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상호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숫자 많아지면 대세론에 변수 생길 수도…2, 3위 후보 선전 여부에 따라” ①

입력 2017.03.1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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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3월 15일(수요일)
□ 출연자 : 우상호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숫자 많아지면 대세론에 변수 생길 수도…2, 3위 후보 선전 여부에 따라”

[윤준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로 복귀하면서 조기 대선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각 당이 대선 후보 경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당과 후보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경선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전화 연결해서 관련된 이야기와 정국의 입장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 대표님, 안녕하세요.

[우상호]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정부가 어제 당초 국무회의에서 대선일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안건 상정을 안 했습니다. 왜 그랬다고 보십니까?

[우상호] 제가 볼 때는 좀 비정상적인 것 같습니다. 대선 일정 정하는 게 복잡한 절차가 있는 게 아니고 그냥 국무회의에서 두들기면 되는 건데 이걸 미룬 걸 보고 황교안 총리가 출마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을 안 했기 때문에 미룬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본인 출마 여부 때문에 대선 일정 결정을 미루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아직까지 출마 여부에 대해서 어떤 결정을 못했다고 보시고 계신 거군요?

[우상호] 그렇죠. 왜냐하면 대선 일정을 결정해 주면 황교안 총리가 그때부터 대선의 공정한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거든요. 그러면 그다음부터는 출마를 하기가 어려워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이를 미룬 것 같은데 저는 그런 것 자체가 조금 그렇습니다. 자신이 나올까 말까 하는 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 경기 일정을 안 정해 줬다는 건 제대로 볼 때는 조금 반칙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저로 복귀하면서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해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에 대해서 어떻게 보셨습니까?

[우상호] 헌법재판소가 수만 쪽에 달하는 자료와 증거 그리고 여러 가지 재판을 통해서 탄핵을 결정했다는 건 사실 탄핵 결정 자체가 진실을 밝힌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박 전 대통령의 태도는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도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마는 탄핵 결정은 승복을 해야 됩니다. 다만 본인이 억울한 게 있으면 재판정에서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하는 게 맞습니다. 제3자 화법으로 ‘언젠가 진실은 밝혀진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건, 저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문제의 당사자가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시기 때문에 자신은 진실을 밝히겠다는, 책임이 없는 것처럼 말하면서 억울하다는 식으로 자신의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그런 방식의 어법은 굉장히 부적절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러면 박 전 대통령이 어떤 의도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고 보십니까?

[우상호] 그렇습니다. 제가 볼 때는 마치 과거 사학법 시행처럼 시간을 한 2, 3년 끌면서 자기 지지층들을 끊임없이 선동해서 체력전으로 가겠다는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을 지지하는 지지층을 움직여서 몇 년이라도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거라고 보기 때문에 저는 불복 선언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이번에 자유한국당 친박 의원들 8명이 박 전 대통령의 사저에 가서 있었고 지금은 여러 계층으로 돕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우상호] 제가 볼 때는, 인간적 한계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사저로 간 날 가서 같이 인사를 하고 위로를 하는 건 인간적인 거라 그런 거는 비판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뭐냐 하면, 이분들이 누구는 정모, 누구는 조직 이런 식으로 역할을 분담해서 마치 당직을 배분하듯이 서로 역할을 배분했다는 것이 문제죠. 이건 가서 그냥 위로만 해 드린 게 아니라 앞으로 박근혜라는 당수를 중심으로 새로운 당을 짠 거거든요. 이건 제가 볼 때 심각하다고 봅니다.

[윤준호] 그러면 당 내 당이 되는 건가요?

[우상호] 그렇습니다. 사실 지금도 자유한국당이 친박당인데 친박의 핵심들이 지금 인명진 위원장이나 정우택 대표를 모시는 게 아니라 탄핵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직 개편을 한 거거든요. 제가 볼 때 이거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대통령께서 마음도 안 좋고 그러니까 가서 위로하고 가끔 가서 달래드리는 건 제가 볼 때 인간적인 거라 굳이 야박하게 비판할 것은 아니지만 역할 분담을 하고 그런 건 아니라고 봅니다. 역할 분담을 한다는 건 어떤 특정한 정치 과제를 가지고 공동으로 싸운다는 거니까요. 이건 집단 불복이라고 보는 거죠. 그래서 제가 친박 핵심들과 자유한국당이 같이할 것이냐는 걸 어제 물어본 것도 이건 집단 불복이며 문제가 좀 있다고 본 것이죠.

[윤준호] 검찰이 오늘 중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소환 날짜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응할 것으로 보십니까?

[우상호] 네. 그것은 대통령 신분이 아니시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봅니다.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발부되니까요. 제가 볼 때는 날짜를 조율해서 나가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이야기 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에서 지난 12일부터 2차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했죠. 일단 당 안팎에서는 200만명이 넘어갈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대세론’이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도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우상호] 물론 모집단, 말하자면 선거인단 숫자가 아주 많아지면 조직 동원에 능한 혹은 조직이 센 후보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죠. 그러나 소위 말하는 도전자들인 2, 3위 후보가 이슈의 주도권을 쥐지 못한다면 결국은 투표율이 낮아지면서 대세론이 먹힐 수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100% 대세가 결정됐다고 말할 수는 없는데 2, 3위 후보가 남은 열흘간 어떤 방식으로 이슈의 주도권을 쥐어서 판을 엎을 수 있느냐에 따라서 변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결국 2, 3위 후보의 선전 여부에 달린 거군요?

[우상호] 옛날 같으면 해 볼 수 없는 선거였다면 지금은 해 볼 수 있는 선거인데 2, 3위가 하기에 따라서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러나 전격적으로 200만명 가깝게 되면 이건 조직을 동원할 수 있는 숫자를 넘어서기 때문에 무조건 1위 후보가 당선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윤준호] 앞서 역선택 우려가 많았습니다. 물론 우 대표께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우상호]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개인적으로 몇 명 들어올 수는 있겠지만 그냥 선거 결과 판을 엎을 정도의 역선택 동원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번에도 200만명 가까이 들어오신 선거인단을 보더라도 분석을 해 보면 역선택 우려는 사라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대선 후보 경선에서 지금 대표적 쟁점으로 꼽히고 있는 게 ‘연정론’인데요. 어제도 TV 토론회에서 많은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었습니다. 우 대표께서는 연정의 범위와 대상을 어디까지로 보고 계십니까?

[우상호] 지금 대선 경선이 쟁점이 됐기 때문에 제가 그걸 말씀드리는 거는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윤준호]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개헌에 대해서 한번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현재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해서 원내 교섭단체를 이루고 있는 4당 중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빼고는 다 3당이 개헌에 적극적인 모습입니다. 일단 민주당은 대선 전 개헌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 같은데 민주당의 개헌에 대한 정확한 입장은 뭡니까?

[우상호] 지난번 의총에서 제가 결정을 했습니다마는, 내년도 지방 선거 때 개헌을 추진한다는 게 저희 당의 입장입니다.

[윤준호] 내년 지방 선거에서요.

[우상호] 시기를 이번 대선 전이 아니라 내년 지방 선거 때 하느냐의 여부에 따라서 개헌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일단 저 자신 자체가 굉장히 적극적인 개헌론자고요. 그런 측면에서 제가 지난번에 3당 원내대표한테 설득을 했습니다. ‘대선 전에 지금 60일 정도밖에 안 남았고 탄핵이 됐는데 어떻게 개헌안을 4당이 확정해서 어떻게 국민을 설득해서 대통령 선거와 개헌 투표를 같이 할 수 있겠느냐. 그러니까 이번에는 대선을 하고 내년도 지방 선거를 목표로 개헌을 같이 하자’는 말씀을 드렸는데 그냥 무조건 이번에 개헌을 해야 된다고 하셨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빼놓고 어떻게 개헌이 됩니까? 저를 설득하시려고 하는 게 아니라 밀어붙이시길래 이건 정략적이라고 제가 말씀을 드린 것이죠.

[윤준호] 그러면 내년 지방 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같이 한다고 하고 이번에 대선 후보가 대선을 치루면서 개헌 청사진을 미리 제시하는 겁니까?

[우상호] 저는 그렇게 가야 한다고 봅니다.

[윤준호] 헌재가 이번에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보충 의견으로 내놓은 부분이 있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요. 현재 대통령제하고 다른 3당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분권형 권력분산제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우상호] 저는 개인적으로 대통령이 권력을 많이 갖고 있느냐 혹은 그 권력을 일부 국회가 가지고 오느냐 하는 논쟁이 개헌의 주 논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국회는 대한민국 헌법으로 보면 일종의 견제 기구 아니겠습니까? 국민들이 아직은 국회에 대한 신뢰가 더 높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있다고 해서 국회로 권력을 가지고 오는 것에 대해서 국민적 동의를 받기는 아직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중앙정부의 권력을 지방정부로 과감하게 이양하는 그런 자치 분권 개헌이 실질적인 분권형 개헌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지방정부의 만족도가 한 70% 정도 되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중앙정부의 권력을 지방정부로 이양하고 중앙정부를 최소화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분권형 개헌이 아닐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개헌을 추진하는 세력 쪽에서는 현재 이대로 대선을 치러서 만일 문재인 전 대표가 이기더라도 이는 또 다른 패권 정치의 연장이라고 주장하는 쪽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우상호] 그렇게 말씀하시기 때문에 제가 개헌이 정략적이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특정 후보를 비판하고 공격하기 위해서 개헌 주장을 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개헌이 안 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지금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어쨌든 현재 여론조사로 보면 35% 정도 되지 않습니까? 35%가 반대하는 개헌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개헌은 51:49 게임이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그때도 야당 지도자들한테 ‘87년도 개헌도 2, 3명이 반대하고 나머지가 찬성해서 이루어진 건데 이걸 200명:100명 게임으로 가지고 가면 개헌이 되겠습니까? 저는 개헌을 하고 싶으니까 특정 후보를 비판하기 위한 개헌 논의는 하지 마십시오.’ 제가 이렇게 부탁드린 바가 있죠.

[윤준호] 그런데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당이 상법개정안이나 경제민주화 개혁 법안에 소극적이다, 내가 이 당 안에서 할 일이 없다’고 하면서 탈당을 했습니다. 민주당이 정말 개혁법안, 경제민주화에 대해서 소극적인가요?

[우상호] 결과적으로 2월 국회에서 여러 혁신 개혁 법안들을 통과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김종인 대표님께서 실망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요. 그러나 저는 제가 소극적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당하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했는데 이게 선진화법 때문에 4당 합의가 안 되면 어느 법 하나 통과시킬 수 없는 현재의 구조 때문에 안 된 거라, 결과적으로 안 된 것 때문에 실망했다면 할 말이 없지만 당 지도부가 소극적이기 때문에 안 됐다고 말씀하시는 거는 저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윤준호] 오늘이 중국 ‘소비자의 날’입니다. 오늘을 기점으로 사드 보복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면 되겠습니까?

[우상호] 저는 사실 사드를 배치할 수도 있고 배치 안 할 수도 있고 혹은 시한을 연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에게 선택은 세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 어떤 선택도 주변 강대국, 특히 북한의 핵을 포기시켜야 되겠다는 목표가 같은 중국, 러시아를 설득하면서 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사실 사드를 배치한다고 해서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것에 대비하는 무기를 갖다 놓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사실 시기가 급한 게 아니라 오히려 이거를 배치하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일을 해야 할 주변국을 자극하는 일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이건 외교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을 설득하는 시간을 벌고 배치하더라도 그들의 동의를 얻어서 천천히 배치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상호]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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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우상호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숫자 많아지면 대세론에 변수 생길 수도…2, 3위 후보 선전 여부에 따라” ①
    • 입력 2017-03-15 09:41:50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3월 15일(수요일)
□ 출연자 : 우상호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숫자 많아지면 대세론에 변수 생길 수도…2, 3위 후보 선전 여부에 따라”

[윤준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로 복귀하면서 조기 대선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각 당이 대선 후보 경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당과 후보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경선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전화 연결해서 관련된 이야기와 정국의 입장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 대표님, 안녕하세요.

[우상호]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정부가 어제 당초 국무회의에서 대선일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안건 상정을 안 했습니다. 왜 그랬다고 보십니까?

[우상호] 제가 볼 때는 좀 비정상적인 것 같습니다. 대선 일정 정하는 게 복잡한 절차가 있는 게 아니고 그냥 국무회의에서 두들기면 되는 건데 이걸 미룬 걸 보고 황교안 총리가 출마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을 안 했기 때문에 미룬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본인 출마 여부 때문에 대선 일정 결정을 미루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아직까지 출마 여부에 대해서 어떤 결정을 못했다고 보시고 계신 거군요?

[우상호] 그렇죠. 왜냐하면 대선 일정을 결정해 주면 황교안 총리가 그때부터 대선의 공정한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거든요. 그러면 그다음부터는 출마를 하기가 어려워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이를 미룬 것 같은데 저는 그런 것 자체가 조금 그렇습니다. 자신이 나올까 말까 하는 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 경기 일정을 안 정해 줬다는 건 제대로 볼 때는 조금 반칙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저로 복귀하면서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해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에 대해서 어떻게 보셨습니까?

[우상호] 헌법재판소가 수만 쪽에 달하는 자료와 증거 그리고 여러 가지 재판을 통해서 탄핵을 결정했다는 건 사실 탄핵 결정 자체가 진실을 밝힌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박 전 대통령의 태도는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도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마는 탄핵 결정은 승복을 해야 됩니다. 다만 본인이 억울한 게 있으면 재판정에서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하는 게 맞습니다. 제3자 화법으로 ‘언젠가 진실은 밝혀진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건, 저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문제의 당사자가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시기 때문에 자신은 진실을 밝히겠다는, 책임이 없는 것처럼 말하면서 억울하다는 식으로 자신의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그런 방식의 어법은 굉장히 부적절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러면 박 전 대통령이 어떤 의도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고 보십니까?

[우상호] 그렇습니다. 제가 볼 때는 마치 과거 사학법 시행처럼 시간을 한 2, 3년 끌면서 자기 지지층들을 끊임없이 선동해서 체력전으로 가겠다는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을 지지하는 지지층을 움직여서 몇 년이라도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거라고 보기 때문에 저는 불복 선언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이번에 자유한국당 친박 의원들 8명이 박 전 대통령의 사저에 가서 있었고 지금은 여러 계층으로 돕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우상호] 제가 볼 때는, 인간적 한계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사저로 간 날 가서 같이 인사를 하고 위로를 하는 건 인간적인 거라 그런 거는 비판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뭐냐 하면, 이분들이 누구는 정모, 누구는 조직 이런 식으로 역할을 분담해서 마치 당직을 배분하듯이 서로 역할을 배분했다는 것이 문제죠. 이건 가서 그냥 위로만 해 드린 게 아니라 앞으로 박근혜라는 당수를 중심으로 새로운 당을 짠 거거든요. 이건 제가 볼 때 심각하다고 봅니다.

[윤준호] 그러면 당 내 당이 되는 건가요?

[우상호] 그렇습니다. 사실 지금도 자유한국당이 친박당인데 친박의 핵심들이 지금 인명진 위원장이나 정우택 대표를 모시는 게 아니라 탄핵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직 개편을 한 거거든요. 제가 볼 때 이거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대통령께서 마음도 안 좋고 그러니까 가서 위로하고 가끔 가서 달래드리는 건 제가 볼 때 인간적인 거라 굳이 야박하게 비판할 것은 아니지만 역할 분담을 하고 그런 건 아니라고 봅니다. 역할 분담을 한다는 건 어떤 특정한 정치 과제를 가지고 공동으로 싸운다는 거니까요. 이건 집단 불복이라고 보는 거죠. 그래서 제가 친박 핵심들과 자유한국당이 같이할 것이냐는 걸 어제 물어본 것도 이건 집단 불복이며 문제가 좀 있다고 본 것이죠.

[윤준호] 검찰이 오늘 중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소환 날짜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응할 것으로 보십니까?

[우상호] 네. 그것은 대통령 신분이 아니시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봅니다.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발부되니까요. 제가 볼 때는 날짜를 조율해서 나가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이야기 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에서 지난 12일부터 2차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했죠. 일단 당 안팎에서는 200만명이 넘어갈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대세론’이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도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우상호] 물론 모집단, 말하자면 선거인단 숫자가 아주 많아지면 조직 동원에 능한 혹은 조직이 센 후보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죠. 그러나 소위 말하는 도전자들인 2, 3위 후보가 이슈의 주도권을 쥐지 못한다면 결국은 투표율이 낮아지면서 대세론이 먹힐 수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100% 대세가 결정됐다고 말할 수는 없는데 2, 3위 후보가 남은 열흘간 어떤 방식으로 이슈의 주도권을 쥐어서 판을 엎을 수 있느냐에 따라서 변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결국 2, 3위 후보의 선전 여부에 달린 거군요?

[우상호] 옛날 같으면 해 볼 수 없는 선거였다면 지금은 해 볼 수 있는 선거인데 2, 3위가 하기에 따라서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러나 전격적으로 200만명 가깝게 되면 이건 조직을 동원할 수 있는 숫자를 넘어서기 때문에 무조건 1위 후보가 당선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윤준호] 앞서 역선택 우려가 많았습니다. 물론 우 대표께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우상호]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개인적으로 몇 명 들어올 수는 있겠지만 그냥 선거 결과 판을 엎을 정도의 역선택 동원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번에도 200만명 가까이 들어오신 선거인단을 보더라도 분석을 해 보면 역선택 우려는 사라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대선 후보 경선에서 지금 대표적 쟁점으로 꼽히고 있는 게 ‘연정론’인데요. 어제도 TV 토론회에서 많은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었습니다. 우 대표께서는 연정의 범위와 대상을 어디까지로 보고 계십니까?

[우상호] 지금 대선 경선이 쟁점이 됐기 때문에 제가 그걸 말씀드리는 거는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윤준호]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개헌에 대해서 한번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현재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해서 원내 교섭단체를 이루고 있는 4당 중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빼고는 다 3당이 개헌에 적극적인 모습입니다. 일단 민주당은 대선 전 개헌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 같은데 민주당의 개헌에 대한 정확한 입장은 뭡니까?

[우상호] 지난번 의총에서 제가 결정을 했습니다마는, 내년도 지방 선거 때 개헌을 추진한다는 게 저희 당의 입장입니다.

[윤준호] 내년 지방 선거에서요.

[우상호] 시기를 이번 대선 전이 아니라 내년 지방 선거 때 하느냐의 여부에 따라서 개헌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일단 저 자신 자체가 굉장히 적극적인 개헌론자고요. 그런 측면에서 제가 지난번에 3당 원내대표한테 설득을 했습니다. ‘대선 전에 지금 60일 정도밖에 안 남았고 탄핵이 됐는데 어떻게 개헌안을 4당이 확정해서 어떻게 국민을 설득해서 대통령 선거와 개헌 투표를 같이 할 수 있겠느냐. 그러니까 이번에는 대선을 하고 내년도 지방 선거를 목표로 개헌을 같이 하자’는 말씀을 드렸는데 그냥 무조건 이번에 개헌을 해야 된다고 하셨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빼놓고 어떻게 개헌이 됩니까? 저를 설득하시려고 하는 게 아니라 밀어붙이시길래 이건 정략적이라고 제가 말씀을 드린 것이죠.

[윤준호] 그러면 내년 지방 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같이 한다고 하고 이번에 대선 후보가 대선을 치루면서 개헌 청사진을 미리 제시하는 겁니까?

[우상호] 저는 그렇게 가야 한다고 봅니다.

[윤준호] 헌재가 이번에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보충 의견으로 내놓은 부분이 있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요. 현재 대통령제하고 다른 3당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분권형 권력분산제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우상호] 저는 개인적으로 대통령이 권력을 많이 갖고 있느냐 혹은 그 권력을 일부 국회가 가지고 오느냐 하는 논쟁이 개헌의 주 논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국회는 대한민국 헌법으로 보면 일종의 견제 기구 아니겠습니까? 국민들이 아직은 국회에 대한 신뢰가 더 높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있다고 해서 국회로 권력을 가지고 오는 것에 대해서 국민적 동의를 받기는 아직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중앙정부의 권력을 지방정부로 과감하게 이양하는 그런 자치 분권 개헌이 실질적인 분권형 개헌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지방정부의 만족도가 한 70% 정도 되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중앙정부의 권력을 지방정부로 이양하고 중앙정부를 최소화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분권형 개헌이 아닐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개헌을 추진하는 세력 쪽에서는 현재 이대로 대선을 치러서 만일 문재인 전 대표가 이기더라도 이는 또 다른 패권 정치의 연장이라고 주장하는 쪽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우상호] 그렇게 말씀하시기 때문에 제가 개헌이 정략적이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특정 후보를 비판하고 공격하기 위해서 개헌 주장을 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개헌이 안 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지금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어쨌든 현재 여론조사로 보면 35% 정도 되지 않습니까? 35%가 반대하는 개헌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개헌은 51:49 게임이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그때도 야당 지도자들한테 ‘87년도 개헌도 2, 3명이 반대하고 나머지가 찬성해서 이루어진 건데 이걸 200명:100명 게임으로 가지고 가면 개헌이 되겠습니까? 저는 개헌을 하고 싶으니까 특정 후보를 비판하기 위한 개헌 논의는 하지 마십시오.’ 제가 이렇게 부탁드린 바가 있죠.

[윤준호] 그런데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당이 상법개정안이나 경제민주화 개혁 법안에 소극적이다, 내가 이 당 안에서 할 일이 없다’고 하면서 탈당을 했습니다. 민주당이 정말 개혁법안, 경제민주화에 대해서 소극적인가요?

[우상호] 결과적으로 2월 국회에서 여러 혁신 개혁 법안들을 통과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김종인 대표님께서 실망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요. 그러나 저는 제가 소극적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당하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했는데 이게 선진화법 때문에 4당 합의가 안 되면 어느 법 하나 통과시킬 수 없는 현재의 구조 때문에 안 된 거라, 결과적으로 안 된 것 때문에 실망했다면 할 말이 없지만 당 지도부가 소극적이기 때문에 안 됐다고 말씀하시는 거는 저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윤준호] 오늘이 중국 ‘소비자의 날’입니다. 오늘을 기점으로 사드 보복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면 되겠습니까?

[우상호] 저는 사실 사드를 배치할 수도 있고 배치 안 할 수도 있고 혹은 시한을 연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에게 선택은 세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 어떤 선택도 주변 강대국, 특히 북한의 핵을 포기시켜야 되겠다는 목표가 같은 중국, 러시아를 설득하면서 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사실 사드를 배치한다고 해서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것에 대비하는 무기를 갖다 놓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사실 시기가 급한 게 아니라 오히려 이거를 배치하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일을 해야 할 주변국을 자극하는 일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이건 외교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을 설득하는 시간을 벌고 배치하더라도 그들의 동의를 얻어서 천천히 배치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상호]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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