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왕자 차준환, 평창의 별을 쏴라!
입력 2017.03.18 (14:59)
수정 2017.03.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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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겨 왕자 차준환, 한국 남자 피겨의 희망을 쏘다!
차준환(15세, 휘문고1)이 지난 16일 끝난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 남자 싱글에서 개인 최고점인 242.45점을 받아 종합 순위 5위에 올랐다. 피겨 팬들의 부푼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 성적은 아니었지만 한국 주니어 남자 피겨 선수가 거둔 역대 최고 등수였다. 차준환이 쇼트프로그램에서 82.34점의 최고점을 받아 2위에 올랐기에 프리스케이팅에서의 4회전 살코 점프 실수가 유독 안타깝게 다가왔다. 비록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주니어 선수권 메달 획득이란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경기를 끝낸 차준환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무덤덤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 구성 요소를 다소 도전적으로 밀어붙였다. 프리에서 4회전 점프인 살코를 두번 집어넣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과적으로 2번째 4회전 점프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차준환은 15살 소년티를 벗지 못해 쭈뼛쭈뼛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다.
"제 프로그램 중에 실수가 많아서 좀 아쉬웠던 것 같고요. 이번 시합을 계기로 저도 높은 구성으로 도전했기에 아쉽지만 그래도 만족하는 것 같아요. 사실 하면 할수록 긴장되지는 않았는데, 그냥 실수가 나왔던 것 같아요."

#이제 만 15세 소년의 성장통일뿐 좌절은 없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월드 챔피언십의 중압감도 차준환에겐 그다지 크지 않았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1위를 한 미국의 빈센트 저우는 2000년생, 2위인 러시아의 드미트리 알리예프는 1999년생, 3위인 러시아 알렉산더 사마린은 1998년생이다. 모두 차준환(2001년 10월생)보다는 1살 혹은 3살 위의 형들이다. 주니어 선수들에게 1년의 시간은 상상 이상으로 커다른 간극이 있다. 차준환이 자신보다 경험이 한참 많은 형들과 겨뤄 이만한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자체가 대단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초부터 캐나다에서 차준환을 지도하고 있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 역시 이 부분을 감안해달라며 배경 설명을 덧붙였다.
"차준환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점수는 역대 개인 최고 점수에요. 저는 만족합니다. 이번 대회엔 4회전 점프를 뛴 선수가 무려 13명이나 됐어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경쟁이 엄청났죠. 그래서 우리는 안전한 길만 가서는 안됩니다. 도전적이어야 돼요. 그래서 프리에서 4회전 살코 점프를 2번 시도한 겁니다. 이제 차준환은 만 15살이에요.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는 많은 경험을 했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상없이 한 시즌을 잘 마쳤고요. 여러분 모두 인내심을 갖고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이런 차준환의 상품성(?) 혹은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본 ISU는 차준환을 갈라쇼(Gala Show)에 특별히 초청했다. 통상적으로 메달을 따낸 선수들만 초청받는 갈라에 차준환이 함께 한다는 의미는 ISU에서도 동양의 여드름가득한 15살 소년의 기량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는 의미다. 러시아나 북미 선수들 그리고 일본 같은 몇몇 피겨 강국의 독점적 구도로 흘러가던 피겨계에 한국의 차준환이 작지만 묵직한 충격파를 던진 것이다.

#2017-2018 운명의 평창 시즌, 주니어? 시니어?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차준환 앞에는 평창 동계 올림픽이라는 운명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만 16세가 되는 오는 10월 21일이 지나면 차준환은 올림픽 무대에 뛸 수 있는 나이는 된다. 물론 이에 앞서 김진서(21.한체대)가 이번달 말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국가별 쿼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이어서 3차까지 이어지는 국내 선발전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차준환이 국내 경쟁자인 김진서나 이시형보다 뒤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차준환이 다가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시즌에 주니어로 계속 경기에 나설지, 시니어 무대로 데뷔를 할지 아직 100% 결정된 건 없다. 차준환도 이 부분에 대해 "아직 고민중"이란 짧은 말로 갈음했다. 오서 코치 역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진 않았지만, 차준환이 시니어 무대에서 일본의 하뉴 유즈루나 스페인의 하비에르 페르난데스, 미국의 점프 기계 네이선 첸 등과 겨루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 4회전 점프의 종류도 아직 살코 한 가지 밖에 선보이지 못했고, 스텝에서의 정확한 날 사용에서 부족함이 많다. 아직 기본기를 더 다져야 할 때라는 것이다. 섣불리 시니어 무대에 도전했다가 15살의 여린 소년이 좌절감만 맛보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연 한국 남자 피겨의 대표 선수로 성장한 차준환이 올해 국내 선발전을 통과해 내년 2월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하늘 높이 날아오를 수 있을지 차분하고 침착하게 응원을 보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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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겨 왕자 차준환, 한국 남자 피겨의 희망을 쏘다!
차준환(15세, 휘문고1)이 지난 16일 끝난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 남자 싱글에서 개인 최고점인 242.45점을 받아 종합 순위 5위에 올랐다. 피겨 팬들의 부푼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 성적은 아니었지만 한국 주니어 남자 피겨 선수가 거둔 역대 최고 등수였다. 차준환이 쇼트프로그램에서 82.34점의 최고점을 받아 2위에 올랐기에 프리스케이팅에서의 4회전 살코 점프 실수가 유독 안타깝게 다가왔다. 비록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주니어 선수권 메달 획득이란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경기를 끝낸 차준환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무덤덤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 구성 요소를 다소 도전적으로 밀어붙였다. 프리에서 4회전 점프인 살코를 두번 집어넣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과적으로 2번째 4회전 점프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차준환은 15살 소년티를 벗지 못해 쭈뼛쭈뼛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다.
"제 프로그램 중에 실수가 많아서 좀 아쉬웠던 것 같고요. 이번 시합을 계기로 저도 높은 구성으로 도전했기에 아쉽지만 그래도 만족하는 것 같아요. 사실 하면 할수록 긴장되지는 않았는데, 그냥 실수가 나왔던 것 같아요."

#이제 만 15세 소년의 성장통일뿐 좌절은 없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월드 챔피언십의 중압감도 차준환에겐 그다지 크지 않았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1위를 한 미국의 빈센트 저우는 2000년생, 2위인 러시아의 드미트리 알리예프는 1999년생, 3위인 러시아 알렉산더 사마린은 1998년생이다. 모두 차준환(2001년 10월생)보다는 1살 혹은 3살 위의 형들이다. 주니어 선수들에게 1년의 시간은 상상 이상으로 커다른 간극이 있다. 차준환이 자신보다 경험이 한참 많은 형들과 겨뤄 이만한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자체가 대단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초부터 캐나다에서 차준환을 지도하고 있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 역시 이 부분을 감안해달라며 배경 설명을 덧붙였다.
"차준환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점수는 역대 개인 최고 점수에요. 저는 만족합니다. 이번 대회엔 4회전 점프를 뛴 선수가 무려 13명이나 됐어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경쟁이 엄청났죠. 그래서 우리는 안전한 길만 가서는 안됩니다. 도전적이어야 돼요. 그래서 프리에서 4회전 살코 점프를 2번 시도한 겁니다. 이제 차준환은 만 15살이에요.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는 많은 경험을 했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상없이 한 시즌을 잘 마쳤고요. 여러분 모두 인내심을 갖고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이런 차준환의 상품성(?) 혹은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본 ISU는 차준환을 갈라쇼(Gala Show)에 특별히 초청했다. 통상적으로 메달을 따낸 선수들만 초청받는 갈라에 차준환이 함께 한다는 의미는 ISU에서도 동양의 여드름가득한 15살 소년의 기량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는 의미다. 러시아나 북미 선수들 그리고 일본 같은 몇몇 피겨 강국의 독점적 구도로 흘러가던 피겨계에 한국의 차준환이 작지만 묵직한 충격파를 던진 것이다.

#2017-2018 운명의 평창 시즌, 주니어? 시니어?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차준환 앞에는 평창 동계 올림픽이라는 운명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만 16세가 되는 오는 10월 21일이 지나면 차준환은 올림픽 무대에 뛸 수 있는 나이는 된다. 물론 이에 앞서 김진서(21.한체대)가 이번달 말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국가별 쿼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이어서 3차까지 이어지는 국내 선발전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차준환이 국내 경쟁자인 김진서나 이시형보다 뒤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차준환이 다가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시즌에 주니어로 계속 경기에 나설지, 시니어 무대로 데뷔를 할지 아직 100% 결정된 건 없다. 차준환도 이 부분에 대해 "아직 고민중"이란 짧은 말로 갈음했다. 오서 코치 역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진 않았지만, 차준환이 시니어 무대에서 일본의 하뉴 유즈루나 스페인의 하비에르 페르난데스, 미국의 점프 기계 네이선 첸 등과 겨루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 4회전 점프의 종류도 아직 살코 한 가지 밖에 선보이지 못했고, 스텝에서의 정확한 날 사용에서 부족함이 많다. 아직 기본기를 더 다져야 할 때라는 것이다. 섣불리 시니어 무대에 도전했다가 15살의 여린 소년이 좌절감만 맛보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연 한국 남자 피겨의 대표 선수로 성장한 차준환이 올해 국내 선발전을 통과해 내년 2월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하늘 높이 날아오를 수 있을지 차분하고 침착하게 응원을 보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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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성 기자 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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