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학자들 “북한 핵문제 해결로 돌아가야”

입력 2017.03.03 (14:46) 수정 2017.03.0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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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갈등이 고조된 한중관계 해결을 위해선 근본원인인 북한 핵 문제 해결로 돌아가야 한다는 한중 양국 학자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국지역회의(이창호 중국부의장)가 3일 상하이에서 '스트롱맨 시대의 미·중 관계와 한반도'를 주제로 개최한 '2017 한중 평화통일포럼' 세미나에서 양국 학자들은 이런 해법을 제시했다.

양국 학자들은 사드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사드 사태를 촉발한 북한 핵 위협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학자들은 대체로 북한 핵 문제와 사드배치 문제를 병치시키며 사드배치가 자국에 가져올 위험에 더 무게를 두는 논지를 폈다.

먼저 류밍 상하이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사드배치를 "북한이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을 서두르며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를 통해 동북아 전략균형을 유지하려는 장기적 이익보다 단기적 이익의 중요성이 시급해진데 따른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리카이성 상하이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도 "북한 내부요인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한국과 미국의 움직임이 북한의 선택과 한반도 정세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이 극단적인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사드배치를 중단해 이로 인한 중미 관계와 중한관계 악화를 방지하고 북핵 문제가 선순환의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연구원은 사드배치를 서두르는 현 한국 정부 정책에 우려를 표명하며 "사드배치를 잠시 중단하고 북핵 문제의 진전을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 학자들은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중국 측 논리의 부당성을 따졌다.

김태우 건양대 군사학부 교수는 "사드 문제에 있어 국가생존의 위협을 받지 않는 중국이 국가생존의 위협 하에서 방어를 모색하는 한국 측의 입장을 좀 더 배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드 문제는 그 원인과 명분을 제공하는 북핵을 중심에 놓고 논의해야 하며 근본적으로 미·중간 북핵 공조 차원에서 조정돼야 한다"며 "중국을 적대시하지 않는 한국이 이 문제로 중국의 압박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1인 체제를 확보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드 반대 입장이 중국 정부가 입장 변화나 유연성을 발휘하는 데 큰 한계로 작용한다"고 지적한 뒤 '스트롱 맨' 시진핑의 '체면 세워주기'(face saving)가 사드 해법의 하나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양국 학자들은 한·미·중 3국의 협력을 통해 북핵 해결 목표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권태오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미국의 지역 내 영향력 확대가 우려돼 사드를 반대하는 것이라면 한·미·중 세 당사국이 선행적으로 사드배치 결정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북핵 문제 해결 공조에 나서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사라지거나 최소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대책이 강구되면 당연히 사드배치 또한 불필요하게 된다는 것이 권 처장의 주장이다. 이 같은 환경 조성에 중국의 공조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궁커위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실 부주임은 북핵 문제 해결에서 한·미·중 3국이 '대동(大同)'을 추구하고 '소이(小異)'를 인정하는 태도를 강조했다.

그는 "한·미·중 3국이 북한의 '핵 포기'라는 장기 전략의 틀 속에 북핵 문제를 먼저 '관리'한 다음 '해결'한다는 단기적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한국의 중재와 설득을 통해 북한과 미국이 핵 위기로 인한 피해와 충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실무적인 태도로 평가한 후 다층적인 경로를 통해 접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도 미중 양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공동의 안보이익으로 상정하고 이를 위해 한·미·중 3국이 3인4각 달리기식 협조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체제 정착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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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03 14:46:35
    • 수정2017-03-03 14:55:56
    국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갈등이 고조된 한중관계 해결을 위해선 근본원인인 북한 핵 문제 해결로 돌아가야 한다는 한중 양국 학자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국지역회의(이창호 중국부의장)가 3일 상하이에서 '스트롱맨 시대의 미·중 관계와 한반도'를 주제로 개최한 '2017 한중 평화통일포럼' 세미나에서 양국 학자들은 이런 해법을 제시했다.

양국 학자들은 사드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사드 사태를 촉발한 북한 핵 위협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학자들은 대체로 북한 핵 문제와 사드배치 문제를 병치시키며 사드배치가 자국에 가져올 위험에 더 무게를 두는 논지를 폈다.

먼저 류밍 상하이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사드배치를 "북한이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을 서두르며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를 통해 동북아 전략균형을 유지하려는 장기적 이익보다 단기적 이익의 중요성이 시급해진데 따른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리카이성 상하이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도 "북한 내부요인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한국과 미국의 움직임이 북한의 선택과 한반도 정세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이 극단적인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사드배치를 중단해 이로 인한 중미 관계와 중한관계 악화를 방지하고 북핵 문제가 선순환의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연구원은 사드배치를 서두르는 현 한국 정부 정책에 우려를 표명하며 "사드배치를 잠시 중단하고 북핵 문제의 진전을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 학자들은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중국 측 논리의 부당성을 따졌다.

김태우 건양대 군사학부 교수는 "사드 문제에 있어 국가생존의 위협을 받지 않는 중국이 국가생존의 위협 하에서 방어를 모색하는 한국 측의 입장을 좀 더 배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드 문제는 그 원인과 명분을 제공하는 북핵을 중심에 놓고 논의해야 하며 근본적으로 미·중간 북핵 공조 차원에서 조정돼야 한다"며 "중국을 적대시하지 않는 한국이 이 문제로 중국의 압박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1인 체제를 확보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드 반대 입장이 중국 정부가 입장 변화나 유연성을 발휘하는 데 큰 한계로 작용한다"고 지적한 뒤 '스트롱 맨' 시진핑의 '체면 세워주기'(face saving)가 사드 해법의 하나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양국 학자들은 한·미·중 3국의 협력을 통해 북핵 해결 목표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권태오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미국의 지역 내 영향력 확대가 우려돼 사드를 반대하는 것이라면 한·미·중 세 당사국이 선행적으로 사드배치 결정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북핵 문제 해결 공조에 나서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사라지거나 최소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대책이 강구되면 당연히 사드배치 또한 불필요하게 된다는 것이 권 처장의 주장이다. 이 같은 환경 조성에 중국의 공조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궁커위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실 부주임은 북핵 문제 해결에서 한·미·중 3국이 '대동(大同)'을 추구하고 '소이(小異)'를 인정하는 태도를 강조했다.

그는 "한·미·중 3국이 북한의 '핵 포기'라는 장기 전략의 틀 속에 북핵 문제를 먼저 '관리'한 다음 '해결'한다는 단기적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한국의 중재와 설득을 통해 북한과 미국이 핵 위기로 인한 피해와 충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실무적인 태도로 평가한 후 다층적인 경로를 통해 접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도 미중 양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공동의 안보이익으로 상정하고 이를 위해 한·미·중 3국이 3인4각 달리기식 협조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체제 정착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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