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 술병으로 학생 때려…반복되는 교수 폭행

입력 2017.03.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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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의 설렘이 캠퍼스 곳곳에 어려 있는 3월의 어느 날. 전공 책 대신 대자보를 든 수 명의 학생들이 학교 건물 곳곳을 누볐다. 대자보에 담긴 글에는 설렘보단 공포가, 기대보단 분노가 느껴졌다.


"예술대학 김00 교수! 학생 앞에 당당하십니까"

예술대학 소속의 한 교수를 고발한다고 했다. 음악을 가르치는 김 모 교수. 학생들은 김 교수가 "학과 창설 이후부터 폭행과 폭언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자행했다"고 했다. 이들은 "김 교수가 오케스트라 연습이 안 돼 있다며 남자 예비역 학생들을 골프채로 피가 날 정도로 폭행"했다고 했고, 또 "술자리를 강요"하는 건 물론 "소주병이 깨질 정도로 세게 머리를 가격"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가 라이터로 학생들의 얼굴과 몸을 지지고, 살점이 뒤틀릴 정도로 꼬집는 등 변태적인 폭행을 최근까지도 계속했다"고도 호소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학생들에 따르면 김 교수는 '인사비' 명목으로 30만 원 이상의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개인 심부름에 학생들을 이용하기도 했다. 연주회 팸플릿을 교원업적평가에 유리하게 조작하고, 연구비를 횡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찰에 수사 의뢰하니, 탄원서까지 요구"

학교 당국은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지난 1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고소장엔 '업무 방해'와 '폭행' 등의 혐의가 적시됐다. 경찰은 조만간 김 교수와 주변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김 교수 외에 학생들을 폭행한 추가 피의자가 있다는 정황에 대해서도 추가로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지난 2월 말 김 교수를 직위 해제하고 징계위원회에 회수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김 교수가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탄원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좁은 예체능계..교수 눈 밖에 나면 끝"

6년 전, 당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교 소속 김인혜 교수가 학교로부터 파면됐다. 제자 폭행, 금품수수, 티켓 강매 등의 혐의였다. 당시 학생들은 "'커튼 치라'는 말이 폭행의 신호", "팔순 잔치에 동원" 등의 증언을 쏟아냈다. 오랜 인내 끝 절절한 고백이었다.

'한 번 찍히면 살아남기 힘든 좁은 바닥'에서 참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던 그들이었다. 실력보다도 '누구의 제자'라는 신분이 더 크게 작용하는 현실에서, 예체능계의 위계에 의한 폭행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국민대학교의 징계위 조사는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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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채, 술병으로 학생 때려…반복되는 교수 폭행
    • 입력 2017-03-23 16:50:39
    사회
새 학기의 설렘이 캠퍼스 곳곳에 어려 있는 3월의 어느 날. 전공 책 대신 대자보를 든 수 명의 학생들이 학교 건물 곳곳을 누볐다. 대자보에 담긴 글에는 설렘보단 공포가, 기대보단 분노가 느껴졌다.


"예술대학 김00 교수! 학생 앞에 당당하십니까"

예술대학 소속의 한 교수를 고발한다고 했다. 음악을 가르치는 김 모 교수. 학생들은 김 교수가 "학과 창설 이후부터 폭행과 폭언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자행했다"고 했다. 이들은 "김 교수가 오케스트라 연습이 안 돼 있다며 남자 예비역 학생들을 골프채로 피가 날 정도로 폭행"했다고 했고, 또 "술자리를 강요"하는 건 물론 "소주병이 깨질 정도로 세게 머리를 가격"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가 라이터로 학생들의 얼굴과 몸을 지지고, 살점이 뒤틀릴 정도로 꼬집는 등 변태적인 폭행을 최근까지도 계속했다"고도 호소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학생들에 따르면 김 교수는 '인사비' 명목으로 30만 원 이상의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개인 심부름에 학생들을 이용하기도 했다. 연주회 팸플릿을 교원업적평가에 유리하게 조작하고, 연구비를 횡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찰에 수사 의뢰하니, 탄원서까지 요구"

학교 당국은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지난 1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고소장엔 '업무 방해'와 '폭행' 등의 혐의가 적시됐다. 경찰은 조만간 김 교수와 주변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김 교수 외에 학생들을 폭행한 추가 피의자가 있다는 정황에 대해서도 추가로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지난 2월 말 김 교수를 직위 해제하고 징계위원회에 회수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김 교수가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탄원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좁은 예체능계..교수 눈 밖에 나면 끝"

6년 전, 당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교 소속 김인혜 교수가 학교로부터 파면됐다. 제자 폭행, 금품수수, 티켓 강매 등의 혐의였다. 당시 학생들은 "'커튼 치라'는 말이 폭행의 신호", "팔순 잔치에 동원" 등의 증언을 쏟아냈다. 오랜 인내 끝 절절한 고백이었다.

'한 번 찍히면 살아남기 힘든 좁은 바닥'에서 참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던 그들이었다. 실력보다도 '누구의 제자'라는 신분이 더 크게 작용하는 현실에서, 예체능계의 위계에 의한 폭행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국민대학교의 징계위 조사는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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