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5년…트럼프, 재협상 카드 낼까?

입력 2017.03.14 (21:21) 수정 2017.03.1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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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미 FTA는 본격적인 실무 협상이 이뤄진지 2년 만에 타결됐습니다.

하지만 이후 발효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국회 상임위 처리 과정에선 폭력 사태를 불러왔고, 3년 뒤 본회의 처리 과정에선 최루탄까지 터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거나 맹장 수술비 천 만 원 시대가 온다는 소문들이 무성했습니다.

사회적 갈등 비용을 그야말로 호되게 치른 협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내일(15일)로 5주년을 맞는 한미 FTA는 한미 양국에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요.

송형국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기자 멘트>

미국 수출을 기다리는 한국산 자동차들입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핸들이나 브레이크 패드, 안전벨트 같은 이런 차량 부품에 2.5%씩 꼬박꼬박 붙던 관세가 사라졌습니다.

가격 경쟁력이 좋아지니까 수출이 늘면서 FTA 체결 전과 지난해를 비교해보면, 17억 달러 넘게 수출액 차이가 났습니다.

한미 FTA의 대표적 수혜 품목으로 꼽히는 승용차 수출도 68억 달러 이상 늘었고, 반도체와 항공 부품도 효자 노릇을 했습니다.

우리 수출만 늘어난 건 아닙니다.

식품 매장으로 가 보겠습니다.

미국산 아보카도(48%), 바닷가재 (112%), 이렇게 수입이 급증했습니다.

한미 FTA의 뜨거운 감자이자 광우병 파동을 낳았던 미국산 쇠고기를 볼까요.

지난해 수입 쇠고기 가운데 미국산이 42%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쇠고기 자급률은 40% 밑으로 추락했습니다.

의약품이나 지적재산권 분야는 우리가 적자를 보는 분야입니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는 상품 무역에서, 미국은 서비스무역에서 강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양국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한미 모두, 서로의 시장에서 점유율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체결 전만 해도 국내 반대가 더 거셌는데, 지금은 오히려 미국에서 한미 FTA를 불공정하다며 재협상을 은근히 거론하고 있는데요

과연 재협상 카드가 현실화될지, 우리의 대응은 어때야 할지 김병용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미국 상무부가 최근 우리나라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을 문제 삼았습니다.

온실가스 배출 기준이 너무 높다는 겁니다.

유엔에 제시한 단계적 감축 목표대로 이행중인데도 뜬금 없이 문제 제기를 한 것인데, 그 시기가 여간 찜찜하지 않습니다.

한국 기업을 콕 찝어 거론한 백악관 무역위원장의 언급이나 한미 FTA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미 무역대표부 보고서가 나온 직후라 재협상 여론 조성용 압박이 아니냐는 겁니다.

한미 FTA 재협상이 미국 입장에서 우선 순위는 아니지만, 언제든 꺼내들 수 있는 카드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녹취> 문종철(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서비스 업종 가운데 의료나 법률, 회계 쪽에 조기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엄살과 달리 미국 내에서는 한미 FTA가 미국에도 득이라는 반응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제임스 김(암참 회장) : "한미FTA는 한미 경제발전에 기여해왔으며, 앞으로도 양국 상호간의 경제 발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입니다."

정부는 오는 17일 한미 재무장관 회담 등을 통해 한미 FTA가 상호 호혜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방침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유라시아나 남미 같은 새로운 경제권과 협력으로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김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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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FTA 5년…트럼프, 재협상 카드 낼까?
    • 입력 2017-03-14 21:23:36
    • 수정2017-03-14 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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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미 FTA는 본격적인 실무 협상이 이뤄진지 2년 만에 타결됐습니다.

하지만 이후 발효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국회 상임위 처리 과정에선 폭력 사태를 불러왔고, 3년 뒤 본회의 처리 과정에선 최루탄까지 터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거나 맹장 수술비 천 만 원 시대가 온다는 소문들이 무성했습니다.

사회적 갈등 비용을 그야말로 호되게 치른 협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내일(15일)로 5주년을 맞는 한미 FTA는 한미 양국에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요.

송형국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기자 멘트>

미국 수출을 기다리는 한국산 자동차들입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핸들이나 브레이크 패드, 안전벨트 같은 이런 차량 부품에 2.5%씩 꼬박꼬박 붙던 관세가 사라졌습니다.

가격 경쟁력이 좋아지니까 수출이 늘면서 FTA 체결 전과 지난해를 비교해보면, 17억 달러 넘게 수출액 차이가 났습니다.

한미 FTA의 대표적 수혜 품목으로 꼽히는 승용차 수출도 68억 달러 이상 늘었고, 반도체와 항공 부품도 효자 노릇을 했습니다.

우리 수출만 늘어난 건 아닙니다.

식품 매장으로 가 보겠습니다.

미국산 아보카도(48%), 바닷가재 (112%), 이렇게 수입이 급증했습니다.

한미 FTA의 뜨거운 감자이자 광우병 파동을 낳았던 미국산 쇠고기를 볼까요.

지난해 수입 쇠고기 가운데 미국산이 42%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쇠고기 자급률은 40% 밑으로 추락했습니다.

의약품이나 지적재산권 분야는 우리가 적자를 보는 분야입니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는 상품 무역에서, 미국은 서비스무역에서 강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양국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한미 모두, 서로의 시장에서 점유율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체결 전만 해도 국내 반대가 더 거셌는데, 지금은 오히려 미국에서 한미 FTA를 불공정하다며 재협상을 은근히 거론하고 있는데요

과연 재협상 카드가 현실화될지, 우리의 대응은 어때야 할지 김병용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미국 상무부가 최근 우리나라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을 문제 삼았습니다.

온실가스 배출 기준이 너무 높다는 겁니다.

유엔에 제시한 단계적 감축 목표대로 이행중인데도 뜬금 없이 문제 제기를 한 것인데, 그 시기가 여간 찜찜하지 않습니다.

한국 기업을 콕 찝어 거론한 백악관 무역위원장의 언급이나 한미 FTA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미 무역대표부 보고서가 나온 직후라 재협상 여론 조성용 압박이 아니냐는 겁니다.

한미 FTA 재협상이 미국 입장에서 우선 순위는 아니지만, 언제든 꺼내들 수 있는 카드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녹취> 문종철(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서비스 업종 가운데 의료나 법률, 회계 쪽에 조기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엄살과 달리 미국 내에서는 한미 FTA가 미국에도 득이라는 반응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제임스 김(암참 회장) : "한미FTA는 한미 경제발전에 기여해왔으며, 앞으로도 양국 상호간의 경제 발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입니다."

정부는 오는 17일 한미 재무장관 회담 등을 통해 한미 FTA가 상호 호혜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방침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유라시아나 남미 같은 새로운 경제권과 협력으로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김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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