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골병드는 가족들…“잠시라도 휴식을!”

입력 2017.03.19 (21:23) 수정 2017.03.19 (22:1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증가하면서, 환자 돌보느라 고통받는 가족들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간병에 매달려야 해서 생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부지기순데요, 이런 부담을 덜어주고자 낮시간 동안에나마 치매 환자를 대신 돌봐주는 기관들이 속속 문을 열고있습니다.

이세중 기자가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6살 김풍원 할아버지의 면도를 도와주는 황정자 할머니.

<녹취> "새신랑 됐네~ 너무 예쁘네~!"

씻는 것부터 입는 것까지 하나하나 챙겨줍니다.

산책하러 나갈 때도 행여 놓칠세라 손을 꼭 붙잡습니다.

<녹취> "여긴 어디야? 손녀들 와서 놀이터에서 놀았던 기억 안 나?"

3년 전 내려진 치매 진단.

하루하루 변해가는 남편을 바라보며 처음엔 우울증약까지 먹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황정자(치매 돌봄 가족) : "(매일) 혼자 울고 다니고 그래서 눈이 물렀다니까...다 늙으면 그런 거라고 사람들이 위로해도 나는 안 들리는 거에요."

구순을 앞둔 노모를 모시는 조난연씨는 1년 전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으면서 생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조난연(치매 돌봄 가족) : "모든 생활을 엄마에게 초점을 맞춰서 생활했죠. 엄마가 움직이는데 제가 항상 뒤쫓아서 다녔기 때문에 제 생활이 전혀 없어져 버린 거죠."

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치매 돌봄센터입니다.

최대 12시간까지 환자들을 돌봐주는 사이, 가족들은 생업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조난연 씨 역시 어머니를 이곳에 보내면서 잠시 쉬었던 직장을 다시 나가게 됐습니다.

<인터뷰> 조난연(치매 돌봄 가족) : "낮 시간에 엄마를 모셔다 드리고 제 일을 할 수 있고, 저도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되잖아요."

자치단체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이런 치매 돌봄센터는 서울에만 180여 곳에 이릅니다.

<인터뷰> 장영일(행운동성당 데이케어센터장) : "집 안에만 계시면 퇴행을 하세요. 점점 나빠지고..(이곳에서는) 사회생활의 새로운 영역을 경험하게 되고, 또 하나는 전문 서비스를 받습니다."

우리나라의 노인 치매 환자는 68만 명까지 늘어난 상황, 환자 못지않게 치매 가족들을 돌보는 문제가 고령화 시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치매에 골병드는 가족들…“잠시라도 휴식을!”
    • 입력 2017-03-19 21:24:18
    • 수정2017-03-19 22:11:02
    뉴스 9
<앵커 멘트>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증가하면서, 환자 돌보느라 고통받는 가족들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간병에 매달려야 해서 생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부지기순데요, 이런 부담을 덜어주고자 낮시간 동안에나마 치매 환자를 대신 돌봐주는 기관들이 속속 문을 열고있습니다.

이세중 기자가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6살 김풍원 할아버지의 면도를 도와주는 황정자 할머니.

<녹취> "새신랑 됐네~ 너무 예쁘네~!"

씻는 것부터 입는 것까지 하나하나 챙겨줍니다.

산책하러 나갈 때도 행여 놓칠세라 손을 꼭 붙잡습니다.

<녹취> "여긴 어디야? 손녀들 와서 놀이터에서 놀았던 기억 안 나?"

3년 전 내려진 치매 진단.

하루하루 변해가는 남편을 바라보며 처음엔 우울증약까지 먹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황정자(치매 돌봄 가족) : "(매일) 혼자 울고 다니고 그래서 눈이 물렀다니까...다 늙으면 그런 거라고 사람들이 위로해도 나는 안 들리는 거에요."

구순을 앞둔 노모를 모시는 조난연씨는 1년 전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으면서 생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조난연(치매 돌봄 가족) : "모든 생활을 엄마에게 초점을 맞춰서 생활했죠. 엄마가 움직이는데 제가 항상 뒤쫓아서 다녔기 때문에 제 생활이 전혀 없어져 버린 거죠."

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치매 돌봄센터입니다.

최대 12시간까지 환자들을 돌봐주는 사이, 가족들은 생업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조난연 씨 역시 어머니를 이곳에 보내면서 잠시 쉬었던 직장을 다시 나가게 됐습니다.

<인터뷰> 조난연(치매 돌봄 가족) : "낮 시간에 엄마를 모셔다 드리고 제 일을 할 수 있고, 저도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되잖아요."

자치단체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이런 치매 돌봄센터는 서울에만 180여 곳에 이릅니다.

<인터뷰> 장영일(행운동성당 데이케어센터장) : "집 안에만 계시면 퇴행을 하세요. 점점 나빠지고..(이곳에서는) 사회생활의 새로운 영역을 경험하게 되고, 또 하나는 전문 서비스를 받습니다."

우리나라의 노인 치매 환자는 68만 명까지 늘어난 상황, 환자 못지않게 치매 가족들을 돌보는 문제가 고령화 시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