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생태계 신음 중

입력 2002.08.04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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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 좋고 물좋은 곳으로 유명한 동강이 관광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달 중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될 예정인 동강은 이제 더 이상 한국의 비경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홍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동강에는 요즘 래프팅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하루 평균 5000여 명이나 찾아옵니다.
이들이 친 강변 텐트촌에는 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라면을 끓여먹고 있고 심지어 강물로 설거지하는 모습까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모두 금지행위입니다.
우후죽순 들어선 식당과 민박집에서 나오는 하수는 동강으로 그대로 흘러들어가고 있습니다.
⊙영월군청 직원: 기존 (간이) 정화시설은 갖춰져 있는데 지금 제대로 가동을 안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사람들이 몰리자 동강 일대에는 대형 송어양식장이 12개나 들어섰습니다.
송어 배설물들은 따로 모아두지만 비만 오면 넘칩니다.
⊙엄영열(주민): 일단 송어장이 없어져야 되고 사실은 래프팅도 없어져야 돼요.
그래야 물이 깨끗해질 수 있어요.
⊙기자: 이 때문에 1급수를 자랑하던 동강은 이미 곳곳이 썩고 있습니다.
BOD, 즉 생물학적 산소요구량도 0.9ppm으로 2급수로 떨어지기 직전입니다.
동강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가 강바닥의 깨끗한 자갈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동강에서 그런 모습을 찾기는 힘듭니다.
자갈 표면에는 진흙이 두껍게 덮여 있어 살짝 손대기만 해도 앞이 안 보일 정도로 흙탕물이 일어납니다.
3년 전 모습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동강 일대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도로 공사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토사가 원인입니다.
댐건설이 백지화된 2년 만에 생태계의 보고였던 동강은 여느 관광지처럼 변해 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홍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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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강 생태계 신음 중
    • 입력 2002-08-04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산 좋고 물좋은 곳으로 유명한 동강이 관광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달 중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될 예정인 동강은 이제 더 이상 한국의 비경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홍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동강에는 요즘 래프팅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하루 평균 5000여 명이나 찾아옵니다. 이들이 친 강변 텐트촌에는 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라면을 끓여먹고 있고 심지어 강물로 설거지하는 모습까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모두 금지행위입니다. 우후죽순 들어선 식당과 민박집에서 나오는 하수는 동강으로 그대로 흘러들어가고 있습니다. ⊙영월군청 직원: 기존 (간이) 정화시설은 갖춰져 있는데 지금 제대로 가동을 안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사람들이 몰리자 동강 일대에는 대형 송어양식장이 12개나 들어섰습니다. 송어 배설물들은 따로 모아두지만 비만 오면 넘칩니다. ⊙엄영열(주민): 일단 송어장이 없어져야 되고 사실은 래프팅도 없어져야 돼요. 그래야 물이 깨끗해질 수 있어요. ⊙기자: 이 때문에 1급수를 자랑하던 동강은 이미 곳곳이 썩고 있습니다. BOD, 즉 생물학적 산소요구량도 0.9ppm으로 2급수로 떨어지기 직전입니다. 동강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가 강바닥의 깨끗한 자갈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동강에서 그런 모습을 찾기는 힘듭니다. 자갈 표면에는 진흙이 두껍게 덮여 있어 살짝 손대기만 해도 앞이 안 보일 정도로 흙탕물이 일어납니다. 3년 전 모습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동강 일대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도로 공사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토사가 원인입니다. 댐건설이 백지화된 2년 만에 생태계의 보고였던 동강은 여느 관광지처럼 변해 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홍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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