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주민 상생…‘동행 아파트’ 확산

입력 2017.03.08 (12:34) 수정 2017.03.08 (13: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아파트 경비원 해고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경비원과 주민들이 지혜를 모아 상생을 택하는 곳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특히, 계약서 자체를 '갑을 관계'가 아닌 '동행 관계'로 작성한, 이른바 동행 아파트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최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택배가 왔습니다. 택배 찾아가십시오. 여기 경비실입니다."

5년 전부터 경비원으로 일하는 유일만 씨.

일흔을 앞둔 적잖은 나이에 재계약이 늘 걱정이었지만, 2년 전 이곳에 온 뒤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인터뷰> 유일만(아파트 경비원/69살) : "지금 계시는 분이 84세까지 되신 분이 계십니다. 나이와 연령 때문에 일 그만둬라 어째라 그런 이야기는 없어요."

2년 전 만든 '동행 계약서' 덕분입니다.

통상적인 '갑'과 '을' 대신 계약 주체를 '동'과 '행'으로 바꾼 동행 계약서엔 '함께', '행복하자'는 바람이 담겼습니다.

관리비를 아껴 해마다 경비원 임금도 올리고 보너스까지 챙깁니다.

<인터뷰> 안덕준(아파트 입주민 대표) : "저희 아파트에서만큼은 같이, 같이 가면서 행복하자, 동등한 상태에서 계약을 하자는 의미에서..."

근처의 또 다른 아파트는 2년 전, 경비원 34명을 감축할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이 반대해 철회됐습니다.

주민들은 가족 같은 경비원들의 해고를 막기 위해 만 원 안팎의 관리비 인상을 감수했습니다.

<인터뷰> 한옥심(아파트 주민) : "우리 한가족이고 식구 같아요. 맛있는 거 있으면 갖다 드리고도 싶고..."

동행 계약서를 작성해 상생의 길을 걷는 아파트는 서울에만 40여 곳.

주민들을 챙기는 일은 CCTV 같은 무인경비시스템으론 대체할 수 없다는 게 한결같은 얘기입니다.

KBS 뉴스 최진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경비원·주민 상생…‘동행 아파트’ 확산
    • 입력 2017-03-08 12:36:26
    • 수정2017-03-08 13:00:48
    뉴스 12
<앵커 멘트>

아파트 경비원 해고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경비원과 주민들이 지혜를 모아 상생을 택하는 곳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특히, 계약서 자체를 '갑을 관계'가 아닌 '동행 관계'로 작성한, 이른바 동행 아파트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최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택배가 왔습니다. 택배 찾아가십시오. 여기 경비실입니다."

5년 전부터 경비원으로 일하는 유일만 씨.

일흔을 앞둔 적잖은 나이에 재계약이 늘 걱정이었지만, 2년 전 이곳에 온 뒤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인터뷰> 유일만(아파트 경비원/69살) : "지금 계시는 분이 84세까지 되신 분이 계십니다. 나이와 연령 때문에 일 그만둬라 어째라 그런 이야기는 없어요."

2년 전 만든 '동행 계약서' 덕분입니다.

통상적인 '갑'과 '을' 대신 계약 주체를 '동'과 '행'으로 바꾼 동행 계약서엔 '함께', '행복하자'는 바람이 담겼습니다.

관리비를 아껴 해마다 경비원 임금도 올리고 보너스까지 챙깁니다.

<인터뷰> 안덕준(아파트 입주민 대표) : "저희 아파트에서만큼은 같이, 같이 가면서 행복하자, 동등한 상태에서 계약을 하자는 의미에서..."

근처의 또 다른 아파트는 2년 전, 경비원 34명을 감축할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이 반대해 철회됐습니다.

주민들은 가족 같은 경비원들의 해고를 막기 위해 만 원 안팎의 관리비 인상을 감수했습니다.

<인터뷰> 한옥심(아파트 주민) : "우리 한가족이고 식구 같아요. 맛있는 거 있으면 갖다 드리고도 싶고..."

동행 계약서를 작성해 상생의 길을 걷는 아파트는 서울에만 40여 곳.

주민들을 챙기는 일은 CCTV 같은 무인경비시스템으론 대체할 수 없다는 게 한결같은 얘기입니다.

KBS 뉴스 최진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