명목으로 돈을 챙긴 것입니다."

윤 씨는 단속을 무마해 준 걸 숨기기 위해 이중장부까지 만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 기장군청 관계자 : "제대로 조사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해선 저희들이 다시 재확인하는 그런 절차는 없었습니다."

경찰은 공무원 윤 씨와 돈을 뜯어낸 주민 2명은 구속하고, 뇌물을 건넨 주민 등 32명은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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