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가 뛴다 “내가 평창 주인공”

입력 2017.02.05 (22:44) 수정 2017.02.0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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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곳은 1년 뒤 평창동계올림픽 빙상 경기가 펼쳐질 아이스 아레나 앞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90여 개 나라에서 5천 명이 넘는 선수단이 참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15개 종목에 걸린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일 텐데요.

우리나라는 금메달 8개 등 총 20개의 메달을 따내 역대 최고인 종합 4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선 개최국의 성적이 매우 중요한데요.

이 때문에 우리 선수들 그 어느 때보다 굳은 각오로 안방에서 열릴 세계인의 축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계 올림픽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효자 종목, 쇼트트랙은 이번에도 가장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여자 쇼트트랙의 쌍두마차인 심석희와 최민정이 세계 정상을 질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년 전 소치 올림픽.

당시 16살, 여고생이던 심석희 선수. 1500m 결승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습니다.

중반까지 1위로 달리다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중국 선수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습니다.

심 선수는 평창에서 그때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입니다.

현재 1,500m에서는 따라올 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심석희(쇼트트랙 국가대표) : "순위에 대한 자신감보다는 제 자신이 훈련해왔던 거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항상 어떤 경기든 자심감 있게 하려고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취약했던 단거리 종목에서도 최근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치러진 월드컵 대회에서 최민정이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인터뷰> 최민정(쇼트트랙 국가대표) : "저한테는 평창 동계 올림픽이 첫 번째 올림픽이어서 오래전 부터 꿈꾸던 거라서 좀 멀게 느껴졌었는데 좋은 결과가 생각지도 못하게 따라온거라서 (평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노력을 하겠습니다."

여자 대표팀은 1,500m와 계주는 물론 단거리를 포함해 4종목 전 종목 석권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소치에서 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했던 남자 대표팀은 평창에서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습니다.

팀워크를 잘 다듬어 계주에서 메달에 도전합니다.

<인터뷰> 이정수(쇼트트랙 국가대표) : "쇼트트랙이 확실히 대한민국이 항상 강국이었는데 이제는 전반적으로 다 모든 나라가 평준화돼 가지고 저희도 계속 견제하면서 평창올림픽 때 저희 선수들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앞으로 채워가는 부분이 일단 제일 큰 목표인 것 같아요."

스피드 스케이팅도 금빛 질주가 기대됩니다.

대표팀의 간판인 이승훈 선수.

자신의 3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땀을 쏟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 "(3번째 올림픽이) 뭐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다른 점이라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거? 지난 두 대회에서 메달을 딴 것처럼 이번 세 번째 대회에서도 메달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이승훈은 빙상계에서 변신의 귀재로 통합니다.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탈락했지만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꿔 만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4년 뒤 소치에서는 후배들과 호흡을 맞춰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수확했습니다.

이번에는 '매스-스타트'란 종목에서 메달 사냥에 나섭니다.

보통 스피드 스케이팅은 선수 두 명씩 정해진 트랙을 달려 기록을 잽니다.

이에 비해 매스-스타트는 여러 명의 선수가 동시에 400m 트랙을 16바퀴 돌아 순위를 다툽니다.

트랙의 구분이 없고 곡선 구간에서의 추월 등이 쇼트트랙을 닮았습니다.

쇼트트랙에서 시작해 다양한 종목을 거친 이승훈에게 장점이 있는 종목입니다.

매스 스타트에서는 남녀 동반 금메달을 노리고 있습니다.

제2의 이승훈을 꿈꾸는 김보름 선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보름은 다른 선수들보다 5-6년이 늦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쇼트트랙을 시작했습니다.

좀처럼 만족스런 성적이 나오지 않자, 고등학교 2학년 때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습니다.

훈련과 경기 운영은 물론 주로 쓰는 근육조차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다시 시작해 장거리 선수로 거듭났습니다.

<인터뷰> 김보름(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 "체력적으로나 신체 전부 다가 고통스러우니까. 그런 부분이 제일 힘들어요. 제가 해야 될 일이고 제가 또 하고 싶은 일이고 잘하고 싶으니까 그런 거 생각하면서 견디고 있어요."

동계아시안게임 3,000m 은메달 등 국내 장거리의 1인자로 우뚝 섰지만 유럽의 강호들이 즐비한 세계 무대는 녹록지 않았습니다.

2014년 국제빙상경기연맹이 스피드스케이팅 흥행을 위해 매스-스타트 종목을 도입하자, 새로운 기회를 보았습니다.

<인터뷰> 김보름(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 "아무래도 경기 방식이 쇼트트랙이랑 비슷하다 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경험했던 것들이 트랙은 다르지만 무의식적으로 선수를 치고 나가는 것들이 무의삭적으로 잘 되는 것 같아요."

그녀는 멘토인 이승훈 선수와 함께 훈련을 하며 지난 시즌 매스 스타트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돌고 돌아 본인의 길을 걷게 된 김보름은 이제 평창동계올림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보름(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 "올림픽은 운동선수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저 또한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남은 1년 동안 다부지게 열심히 준비할 계획입니다."

평창은 새로운 주인공들을 위한 무대이기도 합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대표 선수들이 훈련에 한창입니다.

시속 130km를 넘나드는 아찔한 주행.

결승선을 통과하고 나면 곧바로 그림을 돌려보면서 잘못된 점을 분석합니다.

<인터뷰> 원윤종(봅슬레이 국가대표) : "어떻게 탔는지 확인하고 어떻게 고쳐야 할지 아니면 잘했는지 그걸 판단한 다음에 (대회를) 준비해야 해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은 이름조차 낯설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트랙이 없어 아스팔트에서 훈련했습니다.

대회 도중 썰매가 뒤집혀 부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을 딛고 노력한 우리 썰매팀은 세계 정상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용(봅슬레이 국가대표팀스타트 넘버1) : "윤종이 나오면 모든 국가가 스타트나 주위 콘에 가서 원윤종 선수의 드라이빙 라인을 항상 찍으려고 하고 그렇게 주목을 받고."

두 선수는 하루에 밥을 15공기나 먹으며 몸무게를 늘렸습니다.

여기에 눈물 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더해 100㎏ 안팎의 근육질 거구로 변신했습니다.

지난 시즌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두 선수는 이제 꿈의 무대에서 이변을 꿈꾸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영우(봅슬레이 국가대표) :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하나씩 보완하면서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착실하게 준비한다면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전략종목 스켈레톤의 윤성빈도 신화를 써가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체대 입시생이던 윤성빈은 대학 진학에 유리할 것이란 생각으로 스켈레톤을 시작했습니다.

운동을 시작한지 만 1년 여만에 소치 올림픽에 출전해 결선 16위를 차지했습니다.

성공을 의심했던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던지듯 신발에 새긴 문구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소치에서 돌아와 손목에 오륜기를 새겨넣고 일찌감치 평창 올림픽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윤성빈(스켈레톤 국가대표) : "힘들 때 타투를 한번 볼 때 마다 한번 더 힘을 낼 수 도 있고 한번 더 꿈의 무대에 가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후 각종 세계 대회에서 경험을 쌓으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썰매는 그 어느 종목보다 경기장 적응도가 중요합니다.

눈을 감고도 내려올 수 있을 정도로 트랙에 익숙한 선수를 당해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지금의 상승세에 홈 이점까지 합쳐진다면 올림픽 금메달도 불가능한 꿈만은 아닙니다.

<인터뷰> 윤성빈(스켈레톤 국가대표) : "홈 이점을 살리려면 평창 트랙에서 가장 많이 훈련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김연아가 떠난 피겨에서는 새로운 스타 탄생이 예고됩니다.

남자 김연아로 불리는 16살 차준환 선수의 연기입니다.

차 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습니다.

<인터뷰> 차준환 : "어렸을 때 스케이트를 처음 타봤는데 스케이팅 같은 거 할 때 쌩쌩 달리면 시원하고 그렇게 좋아서 계속 타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아역 배우로 활동했던 차 군은 과거 경험이 빙판에서 풍부한 표정 연기를 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지난 달 피겨 종합선수권 대회.

내년 평창 올림픽이 열릴 바로 그 무대에 차준환 선수가 처음으로 섰습니다.

3회전 연속 점프와 트리플 악셀을 잇따라 성공합니다.

빠른 스핀에 경쾌한 스텝과 표정 연기까지 흠잡을 데 없는 2분 50초의 연기.

차준환은 우리나라 선수로는 최초로 80점대 고지를 밟았습니다.

<인터뷰> 차준환(피겨 국가대표) : "지난 경기 쇼트에서 큰 실수가 나와서 약간 불안했지만, 제가 연습하던 대로 잘 마친 것 같아서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차준환의 동작 하나하나를 살피고 있는 지도자.

낯이 익습니다.

바로 김연아를 길러낸 캐나다 출신 오서 코치입니다.

오서 코치는 재작년 3월부터 차준환을 집중 조련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브라이언 오서(차준환 코치) : "(김연아와 차준환) 둘을 비교하긴 정말 힘들어요.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둘다 굉장히 노력하고, 의욕이 넘치고, 둘 다 특별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거에요. 저는 차준환을 굉장히 기대하고 있어요. 그의 스케이트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이제 향시키는 수 밖에 없죠."

지난해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 차준환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따낸 것은 김연아 선수 이후 11년 만입니다.

차준환에게는 '김연아 이후 최초'란 수식어가 계속 따라 붙고 있습니다.

아직 16살.

당장 평창에서 메달까지 기대하기엔 세계 남자 피겨의 벽은 높은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내년 평창에서 펼쳐질 축제에서 가장 빛나는 샛별 중 하나가 될 거란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차준환(피겨 국가대표) : "평창올림픽에 잘 준비해서 출전하게 된다면 최선을 다해서 평창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응원 많이 해주세요."

전통의 강호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 무섭게 성장하며 메달밭을 노리는 볼슬레이와 스켈레톤까지 우리 선수들은 평창을 꿈의 무대로 만들기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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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곳은 1년 뒤 평창동계올림픽 빙상 경기가 펼쳐질 아이스 아레나 앞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90여 개 나라에서 5천 명이 넘는 선수단이 참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15개 종목에 걸린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일 텐데요.

우리나라는 금메달 8개 등 총 20개의 메달을 따내 역대 최고인 종합 4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선 개최국의 성적이 매우 중요한데요.

이 때문에 우리 선수들 그 어느 때보다 굳은 각오로 안방에서 열릴 세계인의 축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계 올림픽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효자 종목, 쇼트트랙은 이번에도 가장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여자 쇼트트랙의 쌍두마차인 심석희와 최민정이 세계 정상을 질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년 전 소치 올림픽.

당시 16살, 여고생이던 심석희 선수. 1500m 결승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습니다.

중반까지 1위로 달리다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중국 선수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습니다.

심 선수는 평창에서 그때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입니다.

현재 1,500m에서는 따라올 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심석희(쇼트트랙 국가대표) : "순위에 대한 자신감보다는 제 자신이 훈련해왔던 거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항상 어떤 경기든 자심감 있게 하려고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취약했던 단거리 종목에서도 최근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치러진 월드컵 대회에서 최민정이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인터뷰> 최민정(쇼트트랙 국가대표) : "저한테는 평창 동계 올림픽이 첫 번째 올림픽이어서 오래전 부터 꿈꾸던 거라서 좀 멀게 느껴졌었는데 좋은 결과가 생각지도 못하게 따라온거라서 (평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노력을 하겠습니다."

여자 대표팀은 1,500m와 계주는 물론 단거리를 포함해 4종목 전 종목 석권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소치에서 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했던 남자 대표팀은 평창에서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습니다.

팀워크를 잘 다듬어 계주에서 메달에 도전합니다.

<인터뷰> 이정수(쇼트트랙 국가대표) : "쇼트트랙이 확실히 대한민국이 항상 강국이었는데 이제는 전반적으로 다 모든 나라가 평준화돼 가지고 저희도 계속 견제하면서 평창올림픽 때 저희 선수들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앞으로 채워가는 부분이 일단 제일 큰 목표인 것 같아요."

스피드 스케이팅도 금빛 질주가 기대됩니다.

대표팀의 간판인 이승훈 선수.

자신의 3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땀을 쏟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 "(3번째 올림픽이) 뭐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다른 점이라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거? 지난 두 대회에서 메달을 딴 것처럼 이번 세 번째 대회에서도 메달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이승훈은 빙상계에서 변신의 귀재로 통합니다.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탈락했지만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꿔 만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4년 뒤 소치에서는 후배들과 호흡을 맞춰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수확했습니다.

이번에는 '매스-스타트'란 종목에서 메달 사냥에 나섭니다.

보통 스피드 스케이팅은 선수 두 명씩 정해진 트랙을 달려 기록을 잽니다.

이에 비해 매스-스타트는 여러 명의 선수가 동시에 400m 트랙을 16바퀴 돌아 순위를 다툽니다.

트랙의 구분이 없고 곡선 구간에서의 추월 등이 쇼트트랙을 닮았습니다.

쇼트트랙에서 시작해 다양한 종목을 거친 이승훈에게 장점이 있는 종목입니다.

매스 스타트에서는 남녀 동반 금메달을 노리고 있습니다.

제2의 이승훈을 꿈꾸는 김보름 선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보름은 다른 선수들보다 5-6년이 늦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쇼트트랙을 시작했습니다.

좀처럼 만족스런 성적이 나오지 않자, 고등학교 2학년 때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습니다.

훈련과 경기 운영은 물론 주로 쓰는 근육조차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다시 시작해 장거리 선수로 거듭났습니다.

<인터뷰> 김보름(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 "체력적으로나 신체 전부 다가 고통스러우니까. 그런 부분이 제일 힘들어요. 제가 해야 될 일이고 제가 또 하고 싶은 일이고 잘하고 싶으니까 그런 거 생각하면서 견디고 있어요."

동계아시안게임 3,000m 은메달 등 국내 장거리의 1인자로 우뚝 섰지만 유럽의 강호들이 즐비한 세계 무대는 녹록지 않았습니다.

2014년 국제빙상경기연맹이 스피드스케이팅 흥행을 위해 매스-스타트 종목을 도입하자, 새로운 기회를 보았습니다.

<인터뷰> 김보름(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 "아무래도 경기 방식이 쇼트트랙이랑 비슷하다 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경험했던 것들이 트랙은 다르지만 무의식적으로 선수를 치고 나가는 것들이 무의삭적으로 잘 되는 것 같아요."

그녀는 멘토인 이승훈 선수와 함께 훈련을 하며 지난 시즌 매스 스타트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돌고 돌아 본인의 길을 걷게 된 김보름은 이제 평창동계올림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보름(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 "올림픽은 운동선수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저 또한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남은 1년 동안 다부지게 열심히 준비할 계획입니다."

평창은 새로운 주인공들을 위한 무대이기도 합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대표 선수들이 훈련에 한창입니다.

시속 130km를 넘나드는 아찔한 주행.

결승선을 통과하고 나면 곧바로 그림을 돌려보면서 잘못된 점을 분석합니다.

<인터뷰> 원윤종(봅슬레이 국가대표) : "어떻게 탔는지 확인하고 어떻게 고쳐야 할지 아니면 잘했는지 그걸 판단한 다음에 (대회를) 준비해야 해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은 이름조차 낯설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트랙이 없어 아스팔트에서 훈련했습니다.

대회 도중 썰매가 뒤집혀 부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을 딛고 노력한 우리 썰매팀은 세계 정상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용(봅슬레이 국가대표팀스타트 넘버1) : "윤종이 나오면 모든 국가가 스타트나 주위 콘에 가서 원윤종 선수의 드라이빙 라인을 항상 찍으려고 하고 그렇게 주목을 받고."

두 선수는 하루에 밥을 15공기나 먹으며 몸무게를 늘렸습니다.

여기에 눈물 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더해 100㎏ 안팎의 근육질 거구로 변신했습니다.

지난 시즌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두 선수는 이제 꿈의 무대에서 이변을 꿈꾸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영우(봅슬레이 국가대표) :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하나씩 보완하면서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착실하게 준비한다면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전략종목 스켈레톤의 윤성빈도 신화를 써가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체대 입시생이던 윤성빈은 대학 진학에 유리할 것이란 생각으로 스켈레톤을 시작했습니다.

운동을 시작한지 만 1년 여만에 소치 올림픽에 출전해 결선 16위를 차지했습니다.

성공을 의심했던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던지듯 신발에 새긴 문구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소치에서 돌아와 손목에 오륜기를 새겨넣고 일찌감치 평창 올림픽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윤성빈(스켈레톤 국가대표) : "힘들 때 타투를 한번 볼 때 마다 한번 더 힘을 낼 수 도 있고 한번 더 꿈의 무대에 가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후 각종 세계 대회에서 경험을 쌓으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썰매는 그 어느 종목보다 경기장 적응도가 중요합니다.

눈을 감고도 내려올 수 있을 정도로 트랙에 익숙한 선수를 당해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지금의 상승세에 홈 이점까지 합쳐진다면 올림픽 금메달도 불가능한 꿈만은 아닙니다.

<인터뷰> 윤성빈(스켈레톤 국가대표) : "홈 이점을 살리려면 평창 트랙에서 가장 많이 훈련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김연아가 떠난 피겨에서는 새로운 스타 탄생이 예고됩니다.

남자 김연아로 불리는 16살 차준환 선수의 연기입니다.

차 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습니다.

<인터뷰> 차준환 : "어렸을 때 스케이트를 처음 타봤는데 스케이팅 같은 거 할 때 쌩쌩 달리면 시원하고 그렇게 좋아서 계속 타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아역 배우로 활동했던 차 군은 과거 경험이 빙판에서 풍부한 표정 연기를 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지난 달 피겨 종합선수권 대회.

내년 평창 올림픽이 열릴 바로 그 무대에 차준환 선수가 처음으로 섰습니다.

3회전 연속 점프와 트리플 악셀을 잇따라 성공합니다.

빠른 스핀에 경쾌한 스텝과 표정 연기까지 흠잡을 데 없는 2분 50초의 연기.

차준환은 우리나라 선수로는 최초로 80점대 고지를 밟았습니다.

<인터뷰> 차준환(피겨 국가대표) : "지난 경기 쇼트에서 큰 실수가 나와서 약간 불안했지만, 제가 연습하던 대로 잘 마친 것 같아서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차준환의 동작 하나하나를 살피고 있는 지도자.

낯이 익습니다.

바로 김연아를 길러낸 캐나다 출신 오서 코치입니다.

오서 코치는 재작년 3월부터 차준환을 집중 조련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브라이언 오서(차준환 코치) : "(김연아와 차준환) 둘을 비교하긴 정말 힘들어요.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둘다 굉장히 노력하고, 의욕이 넘치고, 둘 다 특별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거에요. 저는 차준환을 굉장히 기대하고 있어요. 그의 스케이트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이제 향시키는 수 밖에 없죠."

지난해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 차준환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따낸 것은 김연아 선수 이후 11년 만입니다.

차준환에게는 '김연아 이후 최초'란 수식어가 계속 따라 붙고 있습니다.

아직 16살.

당장 평창에서 메달까지 기대하기엔 세계 남자 피겨의 벽은 높은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내년 평창에서 펼쳐질 축제에서 가장 빛나는 샛별 중 하나가 될 거란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차준환(피겨 국가대표) : "평창올림픽에 잘 준비해서 출전하게 된다면 최선을 다해서 평창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응원 많이 해주세요."

전통의 강호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 무섭게 성장하며 메달밭을 노리는 볼슬레이와 스켈레톤까지 우리 선수들은 평창을 꿈의 무대로 만들기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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