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北 대사 떠나라”…단교 수순 밟나?

입력 2017.03.06 (08:15) 수정 2017.03.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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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피살 사건을 놓고 계속 억지를 부리던 북한에 초강수를 던졌습니다.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를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한 겁니다.

비자협정 파기 선언 이틀만에, 북한 대사에게 오늘까지 "말레이시아를 떠나라"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강 대사는 늦어도 오늘 오후 6시까지 출국해야 합니다.

강철 북한 대사는 김정남 피살 사건 이후 "말레이시아가 한국과 짜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 온 인물입니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강 대사를 자국 외교부로 불러 들여 강하게 항의하는 외교상 조치인 '초치'를 했지만, 강 대사가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서면 사과'도 요구했지만 나흘이 지나도록 답이 없었다고 추방이유를 적시했습니다.

자국 공항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VX가 동원된 범죄가 발생한 데다, 배후로 지목된 북한이 주권 침해성 발언을 계속 하는 걸, 묵인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외교관 추방은 드문 일이지만, 북한 외교관에겐 그다지 드문 일은 아닙니다.

공관 운영비와 본국에 상납할 자금 마련을 위해서, 마약과 밀수 같은 불법행위를 하다 여러 번 적발됐습니다.

1976년 덴마크에서는 마약과 술, 담배 밀수 혐의로 북한 공관원이 전원 추방 됐습니다.

또, 북한과 관계가 돈독했던 탄자니아에서도 1996년,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이 상아 9백여 개를 밀반출하려다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된 적도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북한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1973년 수교했습니다.

김정남 피살 이전까지 입국에 비자가 필요 없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관계였습니다.

오가는 데 제약이 없어서, 공작원을 비롯한 북한 인사들이 '동남아 활동 거점'으로 말레이시아를 택한 경우가 많았던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내 북한 노동자 수도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대사 추방은 단교 이전에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외교적 조치로 풀이됩니다.

양국의 44년 우호 관계가 이번 사태로 단교로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냐, 이런 분석도 나오는데요.

말레이시아는 이미 지난달 평양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인 바 있습니다.

여기에 북한 대사 추방까지 이어지면서, 말레이시아와 북한 간 공식적인 외교 채널은 사실상 끊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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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06 08:16:39
    • 수정2017-03-06 09: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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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피살 사건을 놓고 계속 억지를 부리던 북한에 초강수를 던졌습니다.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를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한 겁니다.

비자협정 파기 선언 이틀만에, 북한 대사에게 오늘까지 "말레이시아를 떠나라"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강 대사는 늦어도 오늘 오후 6시까지 출국해야 합니다.

강철 북한 대사는 김정남 피살 사건 이후 "말레이시아가 한국과 짜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 온 인물입니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강 대사를 자국 외교부로 불러 들여 강하게 항의하는 외교상 조치인 '초치'를 했지만, 강 대사가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서면 사과'도 요구했지만 나흘이 지나도록 답이 없었다고 추방이유를 적시했습니다.

자국 공항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VX가 동원된 범죄가 발생한 데다, 배후로 지목된 북한이 주권 침해성 발언을 계속 하는 걸, 묵인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외교관 추방은 드문 일이지만, 북한 외교관에겐 그다지 드문 일은 아닙니다.

공관 운영비와 본국에 상납할 자금 마련을 위해서, 마약과 밀수 같은 불법행위를 하다 여러 번 적발됐습니다.

1976년 덴마크에서는 마약과 술, 담배 밀수 혐의로 북한 공관원이 전원 추방 됐습니다.

또, 북한과 관계가 돈독했던 탄자니아에서도 1996년,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이 상아 9백여 개를 밀반출하려다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된 적도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북한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1973년 수교했습니다.

김정남 피살 이전까지 입국에 비자가 필요 없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관계였습니다.

오가는 데 제약이 없어서, 공작원을 비롯한 북한 인사들이 '동남아 활동 거점'으로 말레이시아를 택한 경우가 많았던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내 북한 노동자 수도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대사 추방은 단교 이전에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외교적 조치로 풀이됩니다.

양국의 44년 우호 관계가 이번 사태로 단교로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냐, 이런 분석도 나오는데요.

말레이시아는 이미 지난달 평양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인 바 있습니다.

여기에 북한 대사 추방까지 이어지면서, 말레이시아와 북한 간 공식적인 외교 채널은 사실상 끊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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