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잇단 투자 철회…中 자본 ‘불확실성’ 실감

입력 2017.03.14 (21:17) 수정 2017.03.14 (22: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사드 배치가 발표된 지난해 7월... 우리 정부가 작성한 중국의 경제 보복 예상 시나리오를 KBS가 입수했습니다.

중국은 3단계에 걸쳐, 대응 수위를 높여갈 것이다, 8개월 전 이런 정부 예상은 지금 그대로 적중하고 있습니다.

유통이나 화장품 업계가 비관세 장벽에 가로막히는 1단계는 이미 지났고, 지금은 한국여행이 제한되는 2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게 정부 판단입니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드가 본격 배치되는 국면에선, 투자금을 막무가내로 빼가는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 배제할 수 없는데요, 벌써 그런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도에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국 자본 2,600억여 원을 들여 지은 제주의 한 콘도 단지.

개장을 한 달 앞두고 위기가 닥쳤습니다.

분양 계약을 했던 중국인 40여 명이 계약 해지를 들고 나온 겁니다.

전체 계약의 30%, 일방적인 통보형식이었습니다.

<녹취> 시행사 관계자 : "법률적으로 계약해지 사유가 있는 건 아니에요. 단순히 투자를 철회하려고 하는 의사 표시인 거죠."

경기도의 또 다른 콘도 단지.

금융 위기를 이기지 못해 10년째 흉물처럼 방치돼 있습니다.

중국 자본 5천억 원을 유치해 재기를 노렸지만, 이번엔 사드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녹취> 파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아무래도 시기가 조금 더 늦춰진 것은 맞습니다.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멀쩡한 사업이라도, 중국 투자자와 신뢰를 바탕으로 머리를 맞대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드 여파로 제대로 체결한 계약도 파기하는 마당에 투자 의사를 확인하는 정도로는 안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거액의 중국 자본을 유치해 급물살을 탄 대형 프로젝트들, 잇단 투자 철회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녹취> 한국석유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해외 투자하는 걸 자제하는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사드와의 연계성 이런 것은?) 그것도 크고요."

정부는 이런 상황을 내다봤지만, 중국이 사드 보복에 나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아직은 맞대응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흥규(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 교수) : "중국은 전면적 제재라든가 이런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나중에 결과를 보면 그렇게, 중국이 제재했구나 라고 할 정도로.."

지난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중국자본은 2조 3천억 원.

그러나 차이나머니의 불확실성 때문에 이탈 움직임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도 쉽지 않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앵커&리포트] 잇단 투자 철회…中 자본 ‘불확실성’ 실감
    • 입력 2017-03-14 21:20:04
    • 수정2017-03-14 22:08:01
    뉴스 9
<앵커 멘트>

사드 배치가 발표된 지난해 7월... 우리 정부가 작성한 중국의 경제 보복 예상 시나리오를 KBS가 입수했습니다.

중국은 3단계에 걸쳐, 대응 수위를 높여갈 것이다, 8개월 전 이런 정부 예상은 지금 그대로 적중하고 있습니다.

유통이나 화장품 업계가 비관세 장벽에 가로막히는 1단계는 이미 지났고, 지금은 한국여행이 제한되는 2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게 정부 판단입니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드가 본격 배치되는 국면에선, 투자금을 막무가내로 빼가는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 배제할 수 없는데요, 벌써 그런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도에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국 자본 2,600억여 원을 들여 지은 제주의 한 콘도 단지.

개장을 한 달 앞두고 위기가 닥쳤습니다.

분양 계약을 했던 중국인 40여 명이 계약 해지를 들고 나온 겁니다.

전체 계약의 30%, 일방적인 통보형식이었습니다.

<녹취> 시행사 관계자 : "법률적으로 계약해지 사유가 있는 건 아니에요. 단순히 투자를 철회하려고 하는 의사 표시인 거죠."

경기도의 또 다른 콘도 단지.

금융 위기를 이기지 못해 10년째 흉물처럼 방치돼 있습니다.

중국 자본 5천억 원을 유치해 재기를 노렸지만, 이번엔 사드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녹취> 파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아무래도 시기가 조금 더 늦춰진 것은 맞습니다.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멀쩡한 사업이라도, 중국 투자자와 신뢰를 바탕으로 머리를 맞대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드 여파로 제대로 체결한 계약도 파기하는 마당에 투자 의사를 확인하는 정도로는 안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거액의 중국 자본을 유치해 급물살을 탄 대형 프로젝트들, 잇단 투자 철회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녹취> 한국석유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해외 투자하는 걸 자제하는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사드와의 연계성 이런 것은?) 그것도 크고요."

정부는 이런 상황을 내다봤지만, 중국이 사드 보복에 나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아직은 맞대응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흥규(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 교수) : "중국은 전면적 제재라든가 이런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나중에 결과를 보면 그렇게, 중국이 제재했구나 라고 할 정도로.."

지난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중국자본은 2조 3천억 원.

그러나 차이나머니의 불확실성 때문에 이탈 움직임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도 쉽지 않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