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학사관리 바로 세워야

입력 2017.03.30 (07:43) 수정 2017.03.3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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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학사관리 과정에서 체육특기자를 배려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에게 성적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철균 이화여대 디지털 미디어학부 교수 측이 법정에서 한 말입니다. 그가 말한 이런 엉터리 학사관리가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교육부가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제2의 정유라와 장시호의 사례가 있는지를 실태 조사한 결과 지난 11년간 비슷한 사례 394건을 적발했습니다. 심지어 5개 대학 교수는 체육특기자 학생의 시험과 과제물을 대리 제출하고 학점을 취득하도록 돕기까지 했습니다. 체육특기생들에 대한 특혜였습니다. 체육특기자 제도는 1972년 만든 제도입니다. 이 제도에 따라 선수는 학과 성적에 상관없이 경기 실적만으로 대학에 갔고, 엘리트 선수들이 각종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했습니다. 부작용도 많았습니다. 지도자들의 폭력이 묵인됐고 경기 실적 조작과 입시 부정도 만연했습니다. ‘운동기계’를 양산해 중도에 운동을 그만둔 선수들은 물론 세계를 제패한 스타 선수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왔습니다. 근본적인 개혁 처방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일정 학력 수준이 안 되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하는 최저학력 제도를 실시해왔지만 지키는 학교가 거의 없었습니다. 최근 한국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도 대학리그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C학점 미만이면 경기에 나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와 체육 분야에서 세계 10위권입니다. 이에 걸맞는 체육선진국이 되려면 공부하는 운동선수상 정립이 필수적입니다.

다만 특화된 교육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전문가 시대이고 선수도 전문직입니다. 선수들에게 일반학생들과 똑같은 과목과 방식의 공부를 강요하기보다 운동을 그만둬도 스포츠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맞춤형이자 특화된 교육이 절실합니다. 지금이야말로 특기생에 대한 관행을 버리고 학사관리를 바로 세울 때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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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학사관리 바로 세워야
    • 입력 2017-03-30 07:48:36
    • 수정2017-03-30 08: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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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학사관리 과정에서 체육특기자를 배려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에게 성적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철균 이화여대 디지털 미디어학부 교수 측이 법정에서 한 말입니다. 그가 말한 이런 엉터리 학사관리가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교육부가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제2의 정유라와 장시호의 사례가 있는지를 실태 조사한 결과 지난 11년간 비슷한 사례 394건을 적발했습니다. 심지어 5개 대학 교수는 체육특기자 학생의 시험과 과제물을 대리 제출하고 학점을 취득하도록 돕기까지 했습니다. 체육특기생들에 대한 특혜였습니다. 체육특기자 제도는 1972년 만든 제도입니다. 이 제도에 따라 선수는 학과 성적에 상관없이 경기 실적만으로 대학에 갔고, 엘리트 선수들이 각종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했습니다. 부작용도 많았습니다. 지도자들의 폭력이 묵인됐고 경기 실적 조작과 입시 부정도 만연했습니다. ‘운동기계’를 양산해 중도에 운동을 그만둔 선수들은 물론 세계를 제패한 스타 선수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왔습니다. 근본적인 개혁 처방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일정 학력 수준이 안 되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하는 최저학력 제도를 실시해왔지만 지키는 학교가 거의 없었습니다. 최근 한국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도 대학리그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C학점 미만이면 경기에 나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와 체육 분야에서 세계 10위권입니다. 이에 걸맞는 체육선진국이 되려면 공부하는 운동선수상 정립이 필수적입니다.

다만 특화된 교육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전문가 시대이고 선수도 전문직입니다. 선수들에게 일반학생들과 똑같은 과목과 방식의 공부를 강요하기보다 운동을 그만둬도 스포츠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맞춤형이자 특화된 교육이 절실합니다. 지금이야말로 특기생에 대한 관행을 버리고 학사관리를 바로 세울 때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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