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탈북 여성이 말하는 북한의 여성 인권

입력 2017.03.11 (08:20) 수정 2017.03.11 (14: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이었고, 북한도 이날을 국제부녀절로 기념한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죠?

네. 그런데 바로 그날, 여성이 나라의 꽃이라고 선전하는 북한의 주장이 위선이라고 폭로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북한에서 직접 인권 유린을 겪거나 목격했던 탈북 여성들이죠?

네. 이들이 북한 여성 인권의 실태를 용기있게 증언하는 자리가 있었는데요.

홍은지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대학가로 유명한 서울 신촌.

지하철 역 근처에서 작은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꼭두각시 줄에 매달린 사람.

굶주린 어린아이들.

주민들의 눈을 가린 채 홀로 웃고 있는 김정은.

모두 북한의 현실을 묘사한 그림들인데요.

꽃샘추위 속에서도 그림이 보여주는 강한 메시지에 사람들이 하나 둘 걸음을 멈춥니다.

<인터뷰> 양서경(무원초 5학년) : “북한 어린이들이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잘 못 사는 거 슬퍼요. 불쌍해서 도와주고 싶어요.”

<인터뷰> 손지수(대학생) : “제가 거기(북한)서 태어났을 수도 있는 건데 내가 정말 당할 수 있는 일인데 하면서 좀 더 감정 이입이 되는 것 같고... ”

여기에 전시된 그림들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그림 공모전의 수상작들입니다.

참혹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 전해들은 내용을 상상해 남한의 젊은이들이 그린 것인데요.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 마련된 자리입니다.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북한 정권과 점점 무너져가는 체제를 풍자한 그림 등 하나같이 북한의 현실에 대한 관심과 창의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입니다.

이번 그림 공모전은 북한 인권 운동 단체와 탈북여성 단체가 공동으로 마련했는데요.

청소년들의 참여도가 특히 높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슬빈(상일미디어고 2학년) : “북한은 그냥 단순한 국가가 아니라 그냥 우상숭배가 돼 있는 사이비 종교 같은 생각이 들어서 눈을 가리고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김유진(인권보호단체 ‘휴먼아시아’ 팀장) : “젊은 청소년들이 압도적으로 (작품을) 많이 냈거든요. 통일이 눈앞에 있고 이걸 좀 더 생각해봐야 되는 문제라고 얘기를 해 주더라고요, 그런 학생들이...그래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저녁이 되자, 광화문 서울 역사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가 이어졌는데요.

전시회와 함께 북한의 여성 인권을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도 열렸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북한의 여성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이번에도 참석자 대부분이 젊은이들입니다.

<인터뷰> 추유나(서울시 동작구) : “북한 여성들에 대해서 이렇게 콘서트가 있다고 해서 직접 토크 형식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그림 같은 걸 통해서도 볼 수 있다고 해서 이번에 오게 됐습니다.”

무대에는 네 명의 탈북 여성들이 올랐습니다.

“북에서 오셨고요. 당당하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활동하시고...”

충성!

북한에서 군인으로, 또 교사로 살면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내용들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이미연(前 북한 유치원 교사) : “여자 교사들은 가르치는 것 밖에 모르고 애기 낳을 줄 밖에 모르고 그 외에 돈도 벌 줄 모르고... 기피하는 이런 시선들이 좀 있거든요. 대학 생활을 함에 있어서 성폭행이라든가 성추행이라든지 이런 일들이 좀 벌어질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농후하게 있고요.”

북한에서 여군 장교로 복무하다가 2007년 탈북해 통일강사로 일하는 이다은 씨는 북한 군대에서 성폭력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폭로합니다.

<인터뷰> 이다은(前 북한 군인) : “‘고생 많았지’가 아니고요. ‘어디 몸은 괜찮니? 임신은 안 했지?’ 이것부터 물어요, 부모님들이. 다행히 저는 장교였고 하지만 먹고 살기 힘들어서 나가는 아이들도 있고 (노동당) 입당을 바라고 오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입당을 하자면 어차피 여자들은 100%는 아니지만 거의 6, 70%는 다 (성폭력에) 노출이 된 상태예요.”

역시 북한 군인 출신으로 탈북여성단체를 이끌고 있는 이소연 씨도 수많은 성폭력 사례를 목격했는데요.

겉으로는 여성을 존중하는 척 하면서 여성 인권이라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곳이 북한 사회라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이소연(탈북여성단체 ‘뉴코리아 여성연합’ 대표) : “3월 8일은 ‘국제 부녀절’ 해가지고요. 북한에서도 나름대로 명절이었는데, 여성은 짓밟아도 되는 이런 그 하나의 물건처럼 (여성을) 취급하는 이런 북한 사회의 하나의 풍조 같은 것이 지금 자리 잡고 있어서 성과 관련된 이런 문제가 권력에 의해서 그것도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저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북한 내 인권 유린 실태에서부터 정착 과정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재치 있게 풀어낸 이들의 경험담은 국적을 초월해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인터뷰> 모인(방글라데시 유학생) : “우리나라에도 북한에 대해서는 많이 관심을 가지고 항상 신문에는 이런 뉴스를 많이 이슈들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그거를 제가 듣고 싶었습니다. (탈북 여성들이) 북한에서보다 훨씬 좋은 혜택을 받으면서 특히 인권에 대해서는 많이 (혜택을) 받게 된 것으로 돼가지고 많이 기뻤습니다.”

북한 인권에 대한 그림 공모전과 토크 콘서트!

비록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통일을 견인할 청년과 청소년 세대의 참여로 큰 의미 찾을 수 있는 행사였는데요.

뉴스에서 본 내용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렸다는 대학생 이연정 씨에게 이번 토크 콘서트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인터뷰> 이연정(北 인권 그림 공모전 대상/계명대) : “그분 (탈북민)들이 어떤 심정이고 어떤 상황인지는 솔직히 잘 몰랐던 게 사실인데...좀 더 많이 알아보게 됐고, 어느 정도 이제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인터뷰> 권소미(인권보호단체 ‘휴먼아시아’ 사무국장) : “오늘 오신 분들 만큼은 저는 북한 여성 인권에 대해서, 탈북민 여성분들에 대해서 많은 공감을 했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줬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세계 여성의 날에 폭로된 북한 여성들의 심각한 인권 실태.

남한의 젊은이들이 남녀평등을 선전하는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게 됐다는데요.

여성인권을 포함해, 북한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는 그날까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계기가 됐길 바랍니다.

“여성은 꽃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녹취> 조선중앙TV : “여성은 꽃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북한 노래에 여성은 꽃이라고 하지만 꽃이 아니라 돌이에요.”

북한 여성들이 진정 존중받는 그날까지 북한 인권을 외치겠다는 탈북민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젊은이들.

그들의 노력이 하루빨리 결실을 맺기를 응원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통일로 미래로] 탈북 여성이 말하는 북한의 여성 인권
    • 입력 2017-03-11 08:31:54
    • 수정2017-03-11 14:05:39
    남북의 창
<앵커 멘트>

지난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이었고, 북한도 이날을 국제부녀절로 기념한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죠?

네. 그런데 바로 그날, 여성이 나라의 꽃이라고 선전하는 북한의 주장이 위선이라고 폭로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북한에서 직접 인권 유린을 겪거나 목격했던 탈북 여성들이죠?

네. 이들이 북한 여성 인권의 실태를 용기있게 증언하는 자리가 있었는데요.

홍은지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대학가로 유명한 서울 신촌.

지하철 역 근처에서 작은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꼭두각시 줄에 매달린 사람.

굶주린 어린아이들.

주민들의 눈을 가린 채 홀로 웃고 있는 김정은.

모두 북한의 현실을 묘사한 그림들인데요.

꽃샘추위 속에서도 그림이 보여주는 강한 메시지에 사람들이 하나 둘 걸음을 멈춥니다.

<인터뷰> 양서경(무원초 5학년) : “북한 어린이들이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잘 못 사는 거 슬퍼요. 불쌍해서 도와주고 싶어요.”

<인터뷰> 손지수(대학생) : “제가 거기(북한)서 태어났을 수도 있는 건데 내가 정말 당할 수 있는 일인데 하면서 좀 더 감정 이입이 되는 것 같고... ”

여기에 전시된 그림들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그림 공모전의 수상작들입니다.

참혹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 전해들은 내용을 상상해 남한의 젊은이들이 그린 것인데요.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 마련된 자리입니다.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북한 정권과 점점 무너져가는 체제를 풍자한 그림 등 하나같이 북한의 현실에 대한 관심과 창의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입니다.

이번 그림 공모전은 북한 인권 운동 단체와 탈북여성 단체가 공동으로 마련했는데요.

청소년들의 참여도가 특히 높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슬빈(상일미디어고 2학년) : “북한은 그냥 단순한 국가가 아니라 그냥 우상숭배가 돼 있는 사이비 종교 같은 생각이 들어서 눈을 가리고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김유진(인권보호단체 ‘휴먼아시아’ 팀장) : “젊은 청소년들이 압도적으로 (작품을) 많이 냈거든요. 통일이 눈앞에 있고 이걸 좀 더 생각해봐야 되는 문제라고 얘기를 해 주더라고요, 그런 학생들이...그래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저녁이 되자, 광화문 서울 역사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가 이어졌는데요.

전시회와 함께 북한의 여성 인권을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도 열렸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북한의 여성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이번에도 참석자 대부분이 젊은이들입니다.

<인터뷰> 추유나(서울시 동작구) : “북한 여성들에 대해서 이렇게 콘서트가 있다고 해서 직접 토크 형식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그림 같은 걸 통해서도 볼 수 있다고 해서 이번에 오게 됐습니다.”

무대에는 네 명의 탈북 여성들이 올랐습니다.

“북에서 오셨고요. 당당하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활동하시고...”

충성!

북한에서 군인으로, 또 교사로 살면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내용들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이미연(前 북한 유치원 교사) : “여자 교사들은 가르치는 것 밖에 모르고 애기 낳을 줄 밖에 모르고 그 외에 돈도 벌 줄 모르고... 기피하는 이런 시선들이 좀 있거든요. 대학 생활을 함에 있어서 성폭행이라든가 성추행이라든지 이런 일들이 좀 벌어질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농후하게 있고요.”

북한에서 여군 장교로 복무하다가 2007년 탈북해 통일강사로 일하는 이다은 씨는 북한 군대에서 성폭력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폭로합니다.

<인터뷰> 이다은(前 북한 군인) : “‘고생 많았지’가 아니고요. ‘어디 몸은 괜찮니? 임신은 안 했지?’ 이것부터 물어요, 부모님들이. 다행히 저는 장교였고 하지만 먹고 살기 힘들어서 나가는 아이들도 있고 (노동당) 입당을 바라고 오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입당을 하자면 어차피 여자들은 100%는 아니지만 거의 6, 70%는 다 (성폭력에) 노출이 된 상태예요.”

역시 북한 군인 출신으로 탈북여성단체를 이끌고 있는 이소연 씨도 수많은 성폭력 사례를 목격했는데요.

겉으로는 여성을 존중하는 척 하면서 여성 인권이라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곳이 북한 사회라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이소연(탈북여성단체 ‘뉴코리아 여성연합’ 대표) : “3월 8일은 ‘국제 부녀절’ 해가지고요. 북한에서도 나름대로 명절이었는데, 여성은 짓밟아도 되는 이런 그 하나의 물건처럼 (여성을) 취급하는 이런 북한 사회의 하나의 풍조 같은 것이 지금 자리 잡고 있어서 성과 관련된 이런 문제가 권력에 의해서 그것도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저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북한 내 인권 유린 실태에서부터 정착 과정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재치 있게 풀어낸 이들의 경험담은 국적을 초월해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인터뷰> 모인(방글라데시 유학생) : “우리나라에도 북한에 대해서는 많이 관심을 가지고 항상 신문에는 이런 뉴스를 많이 이슈들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그거를 제가 듣고 싶었습니다. (탈북 여성들이) 북한에서보다 훨씬 좋은 혜택을 받으면서 특히 인권에 대해서는 많이 (혜택을) 받게 된 것으로 돼가지고 많이 기뻤습니다.”

북한 인권에 대한 그림 공모전과 토크 콘서트!

비록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통일을 견인할 청년과 청소년 세대의 참여로 큰 의미 찾을 수 있는 행사였는데요.

뉴스에서 본 내용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렸다는 대학생 이연정 씨에게 이번 토크 콘서트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인터뷰> 이연정(北 인권 그림 공모전 대상/계명대) : “그분 (탈북민)들이 어떤 심정이고 어떤 상황인지는 솔직히 잘 몰랐던 게 사실인데...좀 더 많이 알아보게 됐고, 어느 정도 이제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인터뷰> 권소미(인권보호단체 ‘휴먼아시아’ 사무국장) : “오늘 오신 분들 만큼은 저는 북한 여성 인권에 대해서, 탈북민 여성분들에 대해서 많은 공감을 했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줬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세계 여성의 날에 폭로된 북한 여성들의 심각한 인권 실태.

남한의 젊은이들이 남녀평등을 선전하는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게 됐다는데요.

여성인권을 포함해, 북한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는 그날까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계기가 됐길 바랍니다.

“여성은 꽃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녹취> 조선중앙TV : “여성은 꽃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북한 노래에 여성은 꽃이라고 하지만 꽃이 아니라 돌이에요.”

북한 여성들이 진정 존중받는 그날까지 북한 인권을 외치겠다는 탈북민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젊은이들.

그들의 노력이 하루빨리 결실을 맺기를 응원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